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들에게 올시즌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가 누구인지 물어보면 두 선수의 이름이 나온다. 바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페데리코 발베르데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부터 포텐이 터졌고 비닐신이라는 애칭까지 붙으며 레알 마드리드 왼쪽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선수로 자리메김 했다.
그러나 비니시우스 못지않게 발베르데 역시 대단히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시즌이 거듭되고 출장 기회가 많아지면서 꾸준히 스탭업 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우측 윙어로까지 나오며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멀티자원으로까지 인정받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이번시즌에는 아직 리그를 1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음에도 득점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있고 이 기세는 곧장 떨어질 것 같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레알마드리드 경기를 보면 비니시우스는 눈에띄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지만 발베르데는 비니시우스보다는 주목도가 덜 한 상황에서 에이스라는 칭호를 받고있다.
과연 레알 마드리드는 발베르데를 어떻게 활용하고있고, 그 과정에서 어떤 활약을 보이길래 에이스라는 소리를 듣고있는지 최근 3경기(세비야, 바르셀로나, 지로나)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선 발베르데는 중앙미드필더지만 오른쪽윙어도 가능한 선수로 발전했다. 올시즌도 중앙미드필더보단 윙어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우리가 아는 보통의 윙어역할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먼저 세경기 모두 공통점으로 나오는 모습은 오른쪽 윙어지만 중앙 지향적인 형태를 취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왼쪽에서부터 세비야, 바르셀로나, 지로나전 평균 포지셔닝이다.
특히 세비야전은 하프스페이스에 거의 위치하면서 중앙지향적인 형태를 많이 보였고 실제 경기를 보더라도 오른쪽 윙어의 움직임을 보여주진 않았다.
히트맵을 보더라도 윙어보다는 메짤라로 보는게 더 적합하다 할 정도라고 하프스페이스에 많이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레알 마드리드는 발베르데는 중앙으로 많이 들어오게 하면서 제로톱같은 포지셔닝을 가져가기도 하고, 비어있는 오른쪽 윙을 풀백인 카르바할이나 실제 중앙 공격수로 나온 호드리구, 혹은 때에따라 모드리치까지 가담하면서 포지션 유동성이 매우 많은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런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이유는 모드리치의 노쇠화와 연관이 있다. 요즘 레알마드리드 경기에서 자주 보이는 패턴이 모드리치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3톱이 최전방에서 압박을하고 모드리치를 비롯한 미드필더들은 라인을 조정하며 수비를 해야한다.
하지만 모드리치의 나이를 고려해봤을때, 많은 활동량으로 공수가담을 시키기엔 무리가 있어서 최대한 후방보다는 전방에서 공수를 해결하게 만들고있다.
그 과정에서 모드리치가 비어있는 중앙공간에 발베르데을 위치시키고 빈공간이 없게 만들어줌과 동시에 빌드업에 많이 가담시키고 있다.
그리고 발베르데가 올라간 오른쪽은 앞서 말한 카르바할이 대체적으로 공간을 메우는 아주 기형적인 포메이션을 형성한다.
이것은 모드리치의 기동력 저하를 보완하고, 레알마드리드의 오른쪽 윙포워드의 부재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안첼로티 감독의 전술선택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베르데의 가교역할이 빛을 보고 있는 중이다.
모드리치의 득점장면을 살펴보면 발베르데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윙어는 이런 상황에서 박스안으로 침투하면서 최대한 골을 노리는 움직임을 가져간다.
하지만 발베르데는 모드리치가 올라간 공간을 메우며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가고 있었고 화면에 잡히지 않을만큼 스프린트를 한다거나 빠른 공격 가담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세비야 수비는 발베르데가 시야에서 벗어나있다보니 비니시우스에게 집중하게 됐고 모드리치는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으면서 박스침투 후 득점까지 연결 시킬 수 있었다.
