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3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호주인 열 명 중 한 명은 아직까지 한 번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일명 '노비드(NOVID)'족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KEY POINTS
코로나19 걸린 적 없는 '노비드(NOVID)'족은 '열 명 중 한 명'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던 노비드족 3인의 경험 공유
전문가들, 왜 일부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는지 유전학과 교차 면역 관점에서 연구 중
팬데믹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호주인 열 명 중 한 명은 아직까지 한 번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들은 일명 '노비드(NOVID)'라고 불리는데요,
전문가들은 왜 일부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유전학과 교차 면역 관점에서 연구 중입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알아봅니다.
(인사) 지금까지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호주인은 얼마나 되는 건가요?
홍태경 PD: 남호주대학교의 생물통계 및 역학 전공 애드리안 에스터먼 교수에 따르면
호주 성인 인구의 약 10%가 아직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다고 추정했습니다.
커비 연구소와 국립 면역 연구 및 감시 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가장 최근의 혈청학적 보고서를 기반으로
추정한 결과인데요, 에스터먼 교수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적십자사에서 혈액 샘플을 채취한 후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가졌는지 여부를 확인한다"며
"바이러스는 감염된 후에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난 11월의 최근 보고서에서는 성인 인구의 70%가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 수치는 현재 시점 기준으로 약 90%까지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바이러스 감염을 피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지는데요,
국내에서도 출장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자주 여행이나 이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특히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동이 잦은 사람들이 감염률이 높았나요?
홍태경 PD: 꼭 그렇다고 볼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파트너와 캔버라에서 살고 있는 변호사 필립 슈베르트 씨는
업무 때문에 호바트로 출장을 자주 가는 일을 하는데요, 파트너와 슈베르트 씨는
두 명 다 지금까지 코로나 감염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슈베르트 씨는 코로나 규제가 시행될 당시 모든 규제를 준수했지만, 규제가 사라진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마스크와 작별을 고하고 최근에는 다시 사교 모임에도
참석하길 즐기고 있다고 하는데요, 심지어는 함께 시간을 보낸 친구들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얻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업무상 잦은 호바트 여행을 고려할 때 비행기 내부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됨에도 불구하고 감염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슈베르트 씨는 "너무 잦은 이동으로 비행기에 앉을 때마다 생각했다. 이번에는 감염될 차례인가?
하지만 운이 좋게도 그렇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슈베르트 씨는
어쩌면 무증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지나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NOVID족들과 마찬가지로 슈베르트 씨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은 아마도 "순전히 행운"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백신 접종을 여러 차례 한 횟수와 바이러스 감염률이 연관 관계가 있을까요?
홍태경 PD: 사실 백신 접종 횟수만으로 무조건 감염을 회피할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유의미한 연관 관계는 있습니다. 질롱에 거주하는 62세 크리스틴 브룩스 씨 또한 NOVID족입니다.
브록스 씨는 자녀와 함께 거주하고 있지 않는데요, 작은 사무실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고 있지만
팬데믹 기간에는 재택 근무로 일했습니다.
브룩스 씨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모두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있으며,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쇼핑을 하며,
팬데믹 초기 단계에서 했던 것과 같이 매우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자신이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룩스 씨는 또 혼자 살고 있는 것도 아마도 한 가지 요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에스터먼 교수는 실제로 자녀들이 차일드케어나 학교에서 바이러스를 집으로 들여온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안타깝게도 자녀들로부터 감염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에스터먼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백신 접종을 최신 상태로 유지한 사람들 중에도 코로나에 걸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많은데요,
여행을 자주 다녔음에도 여전히 노비드족이라면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평소에 활동 범위가 조심스러운 사람들도 노비드족이었을 가능성이 높을까요?
홍태경 PD: 멜버른에 거주하는 샤키라 후세인 씨는 자신이 가는 장소나 만나는 사람, 지내는 환경
여건 등을 매우 조심하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기 때문에
기저질환 보유자로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50대 나이인 후세인 씨는 몇 해 전 자신의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는 강도 높은 치료를 받은 후
코로나가 호주에 상륙하기 몇 달 전부터 이미 반격리 상태였다고 말합니다.
2020년은 자신이 다시 세상으로 나가 활동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후세인 씨는
대신 스스로 강제 격리에 들어가면서 이와 같은 상황은 2023년까지 계속됐습니다.
"저는 일종의 우선 순위를 갖고 있는데 그것은 좀 까다롭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제가 누구를 신경 써야 하는지,
야외에서 누구를 만나는지, 그리고 또 누가 나를 충분히 신경써 주는지,
내 건강을 충분히 생각해주는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사람이 누구인지 등"이라고 후세인 씨는 설명했습니다.
활동에 각별히 조심하는 것이 코로나 감염을 피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믿고 있지만
자신보다 훨씬 더 조심해온 다른 사람들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세인 씨는 최근 몇 년 동안 해외 여행을 두 번 다녀왔는데 한 번은 삼촌이 코로나로 돌아가셨을 때
가족을 보러 영국에 갔던 것이고 다른 한 번은 업무 때문에 뉴질랜드에 다녀온 것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얘기를 들을 수록 노비드족들은 어떻게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는지 점점 더 아리송합니다.
홍태경 PD: 아마도 특정 요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는 있었겠지만
에스터먼 교수는 왜 일부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을 피할 수 있었는지 그 원인은 불분명하다고 말합니다.
에스터먼 교수는 "유전학적인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몇몇 사람들은 HIV(에이즈 바이러스)에 내성을 갖게 하는 유전자 프로파일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서도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유전자 상에 특정한 조합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기 위한 연구가 존재하지만 아직까지는 모릅니다."
그는 또 다른 가능성으로 일부 사람들은 어느 정도 "교차 면역"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일반적인 감기의 약 40%는 코로나19가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근에 감기에 걸렸다면 교차 면역이 생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에스터먼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린 대부분의 아이들이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항상 콧물 감기와 함께 기침 감기에 걸리고
그것이 약간의 보호막을 형성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스터먼 교수에 따르면 백신 접종은 심각한 질병과 사망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능력은
"매우" 높지만 현재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능력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은 증상이 없기 떄문에
스스로 감염된 것을 깨닫지 못한 채 무증상으로 코로나가 지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스터먼 교수는 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은
오래 버틸수록 좋다고 말하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무튼 이전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앞으로 감염이 되더라도 경미하게 지나가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항상 최신으로 유지해야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5차 추가 접종'이 2월 20일부터 시작되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5차 추가접종을 오는 20일 개시하면서 새로운 백신접종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2월 20일부터 시작되는 5차 접종은 특히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는
18세 이상의 성인이나 마지막 추가접종을 받은 지 6개월이 넘은 사람들에게 적극 권장됩니다.
또한 종전과 마찬가지로 65세 이상의 연령층과 기저 질환자 등이 우선시되는데요
호주면역기술자문기구(ATAGI) 측은 "각별한 질병 위험에 직면한 경우를 제외하고
어린이들과 건강한 10대 청소년들은 5차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바이러스에 아직까지 한 번도 감염되지 않은 노비드족과 관련해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정리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