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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커피시장의 화두는 단연 1500원 안팎의 저가커피다.
빽다방이 불붙인 저가커피 열풍으로 인해 그동안 스타벅스와 프랜차이즈들이 묵시적 담합으로 만들어낸 4000원 안팎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1500원 안팎으로 하향평준화됐다. 최근의 뜨거운 분위기로 봤을 때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 같다.
이로 인해 카페베네 이디야 스타벅스 등은 거슬릴 정도의 매출 감소를 겪고 많은 개인카페들은 폐업을 고려중이다.
반면, 비싼 커피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은 1000원대 아메리카노를 놓고 어디를 갈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런 소비자들은 한번쯤 이런 질문을 한다. "커피 한 잔 1000원에 팔면 남느냐?"
이 질문에는 보통 "재료원가만 놓고 보면 남지만 임대료, 인건비를 감안하면 자칫하면 적자다"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그래도 최근의 저가커피 열풍을 보면 대량구매로 재료비를 낮추고 상권이 받쳐준다면 1000원대 커피도 그럭저럭 할만 한 것 같다.
그럼 여기서 좀 더 욕심내서 500원 짜리 아메리카노는 어떨까?
건물주의 아들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임대로 들어가 500원 커피로 이익을 내는 게 가능할까?
간단한 산수를 동원해 한 번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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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500원짜리 커피를 판다면 불티나게 팔릴 것이고,
원두커피 1kg을 1만3000원에 대량구매가 가능하다고 할 때,
1kg으로 아메리카노 80잔 정도 추출이 가능하다면, 커피 한 잔 당 원두커피 원가는 160원.
한 잔 당 종이컵 뚜껑 홀더 합친 원가가 90원.
커피 한 잔 당 총 250원의 원가재료비(원두값+종이컵 뚜껑 홀더)가 든다.
그럼 재료값만 놓고 볼 때
아메리카노 한 잔을 500원에 팔 때 순이익이 250원이라 하고,
10평 기준 한 달 임대료를 300만원으로 잡으면
이 임대료를 뽑기 위해 한루 10만원(한달 300만원)을 벌기 위해
하루에 400잔(250원 x 400잔 = 10만원)을 팔아야 한다.
임대료를 위해 필요한 커피매출 하루 400잔.
아르바이트 비용이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12시간 일한다면
시간당 알바비 6000원, 12시간 7만2000원.
많은 주문량을 감안해 알바 4명이면 28만8000원(250원 x 1152잔 = 28만8000원)이다.
총 하루 알바비를 벌기 위해 필요한 커피매출 하루 1152잔
여기에 한달 전기세(기계 난방관련)와 수도세가
총 30만원이면 하루 1만원(250원X40잔=만원),
이를 위한 커피매출 하루 40잔.
그렇다면 하루 총 비용 39만8000원(임대료 10만원, 400잔 + 알바비 28만8000원,1152잔 + 전기수도세 1만원,40잔)을
뽑기 위해서는 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1592잔 팔아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루 1592잔을 판다해도 카페주인은 비용만 뽑을 뿐,
실제 가져가는 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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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카페주인의 희망 순이익이 대기업 차장 월급인 600만원이라고 하면
하루에 800잔(한잔 이익 250원 x 800 = 20만원)을 더 팔아야
하루 20만원, 한달 600만원의 순이익을 쥘 수 있다.
그러니까 하루에 500원짜리 커피를 총 2392잔(총비용 1592잔 + 희망이익 800잔),
한시간에 약 200잔, 1분에 약 3잔을 팔아야
하루 20만원, 한달 600만원의 순이익을 벌 수 있다.
위의 계산은 아직까지 희망적인 수치다.
현실은 하루 2378잔의 커피가 팔릴 수 있는 상권인지,
알바생이 많은 주문을 견딜 수 있을지,
이밖에도 초기 투자비의 회수, 경쟁업체의 등장, 커피머신의 내구성 등
위의 계산에서 빠진 돌발 변수와 비용들이 많다.
결론은 500원짜리 커피로 먹고 살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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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부산에 오빠다방, 홍대에 문화다방 등에서 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팔지만
주력 상품이라기 보다는 홍보 차원이나 다른 메뉴로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 차원이다.
이런 손익구조를 볼 때, 아메리카노 한 잔 값은 500원까지는 힘들고 1000원쯤에서 바닥을 칠 가능성이 크다.
그때까지 자본력이 있는 프랜차이즈의 소폭 매출감소, 내공이 적은 개인 카페의 폐업, 저가 커피점들의 출혈경쟁 등이 계속될 것 같다.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와 프랜차이즈 커피값에 약 올랐던 그들은 한동안은 좋은 시절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업자들은 곡소리가 날텐데 소비자들의 호(好)시절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사뭇 궁금하다.
* 독장수 구구 : 가난한 독장수가 헛된 꿈에 잠겨 좋아하다가 독을 깨뜨려 실망한다는 내용의 설화.
(내용) 어느 가난한 독장수가 독을 팔려고 지고 가다가, 나무 그늘에서 잠깐 쉬었다 가기 위하여 독을 진 지게를 막대로 버티어 놓고 그 밑에 앉아 궁리를 시작하였다. 독 하나를 팔면 두 개를 살 수 있고, 이런 방식으로 계속 이익을 남기다 보면 가히 천만금을 쉽게 얻게 되므로, 큰 부자가 되어 많은 논밭을 사 들이고 고래등같은 집을 짓고서 장가를 들게 되면, 어진 아내와 예쁜 첩이 모여들어 그들을 좌우에 거느리고 즐기게 되니 어찌 즐겁지 않으랴.
이런 생각으로 기뻐하다가 문득 생각하니, 아내와 첩을 같은 방에 있게 하면 필시 그들은 서로 다툴 것이므로 호령으로 꾸짖고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손을 들어 이렇게 때려야겠다 하면서, 두 팔을 뻗어 때리는 시늉을 하는 순간 지게를 받쳤던 막대기를 건드려 지게는 넘어가고 독은 박살이 나고 말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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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한형훈은 서강대학교에서 공부했고 증권사를 거쳐 인터넷신문 edaily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커피의 매력에 빠져 기자생활을 접고 6년째 커피 로스팅 사업을 하고 있다.
첫댓글 ..
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위한
'독장수 구구'를 잘 감상하였습니다.
가페주인의 희망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혹시 자판기는 어떨지?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읽었읍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