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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건곤일척(乾坤一擲) ..2 * * * 달가닥..... 달각.....! 오랫동안 잠을 못자 눈이 붉게 충혈된 눈과, 끊임없이 주사 위 통을 흔들어대는 떨리는 손..... ! 지금 그가 도박을 벌이고 있는 밀실 팔선탁의 주위에는 칠, 팔 명의 무사들의 흉흉한 눈빛으로 그를 에워싸고 있었고, 또 한 앞에는 그의 노름 상대인 듯, 매서운 눈매의 전문도박꾼인 듯한 한 사십 대 흑의사내와 역시 같은 나이의 눈(雪)처럼 흰 은발의 금의인이 무뚝뚝하게 마주앉아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달가닥..... 달가닥.....! 그러나 노목삼은 계속 전통만을 휘젖고 있었을 뿐 선뜻 속 의 주사위를 내던지지 못했다. 기실 앞서도 일렀지만 그는 지금껏 지니고 있었던 막대한 금전과 하나뿐인 딸, 그리고 이젠 이 한 번의 주사위에 평생을 같이한 부인까지 걸고 있었던 터이니 어떻게 선뜻 주사위를 던 질 수 있겠는가? 이 한 번을 잘 던지면 우선 잃은 딸을 뒤찾을 수 있겠으나 실수하면 이제 자신에게 남는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눈은 더더욱 충혈되고 마음은 타는 듯 했으나 선뜻 쉽사리 주사위를 내던질 용기를 가질수 없었던 것! 그러자 묵묵히 그의 일거일동을 지켜보던 은발의 금의인이 문득 짜증스럽다는 듯 입을 열었다. "벌써 반 시진이 흘렀다! 대체 뭘하고 있나 목삼! 하루종일 전통만 흔들고 있을 셈인가?" 노목삼.....! 순간 저 비둔한 중년사내의 눈이 찢어질 듯 부릅 뜨여졌다. 기실 이렇게 전통만 흔들어봐야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은 누구보다 그 자신이 더 잘알고 있는 셈! 어떻게던 이젠 승 부를 낼 때가 된것이다. "자-- !" 이에 순간 노목삼은 질끈 입술을 깨물고 지금껏 수 백 번은 더 던졌을 법한 감각을 뒤살려 결사적으로 홱 하니 전통속의 주사위를 깔린 붉은 판위에 뿌려냈다. 데구르르..... 그러자 떨어진 주사위는 몇 번의 구름을 보이더니 곧 육 점 이 넷, 그리고 일 점이 둘인 모습을 하얗게 드러냈다. "오오.....!" 찰나 노목삼의 눈에 언뜻 크다란 희열과 희망의 빛이 떠올 랐다. "넷을 빼고 둘이 일(一)! 지패(地稗)다! 부..... 분명히 봤겠 지.....?" 싱긋, 일순 은발금의인의 입가에 한 줄기 음험한 웃음이 스 쳤다. "흐흐..... 옳아. 분명 쌍륙에서는 두 번째 자리인 지패로군." 동시에 역시 마주앉은 날카로운 매눈의 흑의 중년사내가 무 표정하게 흩어진 주사위들을 다시 전통속에 쓸어담았다. "그럼 내 차례로군." 달가닥..... 달각.....! 이어 흑의사내는 태연자약 하게 전통을 흔들기 시작했다. 피가 마르는 듯한 느낌! 이에 노목삼은 오히려 근 반 시진이나, 자신이 주사위를 흔 들어댈 때 보다 오히려 더욱 불안하고 초조함을 느꼈다. 이제 그의 손에서 주사위가 떨어질 것이고..... 거기에 곧 자 신의 마지막 남은 아내를 잃느냐 마느냐 하는 끔찍한 기로(岐 路)가 걸린 것이다. "자.....!" 데구르르.....! 그러나 흑의사내의 주사위 사위는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몇 번인가 전통을 흔들어 보인후 곧 속의 주사위를 판위에 뿌려냈는데, 그 즉시 던져진 여섯 개의 주사위는 모조리 일 점인 하얀 배를 드러냈다. "허어억! 이건.....?" 순간 노목삼은 그만 쿵!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충격을 받고 뻣뻣이 몸이 굳어지고 말았다. 흡사 정신이 아득한 심연으로 떨어져 내리는 듯한 느낌.....! 하지만 지켜보던 금의인은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 연자약히줏어 섬겼다. "흐흐..... 여섯이 모두 일 점, 천(天)이로군. 