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98년 7월 15일, 전과 14범 황영동(1949년생)은 특수강간 혐의로 수원 중부경찰서에 구속되어 검찰에 송치된 후 녹내장 진단을 받고 8월 13일 구속 집행 정지로 풀려났다. 집행 정지를 하려면 지속적인 관리 감독이 있어야 했지만 보호관찰 등 재범 방지 조치는 없었다. 그 결과 대전 일대에서 황영동에 의해 부녀자들이 연쇄적으로 살해당했다.
2. 범인 황영동
1972년 군 복무 중 탈영해 3년간 복역한 이후부터 강도상해, 강간 등 범죄의 길에 빠져들기 시작한 그는 19년 동안 교도소를 들락날락 하느라 결혼할 틈도 없었다.
황영동은 녹내장으로 집행 정지를 받긴 했지만 찾을 가족도 딱히 없었다. 학력도 낮고 일정한 직업도 거주지도 없이 서울역과 갱생 보호소를 전전하다가 돈이 필요해지자 9월부터 10월까지 연쇄살인을 저질렀다.
3. 범행
- 1998년 9월 9일 대전 용두동 모 다방으로 찾아가 평소 알고 지내던 여주인 이 씨(46)에게 돈 10만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칼로 찔러 살해.
- 9월 23일 대전 석봉동 가정집에 침입, 최 씨(59)를 칼로 위협해 10만 원을 빼앗고 살해.
- 10월 1일 대전 삼성동 모 다방에 침입, 여주인 채 씨(44)를 칼로 위협해 현금 20만 원을 빼앗고 38차례 찔러 살해.
- 10월 10일 아산시 온천동 모 여관에서 64세 할머니를 칼로 위협해 현금을 빼앗은 후 살해.
- 10월 16일 오후 9시 30분 대전 삼성동 모 식당에서 맥주와 고기 등 6만 원어치 음식을 먹던 중 임신 6개월의 주인 권 씨(34)가 음식값을 요구하자 칼로 찔러 살해. |
4. 수원에서 붙잡히다
이런 연쇄 살인범을 붙잡은 것은 경찰이 아니라 부상을 무릅쓰고 격투를 벌인 시민들이었다. 10월 23일, 다시 수원으로 올라온 황영동은 수원 장안구 신풍동의 공중화장실에서 무용 강사 심 씨(46)를 강간하려고 시도했다. 이때 범행을 목격한 시민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전통 한옥을 보수 공사하던 인부들이었다.
인부들은 흉기를 휘두르는 황영동과 격투를 벌였고, 이때 23살 아르바이트생 안씨가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당시 MBC에 보도된 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시민들이 황영동을 둘러싸고 삽으로 황의 손을 내리쳐 칼을 떨어뜨리게 한 다음 목을 끌고 내동댕이 친 다음 제압했다고 한다. 경찰이 출동한 것은 시민들이 범인을 완전히 제압한 뒤였다.
수원 중부 경찰서는 황영동을 강간 미수 혐의로 수사하던 중, 보강 수사를 통해 대전 지역에서 있었던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임을 자백 받고 대전 동부 경찰서로 압송했다.
연쇄 살인범을 붙잡고 중상을 입은 대학생 안모씨에겐 수원 중부경찰서장이 찾아와 용감한 시민상과 소정의 포상금을 전달했다고 한다.
5. 판결
당시 보도 내용에는 5명을 살해한 것으로 밝혔지만, 실제 재판에는 3명을 살해한 것으로만 기소되었다. 나머지 2건은 무혐의 처분된 것 같다.
이런 흉악범에게 왜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느냐고 궁금해 하는 반응이 있는데, 실제로 1심은 황영동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다만 2심은 무기징역으로 감형하였다. 그 이유는 불우한 가정 환경과 재판 중 녹내장이 악화되어 시력을 완전히 상실해 재범 가능성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