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집(天鏡集) 하(下)권 - 해원(海源)지음 - 대승암 사적(大乘庵事蹟).

[캇시러]

 

천경집(天鏡集) 하 권   해원(海源)지음

천졍집 권하
문인 취운성안 편록   문손 덕암영재 관각
문손 뇌묵등린 교정

天鏡集   卷下                                                    

門人   翠雲聖岸   編錄   門孫   德巖瀛齊   管刻  

門孫   雷默等麟   校正                                       

고원군 구룡산 대승암 사적

高原郡   九龍山   大乘庵   事蹟  

흐르기 쉬운 것은 세월이요 기록하기 어려운 것은 사적이다. 사적도 글이 아니면 고금에 전할 수 없고, 세월도 기록이 아니면 시종(始終)의 때를 알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 비루한 글로써 그 흥폐(興廢)의 대강을 간단히 적는 것이다.

易流者   歲也   難記者   事也   事若非文   則無以傳古今之跡   歲又非記   則難以知始終之時  
玆以輒伸鄙陋之文   略記興廢之較也  

험준한 산세가 멀리 백두산의 맥을 이어 북고주(北高州)의 서쪽에 떨어져 산이 되었으니 그것을 구룡산이라 한다.
구룡이란 비로봉(毘盧峰) 밑에 구룡연(九龍淵)이 있기 때문이다.
九는 양수(陽數)의 극(極)이요 용은 음물의 큰 것이다.
음양의 二의(儀)가 조화(造化)를 얽히어서 영구(靈區)를 빚어내어 세상에 나타낸 것이다.

＊靈區 - 신령, 신성한 지역. 경치가 뛰어난 곳.

夫山勢蹲蹲   遠接白頭之脈   而落此高州之西   以爲山   則號稱九龍山也  
九龍者   毘盧峯下   有九龍淵也  
九則陽數之極也   龍則陰物之大者也  
陰陽二儀   錯宗造化   釀出靈區   以顯於世也  

그 중간에 대승(大乘)이라는 암자가 있으니, 그것은 고금의 고명(高明)하고 뛰어난 사람들이 여기 살면서 위없는 대승의 이치를 강설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력(萬曆) 경인년 봄에 서산 청허(西山淸虛)대사가 여기 와서 머물렀으니 즉 선조조(宣祖朝)였으며, 왜화(倭畵) 병풍 二좌(座)와 은사(銀絲)향로 一좌와 금자(金字) 화엄경 一축(軸)이 지금도 남아 전하는데, 그것은 선조의 내리신 물건이니 더욱 이물(異物)이라 할 것이다. 그 뒤에 송운(松雲), 편양(鞭羊), 풍담(楓譚), 월저(月渚) 등이 차례로 여기 와서 종풍을 크게 떨쳤으니 어찌 우연이라 하겠는가.

＊萬曆 - 명나라 신종(神宗)때의 연호. 경인년 - 1590년, 선조 23년.
＊香爐 - 향을 피우는 그릇. 흔히 금속이나 도자기로 만들며, 모양도 여러 가지임. 자루가 있는 것은 병향로(柄香爐), 자루 없는 것을 치향로(置香爐)라고 함.
＊松雲 - 사명당 유정(惟政)의 법호.
＊鞭羊 - 언기(彦機)의 법호.
＊楓潭 - 의심(義諶)의 법호.
＊月渚 - 도안(道安)의 법호.
＊宗乘 - 선종에서 자신의 종파의 가르침을 종승이라하고 그밖의 교종에서 전하는 가르침을 여승(餘乘)이라 함. 즉 선종의 가르침. 나중에는 불교 각 종파마다 자신의 종파의 가르침을 종승이라 하고 다른 종의 교의를 여승(餘乘)이라 하게 되었음.