물론 이 장면은 비니시우스의 태클성공과 수비수를 최대한 끌어들이며 공간을 만들기 위한 침착성, 모드리치의 침투가 돋보이는 장면이었지만 발베르데가 공격가담을 하지 않아 세비야 수비수의 마크맨 혼선을 준 부분은 어느정도 존재한다.
또한 발베르데 득점장면을 보면 과감한 침투보다는 볼을 받기 편한 위치에서 받았다. 측면 침투를 통해 수비 뒷공간을 노리거나 혹은 모드리치의 창의적인 패스를 통한 득점찬스를 노릴 수 있었지만 발베르데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선 볼을 받자마자 투터치만에 슈팅까지 이어졌고 골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장면은 바르셀로나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는것을 볼 수 있다.
본인이 침투하기보다는 박스밖에 치우쳐져있고 컷백을 받기 편한 위치에 있다. 앞선 선수들이 수비를 교란하기위해 과감한 침투를 보였고 그로인해 바르셀로나 수비라인이 후퇴해 발베르데가 공을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졌다. 그리고 수비라인이 많이 밀려있다보니 슈팅공간이 생겼고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시도, 골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발베르데의 골을 보면 박스 밖 중거리 골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평균 xG값이 1.8임에도 불구하고 6골이나 넣은것은 바로 발베르데의 중거리 슛 능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위 지표는 발베르데의 슈팅 존이다. 우측 윙어로 나왔기에 오른쪽에 주로 슈팅존이 형성되었지만 박스 밖에서의 슈팅과 박스안에서의 슈팅갯수가 거의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박스안보다 박스밖에서 골이 더 많이 나온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그만큼 발베르데가 중거리슛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실제 통계 사이트인 Fbfef의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 슈팅 위치가 23m인것을 가늠해보면, 슈팅할 때, 침투보다는 박스 밖에서 받아 차는것을 선호하고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유효슛도 50%가 넘고 골전환율 역시 중거리슛이 많음에도 23%나 되는것은 발베르데의 슈팅 정확도가 아주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가운데에 많이 머무르다보니 공간이 양쪽으로 열리게 되고 패스길 또한 찾기에 용이해진다. 발베르데가 패스와 킥이 좋은 선수기 때문에 슈팅과 패스 두가지 선택이 가능해지고 가진 무기가 많은 것을 이용해 상대를 교란하기도 한다.
수비위치역시 특이하다.
수비시에는 카르바할이 오른쪽 스토퍼처럼 내려가고 발베르데가 윙백으로 위치하면서 5백을 형성한다. 이러한 이유는 중앙에 모드리치, 크로스의 기동력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추아메니, 카마빙가같은 선수들이 있긴하지만 아직 앞선 두 선수의 출전 비중이 더 높기도하고, 모드리치의 노쇠화로 수비가담까지 시키며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기엔 무리가 있어 공격가담에 많은 비중을 두고있다.
그러다보니 중원에서 강한 압박을 시도하기엔 무리가 있고 존디펜스 형식의 수비라인을 갖추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현대축구의 핵심인 하프스페이스를 커버하기 위해 이런 기형적인 형택의 수비전술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경기에서 공통점으로 나온 부분이 두가지가 있다.
우선 발베르데는 스프린트를 많이 하지 않는다. 경기를 보면 발베르데는 가벼운 러닝으로 대부분 경기장을 활보하는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발베르데의 체력관리를 위한 것이다. 메짤라도, 전천후(박투박)도, 윙어도아닌 세가지 롤의 교집합쯤 되는 롤을 수행하다보니 체력소모가 많을 수 밖에 없고 경기장 내에서 최대한 아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발베르데의 스프린트는 자주 볼 수 없고, 대부분 비어있는 공간 커버내지 적재적소의 위치에 존재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모든경기에서 공통점으로 들어나는 부분은 발베르데가 상대 수비가 마크하기 굉장히 애매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른쪽 윙어로 나오기때문에 상대는 왼쪽 풀백이 마크를 해야하지만 중앙으로 좁혀있고 침투를 하거나 박스안 공격가담이 많은 것도 아니다보니 마크하려 따라나가는게 매우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베르데는 대부분 공격시 프리한 상태에 놓이게 되고 특정한 마크맨이 따라 붙지 않는 상황에서 볼을 받고 패스를 뿌려주거나 슈팅을 가져가거나 여러가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찬스들이 나오는것이고 중거리 슛 골이 많은 이유도 이러한 이유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땐, 발베르데의 현재 폼은 안첼로티 감독의 오른쪽 포워드의 부재, 모드리치의 노쇠화를 전술로써 커버함과 동시에 선수의 강점을 놓치지 않고 최대한 발휘 할 수 있게끔 만들어낸 아주 기가 막힌 묘수라고 볼 수 있다.