가장 높은 자리 다. 할 말 있나 목삼?" "설..... 설마 이렇게 쉽게 천이.....!" 노목삼의 몸이 와들와들 떨렸다. "흐흐..... 어렵지만 또한 종종 쉽게 나오는게 천이지." 금의인은 계속 싸늘히 냉소지었다. "흐흐..... 자, 그럼..... 어쨌건 이렇게 자넨 아내까지 잃고 말 았군. 더 이상 내기를 걸만한게 없겠지?" "그래.....! 그래.....!" 순간 노목삼은 차마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참혹히 표정 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러나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아직 내 목숨이 남았어! 마지막으로 목숨을 걸겠다!" 그는 한 순간에 십 년이나 더 늙어 버린 듯한 몰골로 광기 어린 울부짖음을 토해냈다. - 모든것을 차례로 다 잃고 이젠 마지막으로 목숨을 건다! 그야말로 쭈뼛, 듣는 이의 모발이 곤두설듯한 절규에 가까 운 외침.....! 그러나 금의인은 힛죽 조소를 머금었을 뿐이었다. "웃기는군. 쓸모도 없는 자네 목숨을 대체 어디다 쓴단 말 인가?" "그래도 받아줘야해!" 순간 노목삼은 쾅! 탁자를 치며 일어섰다. "알다싶이 나는 너희에게 모든것을 잃었다! 가진 전 재산에 하물며 딸과 아내까지! 거절하면 복수하고 말테다!" 이미 이성을 완전히 잃은 듯, 눈에서 아귀같은 불줄기가 일 었다. 이런 상태라면 방치할 경우 확실히 무슨 일을 벌여도 벌일 것.....! 그러나 금의인은 별로 놀라울 것도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 다. 기실 그는 평생을 도박판에서 살아온 인물로 이런 몰골의 사내들을 이미 수도 없이 보아온 터! 이에 그는 다시 한 줄기 싸늘한 조소를 머금었다. "흐흐..... 좋아. 정히 그렇다면 복수를 당하기 싫어서라도받 아줘야겠군. 또한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예의이기도 하니까." 노목삼은 다시금 눈에서 파란 광기를 번뜩이며 주사위를 잡 았다. "당연하지! 만약 이번에도 승부에서 실패하면 나는 죽는다! 건곤일척인 셈.....!" 건곤일척(乾坤一擲)--! 바로 그러했다. 이 초췌한 몰골의 불쌍한 사내 노목삼.....! 그는 가진 재산에 딸과 아내를 모두 잃었고, 끝으로 이젠 제 스스로의 목숨을 걸고 실로 무서운 도박을 시작한 것이니 결국 이것이 바로 건곤일척이라는 말 그 자체의 어원(語源)이 었다. 달가닥..... 달각.....! 그러나 이미 이성을 잃다 싶이 한 이 사내의 악에 받친 주 사위 사위는 처음처럼 별로 오래지 않았다. 아내를 잃었을 때 벌써 스스로의 인생을 포기해버린 것일 까? "자아앗!" 투두두.....! 노목삼은 전통을 대여섯 번이나 흔들었나 싶었을 적에 벌써 자신의 목숨이 담긴 주사위를 판위에 뿌려내고 있었고, 그 순 간 여섯 개의 주사위는 삼, 육, 사, 일 등 어느새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난잡한 숫자들로 변해 하얗게 배를 드러내고 있었다. "헉..... 이, 이건.....?" "흐흐..... 정말 운이 안좋군목삼, 이건 매화도 아니고..... 목 숨까지 걸었다는 패가 고작 이런 꼴로 나타나다니.....!" 그러나 금의인은 당연하다는 듯 웃었다. 기실 그도 그럴것이 스스로의 목숨까지 도박에 걸 정도로 이성을 잃어버린 사내의 패가 당연히 좋을리 만무한 것..... "그럼 또 내 차례로군.....!"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흑의사내가 주사위를 쓸어담아 두어 번 전통을 흔든 후 다시 그것을 판위에 던져냈다. 지패(地稗)! 그러자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네 점의 일과 두 점의 오가 악마같은 끔찍한 모습을 드러내는 지패(地稗)가 나타났다. "흐흐..... 끝났군 목삼, 이래서 결국 자넨 이제 목숨까지 우 리에게 잃고 말았어." 