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율동 공원에서 진행된 저의 세션맨 데뷰 공연은 대충 예상했던대로 삑사리 잔치가 되고 말았네요. 연습과 실전의 차이를 절감한 순간들이었지요. 게다가 프로급 싱어들도 중간중간 실수를 하는 바람에 초보자 세션맨을 멘붕에 빠트렸지만 그래도 위기의 순간을 그럭저럭 땜빵하며 그 많은 곡들을 중단없이 완주했다는 데에 의미를 둡니다.^^;;
그 옛날, 지금으로부터 십여년 전에 노래모임 청개구리의 생일 잔치 모임을 고대앞의 '음악은 흐르는데'라는 카페에서 열었는데 그 때 과감하게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신청했지요. 클래식 기타를 배운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간단한 아르페지오 주법으로 반주하면서 노래 부르는 것 정도야 자신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김광석님, 김의철님 김광희님 등등의 전설들과 기라성 같은 젊은 프로 선수들 앞에서 연주를 하려니 간단한 아이스크림 코드에 기본적인 아르페지오 주법도 손가락이 떨려서 제대로 못하겠더군요. 몇 번을 시도하다 결국 연주도 못하고 눈물을 머금고 무대를 내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 여러 이곳 사오모 모임을 비롯하여 여러 카페 모임을 다니면서 무대에 많이 올랐지요. 저의 의욕은 항상 왕성했지만 실력은 항상 부족했습니다. 제대로 완성도 있는 연주를 해 본 적이 거의 없으니 저의 기타 무대는 거의 흑역사로 점철되어 있지요. 그래도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이 버티다보니 지금까지 오게 되었지요.
재즈 보사노바 기타도 지금이야 버벅거리고 있지만 몇년 지나면 아마도 제법 스무드 하게 잘 칠 거라 예상합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을 지니고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된다." 이것이 저의 인생 철학입니다.
각설하고, 저희 팀이 연주한 곡 가운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 하나를 올리죠. 이 노래는 Desafinado 라는 곡인데 번역하면 '음이탈'이라는 뜻입니다. 보사노바의 아버지 카를로스 조빔이 작곡한 불멸의 명곡 가운데 하나죠. 제가 맡은 역할을 세칸 기타입니다. 까다로운 텐션 코드가 무려 30개 이상 나오는 난해한 곡이지요.
그래도 듣기는 괜찮을 겁니다. 왜냐하면 플룻 연주자가 완전 프로이고 퍼스트 기타의 임프로바이제이션도 일품이기 때문입니다. 녹음기의 문제인지 콘트라베이스가 잘 들리지 않고 세컨이 실력이 부족하여 종종 찍찍거리는 소리를 내는 게 좀 아쉽네요. 아무튼 즐겨 감상하세요.^^
데자피나두-4.m4a
너른돌
첫댓글 컴 켜면 들어볼게유.궁금하고 기대되네요.
누가 유투브동영상으로 올렸음 직접 보면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