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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옆집 순이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분명하지 않은 것처럼....
내가 언제부터 야구라는 이 특별한 스포츠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 역시 명확하지 않다.
다만.. 확실한 기억 한 가지가 있는데....
마치.. 파티마의 제 3 예언에 필적할 만한 파괴력을 지녔다고 믿었기에....
그동안 발설치 않았던 일종의 금-_-기였었다.
이제....
다가오는 새로운 시즌을 기약하며....
오랜 금-_-기를 깨보도록 하겠다.
자!!
글의 성격상 꽤나 잔인할지도 모른다.
임산부.. 노약자.. 어린이들은....
....
....
....
....
꼭 봐라.
담력이 생긴다. -_-;;
그럼....
시작하겠다.
연쇄 살해범의 고백같은 독백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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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어릴적 우리집에....
Video Tape Recorder라는 매우 난-_-해한 단어의 약자인....
V.T.R 이 처음 들어온 건.. 까까머리 중3때로 기억한다.
당시.. 대딩이었던 누나....
"공부에 꼭 필요해요" ..라는 뻔한 거짓말을 했고....
세상 모든 부모님들이 그렇듯....
울 부모님도 대략 넘어가셨다. ㅡ_ㅡ
그때 아버지께선 써비스로 주던 크리닝 테잎과....
몇 개의 공 테이프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테잎 하나를 가져오셨는데....
검은색 비닐 봉다뤼에 꼭꼭 싸맨 그 테잎의 정체를 알기까지는....
꽤 오랜 세월이 필요했었다.
워낙 깊숙히 숨겨 놓으셨으니까.
암튼.. 엄청난 비밀을 품고 있을 것 같던 그 테잎....
결국엔....
보고 말았다.
*장면전환(O.L)*
내 몸 깊숙히 내재된....
끔찍한 파괴본능을 처음 느낀건....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다.
자연학습 시간에....
볼록렌즈에 의한 빛의 굴절에 관한 실험을 했었다.
볼록렌즈의 촛점에 모인 빛은....
강한 열을 동반한다는 것과....
검은색이 빛을 가장 잘 흡수한다는 걸 배웠다.
습득한 지식을 그냥 머리통에만 담아두는 건....
돌댁아뤼가 되는 어리석은 일.... .
창가에 드는 햇살이....
유난히 따사로워보이는 늦은 봄.
어린 소년은....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돋보기 한 개를 들고....
검은 물체를 찾아 헤메고 있었다.
운명이었을까?
그런 소년의 눈에....
달콤한 오수에 빠진 어머니가 들어왔다.
그리고....
무척이나 검고 윤기나 보이던 어머님의 머릿결.... .
머리털이 타는 냄새와 연기속에서....
발-_-끈한 중년의 여인에게....
귀때기를 잡힌 채 울부짖는 소년....
" 아악!! 엄.. 엄마!! 다신 안 그럴께효. " ┏c~(=_ㅠ)
그 소년은....
당근 필자였다. -_-;;
그때까지도 소년은 야구를 몰랐다.
암튼.. 귀때기가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겪은 소년....
어느새 영-_-악해졌다.
만만한 대상을 찾기로한 것이다. -_-+
절지동물 곤충류 벌목에 속하는 작은 생명체....
'개미'의 몸은 대체로 검은편이다.
충북 청원군 XX면 일대....
지천에 개미집이 널브러져 있는 비산비야의 야산....
매일 오후면 성-_-대한 개미 화형식이 치뤄졌다.
화형집행인은 당근 나였고....
피 집행자는 불특정 다수의....
왕개미.. 숫개미.. 일개미.. 병정개미.. 개미 애벌레....
그리고 어쩌다 길 잃은 풍뎅이가....
게스트로 출연할 때도 없지는 않았다. -_-
두두둥~~!! 긴장이 고조되면서....
렌즈의 촛점이....
개미몸통에 정확히 일치하는 찰나의 순간....
단지 검다는 이유만으로....
개미는 센 불에 오징어 구워지듯 순식간에 쪼그라 들곤 했다.