금의인은 다시 태연자약히 조소했다. "흐흐..... 그러나 이미 말했듯 네 목숨같은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특별히 아량을 베풀어 보내주기로 하지." "..........!" 노목삼, 그러나 마침내 도박에 영혼까지 날린 사내는 더 이 상 아무런 말도 없었다. 마치 이 순간이 영겁의 나락인양 아득한 느낌으로 금의인 의 음성마저 꿈속에서 들려오는 듯한 느낌.....! 그저 피곤했다. 모든것을 차례로 다 잃어버린 지금에야 그 에게는 근 열흘 동안 거의 밤을 지새우다 싶이 하며 도박판을 벌여왔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고, 눈꺼풀이 천 근이나 되듯 무거워 지며 불처럼 화끈거렸다. 모든게 귀찮을 뿐, 이젠 그저 쉬고 싶을 따름이었다. 그것은 바로 절망이었다. * * * "..........!" 그로부터 불과 반 시진 후, 이 영혼을 잃은 사내가 선 곳은 진강을 휘어감고 흐르는 장강(長江)의 한 지류인 십이천(十二 川)의 한 높은 다리위였다. 사위를 휩쓸고 있는 음 십일 월의 차디찬 바람..... 어둠속에 잠긴 까마득한 다리밑에는 지옥의 심연같은 깊고 깊은 강물이 속절없이 출렁이며 흐르고 있었다. 문득 다시 한 줄기 싸늘한 밤바람이 그의 흐트러진 반백의 머리카락을 할퀴며 스쳐갔다. '내가 미친 것이지.....!' 동시에 노목삼은 더 이상 아무런 미련이 없다는 듯 신발을 벗고 다리 난간 위로 올라섰다. 삶에 모든 의욕을 잃은 이 사내는 지금 투신(投身)을 할 생 각인 것이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꾸욱, 하나의 큼직한 손이 뻗어와 막 뛰어내리려는 노목삼 의 어깨를 바스라지게 움켜잡으며 역시 혼을 잃은 듯한 음울한 음성이 그의 귓전을 두드린 것은.....! "잠깐 기다려라! 당신은 지금 목숨을 끊으려 하는 것인가?" "누구.....?" 순간 막 다리 아래로 몸을 던지려다 말고, 그로인해 죽을 기회까지 잃은 노목삼은 흠칫 몸을 떨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인연(因緣)치고는 참으로 기이하게도.....! 대체 언제 모습을 나타낸 것인지, 혼을 잃은 자신의 등뒤에 는 또 한 명의 혼이 타버린 한 사내가 유령처럼 희끗한 모습으 로 서 있었다. 눈처럼 흰 백의에 깊숙히 눌러쓴 죽립, 그리고 허리춤에 아 무렇게나 찔러넣은 때묻은 장검 하나.....! 바로 흑보살(黑菩薩) 왕우진(王雨震)이었다. 도박으로 혼을 잃은 사내와 연인을 죽임으로서 혼을 태워버 린 사내.....! 순간 강물에 몸을 던지려했던 노목삼은 자신도 모르게 오싹 몸을 떨었다. 지독스레 차가왔다! 하지만 본능에 의한 느낌인지 그는 이 사내로 부터 차가움 을 느끼기 전에 보다 먼저 그 후면에 숨기워진 어떤 무서운 고 독과 허무를 읽게 되었는데.....! 결국 그의 몸에서 풍겨지는 저 알 수 없는 허무가 순간적으 로 죽음까지 생각했던 그의 간담을 오그라지게 만들었던 것, 이에 노목삼은 불현듯 잠시 맑은 정신이 드는 듯한 기분으 로 왕 우진을 향했다. 웬지 무의식중에 혹시 이 사내의 불행은 자신보다 더 크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면서.....! "당신은.....?" 왕우진의 끊듯한 음성이 들렸다. "지나가던 나그네다..... 사람들은 흔히 흑보살이라 부르 지.....!" "흑보살.....!" 노목삼은 얼핏 괴상한 명호라 생각하며 곧 다시 참혹히 입 술을 깨물었다. "이대로 그냥 죽게 내버려 두시오. 살아 한 푼의 가치도 없 는 벌래만도 못한 인간이오.....!" 일순 죽립 아래로 드러난 왕우진의 붉은 입술이 싸늘히 냉 소를 머금는 듯 했다. "과연 그런 것 같군. 최소한 벌래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따 위의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음성은 여전히 황량한 무덤이 보이는 듯 허무했다. "즉, 내말은..... 