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태권부이, 아니 '인간 로봇 태권브이'가 다시 나섰다.
헐렁한 두 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한가로이 동네를 헤집고, 담벼락에 앉아 기타 줄을 뒹기거나
견공과 토크쇼를 벌이고, 점집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 갈등을 때리다가
소주병을 든 채 병나팔 불 태세를 갖쳐왔던 그이 말이다.
이번엔 동네 꼬마들이 타고 놀 목마 위에 올라탔다.
작가 성태진(48)은 인간 '태권브이'로 세상의 풍경, 자신의 스토리를 풀어왔다.
소재도 특이한데 구성도 못지 않다.
나무패널에 새겨넣은 가사 말이다.
또박또박 박힌 한 자씩 따라가다 보면 짐작할 만한 노랫말이 떠오르는데,
작품에선 들국화의 '그것만의 내 세상'이 얽힌다.
작품명은 그 첫 구절은 '세상을 너무나 모른다고 '(2021)에서 따왔다.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는데 아직도 세상을 모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은 있지만
나만의 세상 속에서 꿈을 찾아가는 모습'이란다.
'탄압받고 억울한 우리네 삶을 태권브이의 활약상으로 대리만족해 보자' 했던 게
인간 태권브이의 탄생이다.
그럼에도 강철로봇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는 일은 그이에게도 여전히 이토록 절절하니,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도로시살롱서 문기전.박정혁.윤기원과 여는 4인전 '일구칠사 1974'에서 볼 수 있다.
양각 나무패널에 아크릴.잉크 100X100cm 작가 소장, 도로시살롱 제공 오한주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