그렇게 허구헌날....
개미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
사-_-악한 미소를 철철~~ 흘리며....
돋보기의 촛점을 조절하던 어린시절.... .
칭구들은 그런 나를 보며....
'초원의 사냥꾼'.. '화형 집행인' 등등....
베뤼 카리쑤마 있는 별명으로 불러주진 않더라도....
적어도 '개미 귀신' 정도는 불러주겠지.. 라는....
적절한 기대를 배반한 채....
허벌나게 그로테스크한 별명을 붙여주었다. -_-
' 개.. 미.. 핥.. 기.. ' ....라는....
개쇗들.... -_-+
핥.. 핥.. 핥.. -_-;;;;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아직 야구를 몰랐다.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자....
바닥이나 기어댕기는 하급동물보다는....
좀더 고차원적인 살해대상이 필요했다.
3차원 공간을 자유롭게 비상하는....
매우 낭만적인 이름을 지닌 생물....
P.. A.. R.. I....
난.. 킬러가 되어....
그들과 사랑에 빠졌다.
당시.. 킬러들이 애용했던 조립식 라이플....
와루-_-봐시와 고무밴드가 주재료인 그 라이플은....
노리는 대상에 걸맞는 최고의 무기임에 손색이 없었다.
고무밴드의 탄력을 극대화했기에....
최대사거리 10미터 유효사거리 6미터인 고무줄 라이플은....
파리떼가 출몰하는 모든 곳에서 늘 총탄을 뿜어댔다.
피융~~!!
고무밴드 총탄이 날아가는 파공음이 들리면....
철푸덕~~
효과음이 뒤를 이었고....
탄도가 머문 끝 지점엔....
몸통이 터진 파리의 잔해가....
잠결에 발라놓은 코딱지처럼 벽면에 들러붙어 있곤했다. -_-
파리의 내용물은 고무밴드 총알에까지 묻어서....
경제적인 이유로 총알을 재사용해야 하는....
킬러의 품위를 떨어뜨리곤 했는데....
필요는..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 법. -_-/
나중엔....
집중된 반복훈련으로....
파리의 머리통만을 맞추어 떨어뜨리는....
프로다운 깔끔한 기술을 선보이는 경지에 도달하였고....
궁극엔....
공중에서 먹이를 찾아 선회하는 파리를....
정확히 저격하는 신기를 보이기까지 했다.
왜~ 애~ 애~ 앵~!!
피융~~!!
찍~............,·´″"`°о
쓰레기장.. 똥깐.. 개밥그릇 주변.. 바둑이 용변장 등등이....
" 야! 밥 처먹어!! " 라고 외치던....
어머님께서 당신의 못난 아들놈을 찾아 패트롤하는 장소였다.
칭구들은 그런 나를 보며....
이번에야 말로....
'도시의 사냥꾼' '불뿜는 라이플' 까진 아니더라도....
수준있게....
'한낮의 저격수' 정도는 불러주겠지....
..라는 일말의 기대를 배반한 채....
" 파리 끈끈이 "
...라는 욜 끈끈한 별명을 붙여주었다.
....
....
....
이 쇗들을 증말.. -_-+
어쨋거나....
아직도 난 야구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이후....
오지게 세월이 흘러....
야구를 좋아하는 한 여자를 꼬셨고....
법적인 아내로 맞게된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매일밤 침실에서....
죽여도죽여도 다시 부활하는 한 여자를 대상으로....
연쇄 살해를 하게 되었다. *-_-*
" 자갸~ 나 죽어~~ " *-_-*;; (에잇!! 또 죽어.. 또 죽어!!)
-_-
이해를 바란다.
난.. 성인이니까.
암튼....
오래 전....
3월 말쯤 일 거다.
충주 처갓집을 갈때 일이다.
저녁먹고 출발했기에....
왕복 4차선 국도는 꽉 막혀 있었다.
지방도로에 눈이 밝은 난....
샛길로 접어든다.
요리죠리....
어느덧 처가집 근처에 이르렀을 때는....
