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NBA | 손대범의 NBA 따라잡기 - 감독? 다 바꿔!

출처 : 점프볼 요즘 회전목마라는 드라마를 자주 본다.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사고와 사건만을 모두 모아 놓은 듯한 우울하기 짝이 없는 드라마이지만 뭐든 하나에 빠지면 종영할 때까지는 꼭 보는 한심한 TV매니아이기에 어느새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된 듯 하다. 그렇지만 최근 NBA에서 되풀이되는 기막힌 사건과 비교해보면 이 드라마는 아무 것도 아니다. 뭐 결국에는 모두가 행복하게 짝짝꿍 하며 잘 살겠지. 언제 그랬냐는 듯 모든 시련 다 극복하고 말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현상은 기가 막히면서도 전혀 앞을 예측할 수가 없다. 바로 감독들의 계속된 물갈이가 그것이다. 감독들의 사퇴와 갈등은 매 시즌 계속 되어왔다. 그러나 최근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난 적은 없었다. 마치 유행이라도 되어버린 것 같다. 2002~03시즌 종료 이후 무려 17팀이 감독을 교체했다. 그리고 더 기가 막힌 것은 이중 동부 팀이 무려 14개 팀이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원인은 성적 부진. 그러나 전적으로 성적 부진만을 이유로 해고 된 감독은 그리 많지 않으며 성적 부진 속에서도 많은 갈등이 숨어있었다.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감독이 봉이냐! 감독에 앞서 해고되어야 할 단장도 많다!) ▷ 장수하고 싶다면 GM에게 충성하라 현재 동부 최장수 감독은 애틀란타의 테리 스캇으로서 그가 이 팀을 지휘한 것은 아직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솔직히 이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최근 보스턴 셀틱스에서 해고된 짐 오브라이언 감독은 대니 에인지와의 갈등으로 인해 물러난 대표적 케이스다. 에인지는 기자 회견에서 “둘 간의 스타일과 의견이 맞지 않아 결국 오브라이언이 물러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기자들과 칼럼니스트들은 그가 말한 것 이상으로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2003년 플레이오프 도중 친정 팀에 합류한 에인지는 “보스턴에게 17번째 타이틀을 안겨주기 위해 다시 팀을 만들어갈 계획”이라 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왕년의 셀틱스처럼 장수하는 강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그러기 위해 단행한 몇 가지 트레이드는 짐 오브라이언 감독과 충돌을 빚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개막에 앞서 앤트완 워커를 트레이드 했다. 주위에 따르면 에인지는 해설위원 시절부터 앤트완 워커의 플레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가 부임하자마자 트레이드 루머가 더 잦아졌는데 결국 개막을 앞두고 돌연 트레이드 되어 많은 이들을 놀래 켰다. 두 번째 트레이드로 그는 시즌 중에 에릭 윌리암스와 토니 버티, 키드릭 브라운을 클리블랜드로 보내고 리키 데이비스와 크리스 밈을 영입하였다. 충돌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윌리암스와 버티는 오브라이언이 가장 총애하던 선수였다. 외곽과 수비가 좋은 윌리암스는 보스턴에서 크진 않지만 빼놓을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하던 선수였고 버티 역시 튀지는 않지만 연봉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준수한 선수였다. 오브라이언은 이 트레이드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전해듣지 못했고 자신의 철학이 무시당한 것에 대해 분개했다고 한다. 