삶은 공허하기만 하다. 날로 복잡해지고 치열해지는 세상의 길 위에서 ‘나’를 잃어버리기
일쑤다. 올여름, 나를 찾는 착한 여행 ‘피정’을 떠나보자.
불교에 템플스테이가 있다면 가톨릭에는 피정이 있다.
최근 진정한 휴식으로서 피정에 쏟아지는 관심이 높다. 신자들뿐 아니라 타 종교 신자와
일반인들의 참여 증가가 이를 증명한다. 이런 분위기와 더불어 피정도 점차 다양해졌다.
지난 6월 29일 주교회의 미디어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피정 프로그램이 2005년
23개에서 올해 75개로 6년 사이 3배나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가톨릭 영성 피정과 청년 수도생활 체험 피정이 가장 많이 늘었다.
거기에 기도와 묵상, 심리상담이 결합된 피정, 문화체험 피정 등으로 범위가 확산되고
있어, 피정의 양상이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피정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영적 재충전을 위한 시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교회의는 “피정은 하느님과의 영적 만남을 위해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상태”라며
“피정 대부분이 숙소에서 영적 지도자의 안내에 따라 진행되고 있어 여름 피정은
휴가를 이용한 영적 재충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밝혔다.
다음은 유형별로 나눈 피정 소개로, 주교회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영성, 하느님과 나를 만나는 길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영성피정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도와 묵상 방법을 안내하는 피정, 전통적 가톨릭 수련법을 배우는 피정 등 영성피정도
종류가 다양하다. 렉시오 디비나(성독?聖讀)는 단연 영성피정을 대표하는 피정이다.
렉시오 디비나의 경우 여름이 아니더라도 서울과 대구, 부산 등의 지역에서 월례기도
모임이 실시되고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평화방송은 허성준 신부(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특강을 방영해 멀리 가지
않고, 집에서도 피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직접 참여하고 싶다면 8월 9~10일
렉시오 디비나를 마련한 경북 칠곡 연화리 피정의 집(054-973-4835)을 찾아가는 것
도 좋다.
향심기도와 이냐시오 영신수련, 예수마음기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정하상 교육회관(041-863-5690~2)과 천호성지(063-263-1004) 등에서는 예수마음기도
피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냐시오 영신수련은 7월과 8월 예수회센터(02-3276-7733),
예수회 말씀의 집(031-254-8950)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예수마음배움터(031-946-2337~8)에서는 예수마음기도와 이냐시오 영신수련 모두
마련돼 있다.
또한 늦여름에 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씨튼 영성의 집(041-733-2992)과
다물 피정의 집(033-461-7819)에서 계획하는 향심기도를 추천한다.
이 밖에도 부산 마리아 피정의 센터(011-9503-0228) ‘마음을 가볍게 하는 치유피정’,
서울 우이동 명상의 집(010-9675-0700) ‘지성인 성령묵상회’ 등 다양한 피정이
신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모여라~젊은이들이여!
청년피정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운영하는 수도생활 체험은 이미 많은 젊은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말 그대로 수도원에서 생활하면서 수도자들의 일과를 함께하는 피정이다.
수도자들을 직접 만나 그동안 궁금했던 수도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작은형제회 성소담당 조수만 신부는 “성소 여부와 관계없이 신앙에 대한 갈망, 수도생활에
대한 궁금증, 부모의 권유로 수도회 피정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도자들의 사는
모습을 곁에서 보고 후속모임과 수도원 행사에 참여하면서 수도생활에 뜻을 두는 젊은이
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생활 체험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054-970-2000)을 비롯 예수회 센터
(010-7197-7400), 상지 피정의 집(02-923-3547), 살레시오회(010-9224-4010) 등에서
진행된다. 예수회 센터에서 마련되는 수도생활 체험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작은형제회 성소캠프(010-9890-8809)와 청년 침묵피정(010-8910-1198),
성심수녀회 젊은이 기도캠프(010-9562-3339), 예수회 젊은이 피정(010-7197-7400) 등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어린이, 청소년부터 가족까지 함께하는 피정
피정은 꼭 혼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가족피정도
많다. 도미니코 피정의 집(010-3340-0201)과 미리내 묵상의 집(031-674-1261) 등에서
가족피정을 접할 수 있다.
가족피정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피정이 여러 가지 형태로 가능하다는 점이다.
초록빛교실 가족캠프(011-827-2275)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가운데 피정을 할 수 있으며,
부부연인 의사소통(02-2279-5153)은 의사소통의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피정이다.
또한 한부모가족 산골캠프(064-725-8005)와 낙태 후 치유피정(02-755-2629)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피정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피정도 관심을 갖고 보면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
어린이, 청소년 피정은 와글와글 생태캠프(064-796-7711~2), 푸른평화 어린이 여름자연
학교(054-338-0530~1), 어린이 생명환경 신앙캠프(054-652-0592) 등과 같은 생태환경
캠프와 순교자 체득학교(중고생 대상, 031-792-8540), 기도생활 체험학교(031-636-4061)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피정에 빠지고, 다양한 문화도 만나고
피정을 하면서 다양한 문화도 접할 수 있는 피정들도 있다.
무소유를 바탕으로 사랑과 배려의 공동생활을 하며 참된 행복을 추구하는 신앙인 공동체
‘산위의 마을’(043-421-2144)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귀농체험을 8월 14~21일 진행한다.
제주 성 이시돌 피정센터(02-773-1455)는 7월과 8월 센터 자체의 피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리산 피아골(02-755-3309)에서 휴가와 피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휴가피정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참자기 찾기 훈련(02-726-0700), 에니어그램(010-8502-9256) 등을 통해
자신을 찾는 피정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