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타란토여행1 - 칼라브리아에서 조선인 마을 알비, 카탄자로에 가다!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 남부의 끝 발가락에 해당하는 레조 디 칼라브리아
의 호텔에서 일어나서는 어제 체크인 때 받은
쿠폰 을 들고 호텔 Abacus Hotel 을 나가 이웃 카페로 들어선다.

거기 카페에서는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이탈리아 미녀가
가져다 주는걸 보니 애겨? "빵 하나에 키푸치노 커피" 한잔이 전부이네?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걸 아침이랍시고 먹고 어찌 하루 근무를 시작하는지 궁금한데....
이 카페는 트라파니의 카페 와 약속이라도 한 듯 너무나도 유사하네!

우리 호텔은 주인이 출근하지 않은지라 방열쇠를 던져놓고 문을 닫고 배낭을 메고 나왔으니
이제 바로 걸어서 코앞에 있는 기차역으로 가서는 열차에 오른다.

7시 50분에 출발한 열차는 메시나 해협을 끼고 북쪽으로 올라가는 데.....
시간만 있었으면 이 도시 레조 디 칼라브리아 인근 에 있는 마을들을 둘러 보는건데 아쉽네?

인근에 스틸로 Stilo 는 11세기에 세워진 비잔틴풍 수도원인 카톨리카 Catollica 유명하고
오리올로 Oriolo 는 코센차 Cosenza 근처 마을로 노르만 양식의 고성 이 볼만하단다.

기차는 혼자서 가방을 던져놓고 넓게 앉아 가는 얼굴 두꺼운
여자 때문에 복잡한데 빌라 산 지오반니 를 지나
왼쪽으로 메시나시를 바라보면서 푸른 바다를 끼고 계속 달려서는....


출발한지 1시간 30분만인 9시 20분경에 교통의 요충지로 장화 처럼 생긴 이탈리아에서
발 등에 해당하는 라메치아 테르메 Lamezia Terme Centrale 역 에 도착한다.
우린 멀리 타란토 Taranto 로 가기 위해 우선은 카탄자로Catanzaro 로 가야하니...
여기 역전에서 버스 BUS 로 환승해야 하기에 기차역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아도 영어도 서툴뿐더러 카탄자로 가는 버스 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아는 사람이 없으니 거참 난감하네....

생각다 못해 다시 기차역 안으로 들어가 창구에서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이런??? 모니터를 가리키며 카탄자로 리도 가는 기차가 있단다!

기차는 모두 합해 1량에 불과한데 거기 칸을 나누어 1, 2등칸으로 분리한게 놀랍네?
그럼 1량짜리 기차를 여기서는 버스 BUS 라고 부르는 걸까?

컴퓨터에서 BUS 란 말은 정보가 전달되는 통로로 "직사각형" 을 의미하기는 한다만....
아님 요즘은 버스가 없고 1량짜리 기차가 다니는 것일러나?

독일판 인터넷 기차시간표 예약 사이트에서는 분명히 BUS 를 환승한다고
나와 있는데 현지에서는 이런 경우를 당하니 그참 혼란스럽네?

1량 짜리는 기차는 깊은 산지를 지나는지 터널을 몇 개나 지난 다음에 이윽고
들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완만한 구릉지대를 달리는 데.....

생각해 보노라니 이 근처 어디에 산 조르조 알바네제
San Giorgio Albanese 라는 마을이 있다고 들은게 기억이 나네?

그러니까 15세기에 알바니아인 들은 서진해온 침략자 이슬람 오스만 터키 의
대군을 맞아 몇차례나 유격전을 펼쳐서는 기적적으로 나라를 지켜내었다.

1,468년 1월 지도자 스칸데르베그 왕 이 사망하고 나서도 베네치아인들의 지휘로
방어전을 계속하는데... 베네치아는 예전에 트로이로 원정 가는
그리스 선단의 집결지였던 그리스 아테네 북쪽 네그로폰테를 사수하는 중이었다!

네그로폰테 는 1,204년 제4차 십자군 당시 비잔틴 제국을 침략해 베네치아가 획득한 영토로
갤리선 120척을 포함해 250척에 이르는 12만의 오스만 터키 대군을 격퇴하기도 한다.

하지만 1,470년 6월에 이르러 10만에 달하는 터키 대군의 육상 총공격 앞에
베네치아는 260년 이상을 지켜온 콘스탄티노플 가는 항로의 무역 거점 네그로폰테를 잃는다.

1,474년에 다시 터키 기병은 북쪽으로 프리울리를 공격하고, 터키 보병 8만은 남쪽으로
알바니아의 스쿠타리 를 공격해오니 베네치아인 안드레아 로레단의 지휘로 격퇴하다.

하지만 베네치아는 수십년 전쟁에 지치니... 마침내 1,479년 1월 25일 휴전을 제의하여
네그로폰테, 펠로폰네소스, 스쿠타리를 오스만 터키에 양도하고!

굴복을 거부한 알바니아 주민들은 이탈리아땅 풀리아와 칼라브리아로 집단이주를 시키니...
여기 알바네제 마을 에도 전사 500명과 그 가족들이 이주하였다고 한다.

알바니아 인들이 정착한 마을은 여러 곳인데 시칠리아 섬 중부에 있는
팔라죠 아드리아노 마을 이 있으니 바로 영화 “ 시네마 천국”의 촬영지 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드디어 기차는 카탄자로 Catanzaro 역 에
서는데 내릴려고 보니 이런?
잠시 마을을 보고 기차나 버스가 없으면 택시로 카탄자로 리도로 가려고 했더니!