스스로 자살을 하는 만큼 못난짓은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도박으로 재산을 날렸나?" 흠칫, 노목삼의 동공이 다시금 크다랗게 확대되었다. "그것을 당신이 어떻게.....?" "이상한 예감이 들어 쾌활림에서 부터 계속 뒤쫓아 왔지. 꼭 이런 짓을 할 것 같더군." 꽈악! 왕우진은 노목삼의 어깨를 더욱 바스라지게 움켜쥐고 일단 난간위로 부터 그를 끌어내렸다. "무엇을 잃은 것인가?" 이에 노목삼은 웬지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냉혹과 허무로 점철된 사내로 부터 도저히 입을 열지 않을 수 없는 어떤 불가 항력의 마력같은 힘을 느끼며 참혹한 음성으로 고개를 떨군채 대답했다. "모든것을..... 딸과 아내에 목숨까지.....!" 순간 왕우진은 웃었다. "세상에 별 한심한 인간이 다 있군. 그래서? 상대는 혹시 인혈월(人血月)의 도박장이었나?" 한심하다.....! 그러나 이 순간 노목삼은 괴상하게도 그의 질책이 차라리 위로의 말보다 듣기에 더 좋다고 느꼈다. 이에 그는 어느새 왕우진의 저 알 수 없는 허무속으로 빨려 들어 고분고분 질문에 대답하고 있었다. "그렇소. 이 진강의 도박장은 대개가 신주삼패(新州三覇), 인혈월 마문기(馬文基)의 것..... 돌이킨 즉 어리석게도 나는 말 로만 듣던 사기도박에 걸려들었던 것 같소. 세칭 매잡이라고도 부르는.....!" 신주삼패(新州三覇)! 순간 왕우진의 눈 속 깊숙히에서 파란 인광이 타올랐다. "매잡이라면.....?" "그것은 바로 도박꾼이들이 사람들을 후릴 때 써는 수법으 로, 매 사냥꾼들이 꿩을 잡을 때 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해서 기인된 말인데.....! 즉 매 사냥꾼들은 꿩을 사냥하기 전에 보통 이, 삼 일씩 자신의 매를 굶주리게 하오.....! 그런후 떠나기 전 에 꿩의 피를 묻힌 살구씨를 매에게 주는데, 그리되면 굶주린 매는 앞뒤 가리지 않고 그것을 삼키게 되는 것이지.....!" 노목삼은 참혹히 말을 계속 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먹을게 아니므로 그것은 목에 걸리게 되 고, 매는 곧 삼켰던 살구씨와 함께 뱃속의 신물까지 모조리 토 해내게 되오. 또 그때 사냥꾼이 매를 풀어놓게 되면 신물까지 토해낸 심한 공복에다 꿩의 피맛에 화가 난 매는 앞뒤 가리지 않고 보이는 대로 무차별 마구 사방의 꿩을 공격해 떨어뜨리는 법이외다.....!" 왕우진은 가볍게 냉소지었다. "하다면 그런 경우 매란 당신같은 사람이 되겠군. 또한 도 박장은 바로 사냥꾼이 되겠고!" 노목삼은 입술을 짓씹었다. "그렇소..... 놈들은 처음부터 내가 이 진강의 한 토호로서 제법 재산이 있음을 알고 이규(李圭)라는 한 전문가를 접근시 켜 처음 얼마간은 금전을 따도록 해주었던 것 같았소..... 도박 에 흥미를 가지게끔.....!" "그건 얼마간 매를 굶주리게 하는 것과 같은 셈인가?" "대충..... 그러나 나는 전혀 그런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아주 운이 좋은 줄로만 알았지.....!" 왕우진은 싸늘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군. 처음에는 그렇게 조금씩 돈을 잃어주고 결정적인 순간에 가서 무섭게 큰 한 판을 벌이도록 유도를 한다?" 순간 노목삼의 주름진 눈가에 한 줄기 뜨거운 눈물이 주르 르 흘러내렸다. "그랬었소. 그때까지 딴 돈 이상에 달하는.....! 결국 그것은 살구씨에 해당하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때까지 계속 따기만 했던 나는 아주 배포가 커져 호탕히 그에 응하게 되었 고..... 바로 살구씨를 삼킨 것이지. 그러나 그때부터 걸려든 나 는 매가 뱃속의 신물을 토해내듯 모든 것을 잃기 시작했고 사 기임을 알았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어있었던 것이외다. 