발베르데의 현재 폼과 전술형태는 월드컵을 앞둔 한국축구팬들은 주목해야한다. 이 선수의 중거리 슛은 굉장히 강력하고 단기 토너먼트 대회에선 이런 한방있는 선수들이 늘 중요한 순간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우루과이전 반드시 발베르데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늘 예의주시하며 마크맨을 붙여야 발베르데에게 골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질거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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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봤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경기보면 확실히 애매한 포지셔닝하고 있을때가 많긴함 물론 좋은의미로
빈공간 채워주고 삼각형 만들어주면서
왜 발베한테만 중거리 슈팅찬스가 많이나지? 싶었는데 이렇게 글로 써놓으니 이제 이해가 되네요
저도 경기보고 분석하면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참... 머리가 좋은 선수인것 같습니다
안첼로티도 안뒤쳐지고 전술운용 좋은듯
그쵸 나이가 많고 경력도 오래됐는데 트랜드를 놓치지않고 전술을 잘 만드는것 같아요
크.. 잘 읽었습니다👍🏻
지난시즌만 해도 레알보단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공격포인트 생산이나 경기력이 더 좋았던거 같은데, 이번시즌부터 정반대가 된거 같더라구요. 우루과이의 지난 이란전을 봤을 때는 뭔가 되게 애매해보이고 공격보단 수비에 치중하는 느낌..
다행이라고 해야할진 모르겠는데 우루과이에서는 저 역할이 아니라서 그런것 같아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축구를 시원시원하고 쉽게하더라고요 부럽습니다...
하지만 그는…
진짜 아픈손가락,,
우리가 생각하는 그 것만 없었어도 정말 저는 찐팬 됐을듯합니다
@족자 그쵸...그건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죠
개잘하더라고요
맞아요 진짜 개잘하더라고요. 경기를 보면 볼수록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제2의 제라드가 진짜 여기 있었구나
제라드 커리어 초창기 포텐 터질때랑 위치도 비슷하네요
여기서 경기조율, 패싱력까지 장착하면 진짜 제라드처럼 크겠네요
오 제2의 제라드라는 말이 조금은 어울리는것 같네요
제라드만큼 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굉장히 유니크한 선수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당 발베 진짜 개잘함 최고ㅠㅠㅠ
감사합니다!!ㅎㅎ
이번시즌은 발베르데가 에이스인 듯
이번시즌은 발베신이죠
최근 모습은 제라드 같고 여기에 덕배 크로스까지 장착하면 ㄷㄷㄷ
오우... 그냥 축구 그자체가 되겠는데요? ㅋㅋ
7번 드려야 함 ㅋㅋㅋ
이번 시즌은 발베르데 유무에 따라 경기력이 왔다 갔다 하죠.
다들 비슷한 생각이신듯. 전성기 제라드 생각나는 플레이.
올만에 보는 양질의 칼럼이네요. 잘 봤습니다. 레알 팬으로서 어렴풋이나마 생각했던 걸
정말 잘 적어주셨네요.
발베르데가 잘해주니 팀 전체 밸런스도 잘 맞고. 추아메니나 크로스가 잘해주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