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승의 다양한 교의를 일관된 수행 이론으로 정립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탄트라 문헌의 분류를 토대로 하여 금강승의 수행법을 세 가지로 요약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생기(生起) 차제(次第)이다. 이는 부 탄트라에서 역점을 두는 수행법이며 3종의 사마디(samādhi)가 변화된 것이다.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 등을 3사마디 또는 3등지(等地)라고 한다. 『상바로다야 탄트라』에서 설명하듯이, 남녀의 교합에 의해 생긴 태아의 생장과 탄생의 과정에 견주어 만다라의 본존이 생기(生起)하는 것을 관상(觀想)하는 방법이다.
둘째, 구경(究竟) 차제이다. 모 탄트라에서 역점을 두는 것으로서 붓다의 세계와 범부의 신체가 본래 그 자체로서 대응해 있다는 인식에 근거하여, 수행자가 여성과 함께 행하는 성행위를 매개로 하는 요가에 의해 우리가 감각적 쾌감으로 체험하고 있는 찰나적이고 저차원적인 쾌감을 붓다의 경지인 지혜의 대락(大樂)까지 끌어올리는 행법이다. 이에 따르면 남성 원리와 여성 원리가 완전히 합일하는 경지에 이르면 그 순간이 곧 깨달음에 이른 상태와 같다고 한다.
셋째, 삼밀(三密) 수행법이다. 이는 법신불인 대일 여래가 설하는 세 가지의 비밀스런 법문(法門)으로서 불교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꼽는 세 가지 업(karma), 즉 신(身)·구(口)·의(意)라는 세 가지 통로로써 짓게 되는 업을 기반으로 하여 수행을 쌓음으로써 성불(成佛)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널리 중요시되는 금강승 수행으로는 삼밀 수행법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금강승 전반에 걸쳐서 강조되는 행법이라 할 수 있으며 7세기경에 인도에서 정립되어 점차 여러 나라로 퍼져 나갔다.
삼밀 수행이란 입으로는 진언을 암송하고, 손으로는 다양한 수인(手印, mudrā)을 짓고, 마음으로는 불보살의 도상(圖像)을 염상(念想)하는 수행법을 말하는데, 이를 각각 구밀(口密), 신밀(身密), 의밀(意密)이라 한다. 금강승에서는 이와 같은 삼밀을 동시에 수행하라고 권장하였다. 그리고 금강승에서는 세속적인 무명(無明)과 초월적인 명(明)의 이원성을 극복하여 즉신성불(卽身成佛)의 이상을 추구하였다. 더 나아가 가장 세속적인 성적인 합일을 초월적인 깨달음으로 환원시키고자 했던 금강승의 의도는 종교적인 목적과 세속적인 소망을 동시에 달성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에는, 금강승의 발달로 인하여 불교 자체의 쇠멸을 초래하고 말았다는 평가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탄트라 불교 즉 금강승이 발전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던 곳은 마가다 지역의 비크라마쉴라 사원과 오단타푸리 사원이었다.
8세기경에 건립되었던 비크라마쉴라와 오단타푸리 사원은 금강승의 교의를 정립하고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하였으나, 13세기 초엽에 무슬림에 의해 파괴되어 해체되고 말았다. 그 때까지는 인도에 명목상이나마 불교 교단이 존속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이후 민중의 불교 신앙은 사실상 힌두교와 전혀 구별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힌두교와 습합된 불교의 형태는 현재 네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네팔에서는 불교가 힌두교의 한 종파에 불과하다고 할 만큼 양자의 구별은 쉽지 않을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