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스파르타쿠스의 후배들.....이라고 봐야겠는데.
유명한 동명 드라마에서 적나라하게 묘사되듯, 운 나쁜 스파르타쿠스야 보조병으로서 학대만 받고
대가는 못 받았으며, 로마나 이탈리아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기껏 검투사 노예 뿐이었지만
그보다 한 사백 년 후인 후기 로마 시대엔 사정이 상당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 시대엔 "트라키아놈"자체가 욕이었지만, 이 시기엔 그냥 로마의 평범한 여러 지역 중 하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사백 년 세월은 많은 걸 바꿔놓기 충분한 시기긴 하네요.
다음은 구체적인 사례들입니다.
아퀼레이아에 소재한 3세기 후반 제11클라우디아 군단의 백인대장 발레리우스 아울레켄티우스는, 성이 암시하는 대로 트라키아인이었던 걸로 확인됩니다.
도나우 변경 지대 동부 구역을 구성했던 로마령 모이시아 속주들은 옛 트라키아 영역 위에 설치되어 있었고, 제11클라우디아 군단은 이탈리아의 아퀼레이아에 분견대를 뒀는데 그 분견대에는 트라키아인들(물론 전원 로마 시민)로만 구성된 강력한 또 다른 지대가 있었습니다.
그 중 아우렐리우스 디조란 사람이 막시미아누스의 아프리카 원정에서 전사했는데, 그가 속한 벡실라티오가 AD 299년 아퀼레이아로 복귀했을 때 그를 위한 기념비를 따로 세웠던 것이 확인 됩니다.
특이한 건 묘비에서 ‘동료 시민들’(트라키아 동향인들을 뜻함)과 ‘동료 군인들’(비트라키아인 군단병 전우들)이 따로이 언급되어 있다는 것.
한편 제11클라우디아 군단의 또 다른 트라키아인 디조가 있었는데, 그를 위해 전우들이 세워준 기념비는 아퀼레이아에서 서쪽으로 약 48km 떨어진 주둔지 도시 콘코르디아에 세워졌고 물론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그래서 저 같은 사람도 대충 검색질로 알아볼 수가 있는 거고.....;)
하기야 뭐 알렉산데르 세베루스 다음에 황제가 된 막시미누스 트락쿠스도 트라키아 출신이었으니....
거참 스파르타쿠스가 그렇게 트라키아 야만족이라고 온갖 멸시를 다 받고 있었는데,
이 시기는 뭐 트라키아, 하면 당대 로마인에겐 지금 우리가 지방 어느 소도시 지역 언급하는 그런 정도의 감흥 밖엔 못 주는
곳이 되어 있는 걸 보니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하기야 정복해서 통합한지 사백 년이 넘었으니 그럴만도 합니다만;
또한 어떤 이야기에선 막시미누스 트락쿠스가 완전 야만인 무식쟁이 신병훈련소 교관쯤으로 나오고 저도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만, 여러 자료를 보니까 그렇게까진 아니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지만 이 사람은 셉티미우스 황제 밑에서 제국 동부 지역에서 군단장과 대대장, 군단 참모 등을 여러 차례 역임했었는데, 당시에 그럭저럭 무난하게 직책을 잘 수행했었네요. 생각보다 군생활 성실하게 아주 잘한 사람이었습니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그당시 속주민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무어라 생각했을까요? 당연히 로마인으로만 생각했을까요 아니면 트라키아인 로마인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로마인이면서 트라키아 향우회 소속? 정도 아니었을까요 ^^
나폴레옹 이후의 코르시카를 보면 나름 비슷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자기동네 사람이 로마황제까지 하던 시기니 상당한 자부심과 함께 로마인이라고 생각했을것 같습니다.
유대도 유대인 출신 로마황제가 나왔다면 로마에 동화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종교문제로 힘들려나.......)
@가난탈출 유대계 황제도 있었어요. 미카일 랑가베.....
유명한 사람은 벨리사리우스가 있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