세상에나? 여긴 마을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인적이라고는 전혀 없는 한적한
구릉지대라! 그러고 보니 저만치 산에서 내려오고 있는 버스 가 보인다?

내가 이 마을 카탄자로를 잠시라도 보려는 것은 이 마을에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면
거기에 조선인의 후예가 세운 마을 “알비”가 있으니,
꼬레아 마을 Corea 알비 Albi 는 Catanzaro 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걸린다고 한다.

카탄자로에서 40분을 달리면 시라고원에 접어드는데 산길을 1시간 정도 더 가면...
칼리브리아 지방으로 알비 Albi 와 타베르나 Taverna 마을이 있으니
알비 마을에는 80명 가량의 코레아 Corea 씨가
살고 있어 옛날 안토니오 코레아의 후손 이 아닌가 생각된다.

1,680년에 루벤스 가 그린 한복 입은 남자 A Man in Korean Costume 는 1.983년
영국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최고가인 6억 5천만원에 미국 LA 폴 게티 미술관에 팔렸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납치된 10만여명의 조선인 중에 나가사키 노예시장에서
포르투갈령이었던 마카오로 팔려간 조선인 들이 있었는 데....

( 10만명의 조선인 포로 중에 후일 사명당 대사와 쇄환사등 3차례에 걸쳐 1만명 가량은
되찾아 왔고 나머지 9만명 중에 마카오등 국제 노예시장에 팔려간 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학자와 도공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농노로 비참하게 부림을 받다가 결국에는 일본의 하층민 으로 흡수되었다! )

마침 세계일주 여행중 마카오에 들런 메디치가의 집사 피렌체의
상인 카르레티 가 마카오에서 조선 소년 다섯 명을
헐값으로 사서는 인도의 포르투갈 식민도시인 고아로 데리고 간다.

함께 여행중이던 아버지가 고아에서 죽는 바람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네명은
풀어주고 한명만을 피렌체로 데려왔는데....
이 아이가 훗날 서양 "꼬레아성(姓)" 의 시조 "안토니오 코레아" 이다.

이탈리아 남부 알비 마을 은 안토니오 코레아가 정착한 곳으로 22가구 80여 명이
“코레아”라는 성씨라고 하는 데....
오세영은 안토니오 코레아를 주인공으로 소설“베니스의 개성상인“ 을 썼다.

시칠리아 섬 지역에 꼴레오네시 Corleone 도 안토니오 후손들이 정착한 마을이라는 데.....
꼴레오네시 Corleone 는 마피아의 대부 돈 비토 코레오네 (말론 브란도 분) 의 고향이다!

88올림픽 당시 코레오네(꼴레오네) 시장과 시의원들이
할아버지 나라라고 서울을 방문하였으며......
1990년 11월에는 여기 알비 마을 주민들도 서울에 초청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재 국장 인가 누군가가 이 두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여기 카탄자로 시의 전화 번호부에도 코레아씨는 10여명이 넘게 등재되어 있다고 하네?

카탄자로를 출발한 기차는 들꽃이 널린 구릉지대를 달리다가 강을 건너는 데....
강변에는 수십마리의 소들이 물을 마시며 놀고 있는 모습이 참 한가롭네?

카탄자로 역을 떠난 1량짜리 기차는 테르지메 역을 출발한지 1시간만에
기차의 종점인 카탄자로 리도역 에 도착한다.

시간이 좀 있어 시가지를 둘러보는 데......
카탄자로가 내륙에 있는데 비해
바닷가에 새로 건설한 기차역이 카탄자로 리도 Catanzaro Rido 라!


마을은 야자수등 나무가 우거지고 도로변에는 붉은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어 화사한데
근처에 해변과 해수욕장 이 있어 풍요로운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여기 FC 카탄자로 는 이탈리아 축구 세리에 B에서 우승하기도 했다던가?
역에서 기차를 타는데 발 바닥 용천에
해당하는 타란토 Taranto 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시바리 로 가야한다.

기차가 출발하니 오른쪽으로 발바닥에 해당하는 남부 해안선이 나타나는 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이탈리아 남부 해안선은 조용하면서도 한가롭네?

숲과 모래사장이 길게 뻗은 해수욕장이 번갈아 나타나더니.....
기차는 카탄자로 리도를 출발한지 2시간만에 시바리 Sibari 역에 도착한다.

이 도시 시바리는 고대에 그리스인들이 식민한 도시로 사치와 방탕 이 심했다고 한다.
해서 BC 530년경에 서쪽에 이웃해 있는 그리스계 도시로
한때 남부 이탈리아 그리스계 도시들의 리더였던
의술로 이름난 도시 국가 크로톤 의 말론 에 의해 점령되었다고 전한다.

도시국가의 성쇠는 무상한 것이라, 크로톤은 이윽고 쇠퇴하여
그리스 맹주의 자리를 타란툼 에 넘겨주고
그 타란툼도 무모하게 로마와 전쟁을 벌여 패하니.....
이탈리아 남부 그리스계 도시 들은 결국에는 로마의 지배 하에 들어갔던 것이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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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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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여긴 이탈리아 남부 발바닥에 해단하는 지역인지라.....
한국인들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