감독과 GM의 스타일은 별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에인지는 자신의 철학을 고집했고 여기에 반대한 오브라이언 감독과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에인지도 감독 출신이기에 트레이드가 잦은 상황에서 오브라이언 감독의 처지를 이해할 법도 한데 이게 잘 안되었다는 것이다. (만약 협조가 좋았다면 기자들이 싸잡아 에인지를 비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차라리 네가 감독해라’라는 비아냥도 없었을 것이다) 비록 에인지는 “나도 감독 출신이기에 그의 설움은 이해한다”라 말했지만 그 설움을 주고 철학을 밀어붙인 장본인은 에인지가 아니던가. 트레이드는 오프시즌 중에 이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그는 오프시즌 중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로부터 혹평을 들어야 했다. 게다가 “나는 3점만 던지는 농구를 싫어한다”고 했지만 따지고 보면 보스턴이 최근 그나마 5할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이어리 웰시, 마이크 제임스, 마커스 뱅크스 등이 경기당 10개에 가까운 3점슛을 던져준 덕분이었다. 물론 외곽포가 질적으로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보스턴은 강호들에게 약하고 수비는 더 무뎌졌다는 평이다. 오브라이언의 심기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GM이 좀 더 아량을 베풀어 의견을 조율했다면 어떨까 싶다만 어차피 권력은 GM이 쥐고 있는 법. “샐러리캡을 잘 조율해가며 오브라이언이 생각하고 있던 미래보다 훨씬 더 먼 미래를 생각 중”이라던 에인지가 이끄는 新보스턴 왕조의 운명이 어떻게 변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밖에 GM과의 갈등, 혹은 밑 보여서 퇴출 된 감독으로는 릭 칼라일을 들 수 있다. 그는 팀의 부회장이자 실질적 권력을 갖고 있던 조 두마스와 갈등을 빚어 2002-03시즌 종료 후 돌연 해고당했는데 지금 그 자리는 래리 브라운이 꿰차고 있다. 또 인디애나의 래리 버드 역시 취임과 동시에 아이재아 토마스를 감독 자리에서 내몰고 친분이 두터웠던 칼라일을 영입했다. 지금 칼라일이 <올해의 감독>상의 유력한 후보이며 인디애나가 NBA 파이널에 올라갈 강팀이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이 선택은 옳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여름에 있었던 두 차례의 돌연 해고는 팬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해고 당시 “비즈니스를 그렇게 하다니 무척 실망스럽다”며 갑작스러운(그러나 어느 정도 예감은 했던) 해고 통보에 화내던 토마스는 지난 1월 뉴욕의 GM으로 올라선 후 비슷한 방식으로 돈 체이니 감독을 해고, 구설수에 올랐다. (물론 체이니는 짤려야 마땅할 정도로 성적이 부진했다) 이처럼 동부 컨퍼런스 GM들의 감독 바꾸기는 하나의 경향처럼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것은 서부 컨퍼런스에 계속해서 밀리는 한, 그리고 GM들의 입맛에 맞는 리빌딩이 계속 되는 한 몇 번이고 반복될 것이다. < 감독 vs GM list > 디트로이트 : 릭 칼라일 -> 래리 브라운 인디애나 : 아이재아 토마스 -> 릭 칼라일 뉴욕 : 돈 체이니 -> 레니 윌킨스 보스턴 : 짐 오브라이언 -> 존 캐롤 ▷ 선수에게 잘 보여라 뉴저지 네츠가 바이런 스캇 감독을 해고했을 때 언론은 어김없이 폴 웨스트헤드의 이름을 거론했다. 현재 올랜도 매직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활동 중인 그는 슈퍼스타와의 갈등으로 구단에게 버림받은 대표적 인물로 기억된다. 그러나 유일한 인물은 아니었다. 돈 넬슨, 댈 해리스, 커트 램비스 등 스타들에게 골탕 먹은 감독들은 많다. 그러나 감독의 권위가 선수 몇 명에 의해 망가지고 운명이 좌우된다는 소식은 여전히 씁쓸한 것이 사실이다. 네츠의 스캇은 팀을 2년 연속 결승전에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제이슨 키드, 케년 마틴 등에 의해 자주 비난을 받아왔다. 