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억눌린 자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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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상계동올림픽> 영화<상계동올림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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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대행진의 넷째 주간인 11월 22일 사제단은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매진할 것을 다짐하며 노동자ㆍ농어민ㆍ도시 서민들의 어려운 삶의 현장을 알리는 〈강론〉을 전국 교구에 배포하였다.
"민주화의 궁극적 지향이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면, 민중생존권을 도외시한 선언이나 발표는 처음부터 제한적이며 결국은 허구나 위선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다.
민정당 후보가 된 노태우는 5.17쿠데타와 광주학살의 주범이면서 6.29선언을 계기로 정치인으로 변신하면서 설익은 그리고 낯간지러운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야권 후보들의 정책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강론〉이 지적하는 세 부분이다.
작년 9월에 검찰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 해 동안 빈곤 때문에 자살한 사람의 수가 1,034명이나 됩니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의 고귀한 생명을 버릴 정도의 빈곤이 아직도 이 땅에 만연해 있는 것입니다.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1965년 이래 세계 제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종 산업현장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75초에 한 명 꼴로 팔다리가 잘리거나 죽고 있으며 산재율 또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생계비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이는 노동자 농민을 희생시키는 저임금 저곡가정책을 기초로 대외 의존적인 경제성장정책을 발전시켜 온 군사정권이 만들어낸 역사적 짐입니다. 따라서 군부독재는 이러한 반민중적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폭력에 의존해 왔습니다.
노동자뿐만 아니라 농민은 더 큰 희생제물이 되어 왔습니다. 값싼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저임금 정책을 강요해온 경제개발정책은 필연적으로 저곡가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수출이 선진제국의 보호 장벽에 막히게 되자 이를 수입개방으로 헤쳐가려는 정책을 취함으로써 농민에게 희생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쌀, 밀, 콩, 옥수수, 고추, 마늘에서 바나나, 키위라는 과일에 이르기까지 전 품목을 수입하여 농산물 가격은 제자리에 묶여 있습니다. 농수산부를 농축산물수입부로 바꾸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시빈민의 삶의 터전인 빈민촌이 '올림픽 미화'와 불량주택 재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비인간적 철거를 겪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지금도 상계동 주민들은 명동성당 앞에서 7개월째 천막생활을 하고 있으며 서울 등 대도시 곳곳에서 철거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무장한 전투경찰과 고용 깡패인 철거반원들은 마치 시가전을 하듯 최루탄을 집안에 투척하고 몽둥이로 주민들을 몰아낸 뒤에 철거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재개발은 가옥주와 대기업만을 위한 투자기회의 강제적 창출이며 전시행정에 다름 아닙니다. (주석 9)
주석
9> 앞의 책, 293~295쪽, 발췌.
첫댓글 그 시절..
저는 상계동에 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