본전을 찾고자 혈안이 되어 보이는게 없었을 정도 로.....!" 왕우진은 피식 다시 웃었다. "알만하군. 마침내 사냥꾼이 화난 매를 풀어놓은 꼴,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닥치는데로 있는데로 지닌 것을 도박에 쓸어넣 었고 결국 죽음을 생각할 지경까지 온 것!" 노목삼은 전신을 떨었다. "하늘을 볼 면목이 없소..... 말로는 수태 들었지만 설마 내 가 이런 최후를 맞게 될줄은..... 최소한 금전을 잃었을 때 일어 서기만 했어도 이런 꼴은 면할 수 있었을 터인데 까짓 재산 이 뭐라고 딸과 아내까지.....!" "하하.....!" 왕우진은 무미건조하게 웃었다. "그렇기에 도박을 인생을 망치게 하는 것이라 부르는 것이 지! 설마 내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겠어, 할 때는 벌써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럴 뿐더러 설령 형제지간이라 할지라도 그 무서운 마물(魔物)은 의(義)를 상하게 하고 종내에는 사람의 정 신까지 갉아먹어 죽음의 구렁텅이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니.....!" 이어 왕우진은 한 동안 침묵을 지킨 후 다시 무겁게 입을 열었다. "어쨌건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한 마디로 어처구니 없 고도 주제넘은 꼴일 뿐이지만.....! 하나 묻겠는데, 만약 당신에 게 재기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다시 도박에 손을 댈텐가?" 재기의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노목삼에게는 꿈같은 소리일 뿐, 그는 눈물과 콧물 을 함께 흘렸다. "설마..... 만약 정말 그런 기회만 있다면 나는 손을 자를 작 정이오. 두 번 다시 그런 따위의 몹씁짓을 않게.....!" 손을 자르겠다! 순간 왕우진의 눈이 죽립속에서 끔찍할 정도의 시퍼런 불줄 기를 뿜어냈다. "좋아. 정말 그 정도의 각오라면.....! 당신은 게중에 운이 좋 군. 내가 잃은 아내와 딸을 찾아주겠다!" 깜짝, 순간 노목삼의 몸이 진저리를 일으켰다. "당신이.....? 그건 왜.....!?" 왕우진의 눈이 푸시시 더더욱 불같은 신광을 흩뿌렸다. "후후..... 내게는반드시 그들과 도박을 해야만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 하나 대개 그런 자들은 수상해 보이는 뜨내기 와는 큰 판을 벌이려 하지않으니..... 까닭은 그뿐이다. 가자!" 이어 그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는 듯 훌쩍 등을 돌려 노목삼이 죽음을 생각한 어둠을 뒤로하고 저만치 따스한 불빛 이 보이는 거리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넓직한 그의 어깨, 순간 노목삼은 그의 뒷 모습이 흡사 신 (神)의 것처럼 느껴져 어느새 주춤주춤 왕우진을 따르기 시작 했다. 죽음의 절망속에서 한 가닥 지푸라기를 잡은 사람인양 다시 금 생명이 있는 불빛쪽으로.....! |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즐~~~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즐감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즐독 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노목삼과 흑보살 신주삼패 쌈~~~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보고 있습니다~~~
즐독이랍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