키드는 파이널 기간 중에도 스캇 감독의 전술에 불만을 터뜨렸고 심지어 “스캇이 있는 한 뉴저지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루머까지 나돌아 팀의 부회장이 나서서 사태를 수습하는 일도 있었다. 때문에 스캇의 해고는 시간 문제라는 말도 나돌았다. 래리 브라운이 “좀 쉬고 싶다”며 필라델피아 76ers의 지휘봉을 놓게 된데는 알렌 아이버슨이 있었음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 올랜도 감독이었던 닥 리버스는 선수와 GM 모두와 갈등을 빚었다. 그는 트레이시 맥그레디와 의견조율에 종종 실패해왔는데 올 시즌 충격의 19연패를 겪으면서 그 벽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2002~03시즌 종료 후 마이클 조던과 함께 NBA를 떠난 덕 칼린스는 강압적인 방식으로 유명한 감독이었다. 이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중반, 시카고와 디트로이트에서 효과를 보면서 ‘리빌딩 전문가’라는 말까지 들었는데 밀레니엄 시대에 칼린스의 정책은 어린 선수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던 모양. 결국 조던의 마지막 홈 경기가 있는 날까지도 언론에서는 칼린스와 어린 선수들, 그리고 조던간의 갈등을 보도했다. 선수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슈퍼스타들과의 갈등과 그로 인해 여러 차례 골탕먹어 급기야 그들을 모두 트레이드 시켜버린 조지 칼, 前밀워키 감독도 2003년, 스타와의 갈등으로 팀을 떠난 케이스다. 마지막으로 빌 카트라이트는 성적 부진으로 인해 팀을 떠났지만 그 뒤에서는 에디 로빈슨, 에디 커리, 저말 크로포드 등 많은 어린 선수들과 출장시간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 선수 vs 감독 > 워싱턴 : 덕 칼린스 -> 에디 조던 밀워키 : 조지 칼 -> 테리 포터 필라델피아 : 래리 브라운 -> 랜디 에이어스 시카고 : 빌 카트라이트 -> 스캇 스카일스 올랜도 : 닥 리버스 -> 죠니 데이비스 뉴저지 : 바이런 스캇 -> 로런스 프랭크 < 그외 > 클리블랜드 : 존 루카스 -> 폴 사일러스 (성적 부진) 휴스턴 : 루디 탐자노비치 -> 제프 반 건디 (자진 사퇴) LA 클리퍼스 : 데니스 존슨 -> 마이크 던레비 (성적 부진) 마이애미 : 팻 라일리 -> 스탠 반 건디 (자진 사퇴) 뉴올리언즈 : 폴 사일러스 -> 팀 플로이드 (성적 부진) 토론토 : 레니 윌킨스 -> 케빈 오닐 (성적 부진) 피닉스 : 프랭크 존슨 -> 마이크 디안토니 (성적 부진) ▷ 해고는 끝나지 않았다 애틀란타는 시즌 종료 후 테리 스캇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대니 에인지(보스턴) 역시 존 캐롤에게 유효기간을 2003-04시즌 플레이오프까지라 못박아둔 상황이다. 미네소타의 플립 썬더스는 이번에도 1라운드에서 탈락할 경우 해고될 것으로 보이며, 지금 멤버가 지난 7년간 최고의 멤버라는 것을 감안해보면 해고되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1라운드에서 LA 레이커스를 만난다해도 말이다. 한편 포틀랜드의 모리스 칙스 감독도 외줄 타기를 하는 심정일 것이다. 이번 시즌 성과에 따라 계약 연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는 라쉬드 월라스를 총애하는 반면, 구단주와 존 내쉬 GM은 월라스를 버리고 싶어 안달이라도 난 것처럼 보인다. 이 문제를 놓고 갈등이 생겼다면 칙스의 자리는 오래 가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월라스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활발하게(?)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Good Guy로서 명성이 높고 리그 주변에 그를 원하는 팀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PO 성적과 관계없이 좀 더 오래 포틀랜드에서 감독 생활을 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2004-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