이미 야심한 밤....
얼마전 경지 정리를 끝내고 새로난 도로가 보였다.
원래는 논둑이었던 곳을 깎아 만든 새 도로....
구 도로에 비해 한참은 시간이 단축될 듯해서....
낼름 올라탔고....
밤안개속 헤드라이트 불빛에 비치는 그 새로운 도로는....
어딘가 일반 도로와는 색이 달랐다.
거무스레한 아스팔트 길인 건 맞는데....
도로 전체에 점점이 무슨 무늬가 있었다. -_-?
마치....
땡땡이 무늬의 옷감을 펼쳐놓은 것 같은 그런....
그 땡땡이 무늬가....
그냥 무늬가 아니란 건....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면서야....
본격적으로 깨닫기 시작했다.
퐁..폭..퐁..퍽..퍽..퐁..퐁.....퍼버벅펑..퍽..퐁. 퍽퍼버퍽..퍽..퐁!! -_-;;;;
질주하는 차량의 바퀴쪽에서....
작은 물풍선이 터지는 소리가 쉴 새없이 들렸다.
응?
이게 므야? -_-?
이상한 느낌에 차를 돌려....
그 이상한 무늬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다시 그 길을 되돌아 달려가는데....
잠시후 또....
퐁..폭.,퐁..퍽.,퍽.,퐁.,퐁.....퍼버벅펑,,퍽,,퐁 퍽퍼버퍽 퍽.퐁!! -_-;;
돌아가는 도중....
또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예 차를 멈추고 내려서....
X파일의 멀더 요원으로 빙의해....
무늬의 정체를 관찰해 보았다.
때는 3월 말경....
씁-_-앨....
야산 기슭.. 개울에서 동면을 마친 개구리가....
산란을 위해 논으로 내려오는 시기였다.
도로가 생기기 전 그길은....
개구리의 유일한 이동통로였고....
논으로 내려가기 위해 개구리들은....
도로를 횡단하느라 도로 전체를 점점히 수놓고 있었던 거다.
질주하는 차를 피할 정도로....
개구리가 스피디할리 없고....
결국 내 차가 지나온 바퀴자국을 따라....
개구리들이 호떡처럼 찌부러질 수밖에.... -_-;;
가던길에 줄줄이 ============
돌아온 길에 또 줄줄이 ============
돌아오지나 말걸..... -_-;;
처가집은 Over there 저 편이라....
마치 봄의 교향악 같은....
개구리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또 그길을 달려갈 수밖에.... .
피해가기엔.. 너무.. 많았다. ㅠ_ㅠ
퐁.,폭.,퐁..퍽.,퍽.,퐁.,퐁......퍼버벅펑,, 퍽,,퐁.. 퍽퍼버퍽 퍽.퐁
두개의 호떡줄이....
다시 길게 이어졌다. =====================
그 해 여름....
휴가철에 다시 처갓 집을 찾았을 때....
" 올 여름은 개구리가 얼마 없어.. 환경오염 때문이야. "
..라는 부질없는 걱정을 하시는 장인어른께....
" 새로난 도로가 개구리의 산란을 방해하는.. 어쩌구.. "
..라며 매우 근거있는 설명을 할 수 있게해준....
독특한 집단-_-살해의 기억이었다.
비록 장인어른께서는....
" 사위 밥이나 먹게놔.. 자네가 멀 알어!! "
..라며 필자의 증언을 매우 업수이 여기긴 했지만 말이다.
돌아보니 그렇다.
아내는 나만큼이나.. 아니 나보다 더 야구를 좋아했었다.
1998년 3월....
시범 경기가 한참인 잠실에서 우린 데이트를 했었고....
은으로 만든 작고 예쁜 야구공위에 반지를 얹어....
프로포즈를 했었더랬다.
놀람인지 감격인지.. 눈물을 뚝뚝 흘려주던 아내....
그런 아내를 만날 수 있어서....
필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라고 자부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필자는 혼자다.
오래전.. 크리스마스 이브....
