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 시진핑이 표정관리에 애쓰는 모양새이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을 베이징으로 불러 예상치도 않았던 성과를 거둔 것이다. 마크롱은 중국에게 엄청난 항공기 판매를 약속받았다. 시진핑은 바로 에어버스 항공기 160대 구매에 합의하는 엄청난 선물을 마크롱의 가슴에 안겼다. 마크롱은 감읍했다. 아직 젊은 마크롱은 깊은 마음속에 담아둔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 프랑스가 미국의 졸개인가, 대만 갖고 미국과 중국이 싸우는데 왜 프랑스 등이 엮여야 하느냐 등이다. 미국에 대놓고 아주 험한 말을 뱉은 것이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심기가 말이 아닐 것이다. 원래 미국과 프랑스는 이런 저런 이유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냥 나토에 함께 가입되어 있고 지금은 아직 프랑스가 미국에 맞짱 뜰 힘이 없으니 참고 사는 상황일 것이다.
프랑스는 한때 유럽을 우지좌지했던 그 엄청난 나폴레옹 출신국 아니던가. 프랑스는 한때 지중해와 아프리카 동남아 중남미를 지배했던 제국이었다. 현재 미국의 상당수의 땅도 한때 프랑스 영토였던 적이 있다. 게다가 근현대 정치 형태를 바꾸는데 지대한 영향을 준 프랑스 혁명의 시발지도 바로 프랑스이다. 문화 예술에 있어서는 그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나라가 바로 프랑스이다. 하지만 히틀러에 의해 순식간에 지배당했다가 미국과 영국의 도움에 의해 겨우겨우 나라를 되찾았다. 그후 국제질서의 핵심에서 사실상 뒷편으로 물러난 것이 현실이다. 국제질서를 이끄는 리더그룹에서 뒷전이라는 현실에 대한 울분이 있을 것이 확실하다. 게다가 젊었다는 패기가 넘쳐나는 마크롱이니 이제 슬슬 본심을 내놓아도 될 것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여기에는 미국이 예전같지 않다는 자신의 판단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이 미국에 뒤지지 않는 역량을 가진 나라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프랑스와 중국이 이제 겨우 250년 역사의 미국에게 뒤질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마크롱이 귀국하자마자 중국 베이징을 찾은 인물이 있다. 브라질의 대통령 룰라이다. 룰라는 미중 기술 패권전쟁의 상징이라는 화웨이 연구개발센터를 방문한데 이어 달러가 세계 무역을 지배하는 것을 끝내자고 촉구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노골적인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의 룰라는 자신은 왜 모든 국가가 무역을 달러에 기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왜 각국은 자국 통화에 기반한 무역을 할 수 없는가 라며 미국에 향해 날선 언급을 이어갔다. 룰라는 이제 국제 무역에서 달러 지배를 종식시키자며 거의 미국에 대한 성토 수준 아니 미국입장에서 볼때 악담을 쏟아냈다. 브라질 룰라가 강력한 달러 성토를 한 곳은 바로 신개발은행으로 브릭스 다시말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중국, 남아공으로 이뤄진 세계 은행으로 미국 주도의 달러 금융질서에 반기를 든 은행이기도 하다. 신개발은행의 회원국으로는 이집트와 방글라데시,우루과이, 아랍 에미리트 등도 포함돼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에 이어 브라질의 룰라의 중국 방문 그리고 이어진 미국에 대한 성토에 중국 시진핑은 그 특유의 흐뭇한 곰 표정을 지었다. 마크롱과 룰라가 너무도 고마웠을 것이다. 지금껏 미국의 위세에 눌려 감히 언급할 수 없는 사안을 그냥 전세계에 대고 부르짖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요즘 미국이 사사건건 시비거는 것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시진핑 입장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프랑스의 마크롱과 브라질의 룰라가 대신 해주었으니 중국 외교부 대변인들이 할 일이 없어진 격이다.게다가 테슬라의 리더인 일론 머스크도 이달 중에 중국을 방문해 중국편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미국 정부의 틱톡 금지에 반대한다며 친중 노선을 걷고 있다.
중국 시진핑은 요즘 즐겁다. 주석 3연임을 완료하고 느긋한 기분에서 러시아를 방문해 러 우크라 전쟁의 훈수도 두고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니 국제사회에 시진핑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도 화해시키는 작업을 행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중국으로 중동 주요국 수장들을 불러 세계의 리더 국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노구를 이끌고 심각한 표정으로 태평양 동맹국들에게 협박식 동참을 강요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바로 중국 시진핑이다. 중국의 경제 상황이 요즘 조금 힘들지만 전세계의 공통된 현상인데다 중국은 미국에 비해 그래도 상황이 좋다고 판단한 시진핑이니 얼마나 흐뭇하겠는가. 또한 미국이 우방국 내지는 동맹국들의 수뇌부까지 도감청을 감행했다는 것이 드러나니 시진핑 올 것이 왔다면 환호성을 지를 만도 하지 않겠는가.
대만문제도 이제 주도권을 완전히 쥐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내년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중파가 당선되면 상황은 더욱 낙관적이 될 것이고 비록 현 총통이 당선되어도 대만을 흡수 통합시키는데 그다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여기는 모양새이다. 물론 미국이 응전하겠지만 코앞에서 어마어마한 포격을 퍼붓는 것과 괌과 오끼나와 등지에서 날아온 전투기들이 맞붙는 것과는 차이가 큰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주한 미군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북한과 이미 모종의 협약이 이뤄졌기에 그다지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일본도 러시아가 적당히 위협을 가하면 별다른 힘을 쓸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피곤하다. 미운 중국의 시진핑이 더욱 괘씸하게 여겨질 것이다. 한일 관계도 미국의 의지대로 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그 얄팍한 꼼수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브라질 룰라는 그렇다 치고 이번 프랑스 마크롱의 언급이 두고 두고 마음에 남는 미국일 것이다.
앞으로의 국제 판세는 전망이 쉽지않다. 특히 내년말 미국 대선의 향배가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바이든 현 대통령이 대선에대한 강한 의지를 표방하지만 결코 쉬운 싸움이 아니다. 미국은 갈수록 적을 많이 만들고 있다.미국 내부도 마약과 인종갈등으로 혼란상이 극대화되고 있다. 미국은 하향곡선속에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같다.뭔가 예전과 다른 양상이 국제정치속에 펼쳐지는 그런 느낌이다.
2023년 4월 1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