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04 갑신년(甲申年)도 저물어간다. 올 한해 한국축구는 그 어느해 보다 많은 화제거리를 낳아 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한글
자음 키워드를 통해 올해 있었던 주요 장면들을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ㄱ: 고종수 임의 탈퇴
'앙팡 테리블' 고종수(26·수원삼성)가 지난 10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돼 축구계 안팎에 적잖은 충격을 던져줬다. 특히 고종수의 부진은
그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동국의 부활과 대비되며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ㄴ: 나드손 MVP수상
나드손(수원삼성)은 프로축구 출범 이후 최초로 외국인 MVP에 선정됐다. 이는 최근 프로축구에 불고있는 외국인 공격수 선호현상과도 맥을
같이 한다. 올해 득점 순위 10걸 내의 외국인 선수는 무려 8명. 일각에서는 토종 골게터가 사라진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ㄷ: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추첨식이 지난 10일 열렸다. 한국과 맞붙을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우즈베키스탄. 내년 2월부터
8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최종예선이 진행된다.
ㄹ: 리그 운영방식 변경
K리그는 이번 시즌 전·후기리그 제도를 도입하며 플레이오프를 부활시켰다. 이 방식은 기존 통합리그 방식에 비해 시즌 막판까지 팬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장점이 있었지만 평균 득점 감소 등의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ㅁ: 몰디브전
지난 3월 31일 한국 국가대표팀은 피파 랭킹 136위 몰디브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경기는 AFC 주관 '만우절 전야를 깜짝 놀라게 한
이변'이란 부제로 실시한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ㅂ: 본프레레호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지난 6월 한국대표팀 감독에 부임했다. 그는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한국 대표팀을 진출시켰다.
또한 지난 19일 독일 대표팀을 3-1로 이기며 2005년의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ㅅ: 세대교체
국가대표팀의 거듭되는 부진으로 세대교체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젊은 피'로 구성된 대표팀이 지난 19일 독일전서 3-1 승리를 거둬
이제 세대교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ㅇ: 올림픽 축구 8강 진출
지난 8월 아테네올림픽서 한국 축구는 56년만에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호곤호의 젊은 선수들은 대부분 차세대 대표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ㅈ: 전남 용병비리 파문
전남 구단 측의 척결의지로 시작된 용병비리파문은 2004년 축구계 전체를 강타했다. 현역코치와 부단장, 사무국장급 등이 줄줄이 구속된 이번
비리는 방만한 구단 운영에 경종을 울리는 시금석이 되었다는 평가다.
ㅊ: 차붐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챔피언 결정전서 포항을 꺾고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차 감독으로서는 지도자 생활중 처음 맛보는 우승.
지난 98년 월드컵 도중 경질의 아픔을 겪었던 차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명예를 회복했다.
ㅋ: 쿠엘류 경질
쿠엘류 감독은 지난해 '오만 쇼크'와 올해 몰디브전 무승부 등 부진을 거듭하며 지난 4월 경질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쿠엘류 경질은 지난
2002 월드컵 이후 한국축구의 하향세를 나타낸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ㅌ: 퇴진
2004 시즌이 마무리된 K리그서는 감독들의 사퇴가 유난히 줄을 이엇다. 성남 차경복, 전남 이장수, 포항 최순호, 서울 조광래 감독이
여러 이유로 지휘봉을 놓았다.
ㅍ: 피파 DVD 파문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11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DVD 영상물을 제작했다. 이 영상물에서는 '역대 월드컵 10대 오심논란'을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4건이 지난 2002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전과 관련된 것이어서 물의를 빚었다.
ㅎ: 해외파 부진
올해 해외파들은 부진에 시달렸다. 안정환(요코하마)은 유럽진출을 이루지 못했고 유상철(요코하마)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천수(누만시아)는
두시즌째 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있고 설기현(울버햄턴)과 송종국(페예노르트)은 팀내 주전자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인트호벤의 이영표와 박지성,
최용수(이와타)만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