바쁜척하며 살던 못난 남편을 만나러 상경하던중....
거짓말 같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으니까.
물론.. 위로나 동정을 바라는 건 결코 아니다.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할만큼 난 불행하다고 생각치 않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아내는 내 가슴에 분명 살아 있고.... .
다만.. 이런 소리가 하고픈 거다.
나만큼이나 야구를 사랑했던 아내....
그런 아내를 사랑했던 나....
어쩌면.. 미칠만큼 야구를 사랑하는 지금 필자의 마음에는....
미처 다하지 못한 아내의 야구에 대한 사랑이....
내리사랑으로 끝없이 전이되어 온것은 아닌지.. 라는.... .
이제.. 내일이면 또 시범경기가 열린다.
비록 모든 사람들이 다 야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야구장을 찾을 것이며....
여러 커플들이 또 야구 경기를 즐길 것이다.
해마다 열리는 시범경기....
그럼에도 매년 필자의 가슴이 그토록 더워지는 건....
아마도 그런 특별한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
....
....
....
음.. 마감 시간에 쫓기듯 주절주절 쓰다보니....
처음 구상했던 스토리 라인과 전개가 달라지는 바람에....
아버지의 수상한 테이프는 끼어들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필자의 개딱지 같은 고집 때문인데....
웬만하면 한 번 쓴걸 절대로 고치지 않는다.
고생고생 쓴 건데....
아깝잖아. ㅡ_ㅡ
암튼.. 결론만 쓰겠다.
오래도록 아부지가 숨겨오신 그 수상한 테이프....
고딩이 된 어느날....
시험 기간이라 '코시'경기를 녹화했고 실수로 그 테잎을 VTR에 집어 넣어버렸다.
담날 확인해보니....
쇠돌이가 마징가 제트를 타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비디오가 아니고....
돌쇠가.. 옷을 벗고.. 마님을 물리치는....
그니까.. 초창기의 '야*-_-*동' 이었다.
야구동영상을 녹화했다가....
덤으로 야동을 감상한 전형적인 케이스.
아부지도 참....
웬만하면 좀 공유하시지.
부자지간에 치사하게.... -_-;
PS - 쓰다보니 드럽게 길어졌네여. 미얀.
간간히 등장하는 욕지기나 반말투.. 불편하신 분도 계실거로 생각합니다.
그져 좀 더 빠른 전개와 스스로는 다이나믹(?)해진다고 믿는....
제 모자란 글 실력 때문이니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길.
그간 딱딱한 야구 이야기만 쓰다 먼가 좀 색다른 시도를....
여러분들이 바라는 야구 이야기는 아닐지 모르니 이것도 양해를.... (__*)
by 투랑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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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련한 필력은 이유가 있었군요.
구종에 대한 글 재미있게 읽으며 팬이 되었습니다 ㅋㅋ
투랑타랑님 멋집니다
한편의 드라마를 본것같은 찡한 야구사랑이 글속에 함축되어 감동이 잔잔하네요.
한화팬의 한사람으로, 누구보다도 야구를 사랑했던 아내를 잃은 애잔함에 가슴이 시립니다.
투랑타랑님의 쉽지않은 감동사연 잘 읽고 갑니다.
예전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님 이후 처음 느껴보는 이 설렘..
가족을 잃은 슬픔도 담담히 담아내시네요.
갑자기 집사람이 소중해 진다능.ㅋㅋㅋ
좋은글 매번 감사합니다.^^
진짜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ㅎㅎㅎㅎ
투랑타랑님 나이가?????
음.. 오지게 많습니다. 40대.. 므힛. ^^;
한참 잼나게 읽어가다가 좀 안쓰러운 내용이 나와서 좀 안타깝네여.....에효...ㅠㅠ
간간이 등장하는 욕지기나 반말투.. 안불편합니다. ^^
찰진 글 잘보고 가요ㅋㅋ
직장이 충주여서 더 친근감이 느껴 집니다..재미 있었습니다.
투랑타랑님... 재미와 감동이 더해진 님의 글.. 감사하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