中間一庵   揭名大乘   蓋取諸古今高明英傑之輩   群居于此   講說無上大乘之理也   故萬曆庚寅   春   西山淸虛大師   來住此山   卽宣廟朝也   倭畫屛風二座   銀絲香爐一座   金字華嚴一軸   至今留傳   宣廟賜給之物也   尤可異哉   厥後   松雲鞭羊楓潭月渚   鱗次而來   大振宗乘者   非偶然也  

이른바 저 부춘(富春)의 산수도 엄릉(嚴陵)의 숨은 자취가 아니었더면 세상에 나타날 수 없었을 것이요, 상산(商山)의 천석(泉石)도 사호(四皓)의 높은 행적이 아니었더면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와 같이 지금이 구룡산의 밝은 산과 고운 물도 청허, 송운 등, 여러 대사의 내왕한 높은 발자취가 없었던들 천지 사이에 버려진 하나의 언덕이 되어 반드시 인간 세상에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謂富春之山水   靡嚴陵之逸跡   無以顯於世   商山之泉石   非四皓之高蹈   無以聞於人矣   今九龍之山明水麗   非有淸虛松雲等   諸大師   來住之高蹤   則窮壤間   爲一棄丘   而無以聞於人世者   必矣  

그러면 이 암자는 언제 창건 되었는가? 혹은 말하기를 신라 말기나 고려 초기라 하고, 혹은 아조(我朝)의 초기라 한다. 세상이 멀고 사람이 없어지니 고적이 아득하여 마치 서계(書契) 이전에 있는 것 같아, 초창 연대를 상고 할 길이 없다.
융경년(隆慶年) 간에 산승 의순(山僧義淳)이 三창(創)했다는 자취가 판기(板記)에 실려 있고, 강희(康熙) 경자년에 四창한 것이 건륭(乾隆) 기미년 봄에 화재를 만났으며 경신년 봄과 여름에 걸쳐 중건한 것이 이 암자 흥폐의 대강일 뿐이다.

書契 - 문자(文字). 중국 고대의 문자로 나무나 대에 새겨서 증표로 삼았다.

隆慶 - 중국 명나라 목종 때의 연호(1567~1572).
康熙 - 중국 청나라 성조(聖祖) 때의 연호(1662~1722). 경사년 - 1720년.
乾隆 - 중국 청나라 고종 때의 연호(1735~1795). 기미년 - 1739년.

蓋此庵之創   在於何代也   或云   羅末麗初   或云   今我朝初   世遠人亡   古跡茫昧   如在書契已前   初創年代   不可考也  
隆慶間   山之僧義淳   三創之跡   載在板記中矣   康熙庚子   四創之   乾隆己未   正春   回祿之   庚申   春夏   重建此庵   興廢之大較   只斯耳  

또 전후 三창할 때에는 상량하는 날마다 비상히 큰 새가 날아와 들보 위에 앉아 세 번 울고는 날개를 치면서 날아갔다 하니, 이것은 무슨 징조였던가? 옛 사람 말에 ‘성인이 나려면 봉황이 먼저 온다’하였으니 의심컨대 천추 사이에 신승(神僧)이 나올 것이라는 것인가?

又前後三創之際   皆上梁日   則有非常之大鳥   來坐樑上   三聲鼓翼而飛去   是何祥也   無奈古云   聖人將至   鳳凰先來   疑者   千秋之間   必有神僧之所出者乎  

옛날에는 이 암자 곁에 九암이 있었다고 한다. 즉 각원(覺圓), 도성(道成), 비로(毘盧), 상암(上庵), 고대승(古大乘), 심적(深寂), 송대(松台), 중암(中庵), 그리고 환희암(歡喜庵)인데 九암 가운데 남아 있는 하나가 곧 원각암이다.
옛 말에 ‘의신암(義信庵)이 뒤에 여기서 도를 이루었기 때문에 공신(空神)의 청에 감동하여 원각암’이라고 이름을 고쳤다 한다.
옛날에 九암이 있은 것도 九룡에 응해 세운 것이리라. 그러나 전기가 없기 때문에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覺圓庵 - 함경남도 고원군 산곡면 원거리 구룡산에 있는 절.

古者   傍有九庵   曰覺圓   曰道成   曰毘盧   曰上庵   曰古大乘   曰深寂   曰松臺   曰中庵   曰歡喜庵也   九中一在   卽覺圓庵   是也  
古云   義信庵   後得道於斯故   感空神之請   改題曰   覺圓庵  
古有九庵者   亦應九龍而建耶   未有傳記   未敢必然也  

무진년에 내 문인(門人) 월송 찬천(月松讚天) 대사가 삼가 청허, 송운 두 대사의 진영(眞影)을 그려 전각(殿閣)에 봉안하고 향화(香火)가 끊이지 않으니 이른바 규모(葵慕)의 정성이 돈독하고 또 은근하다 할 수 있다.

＊葵慕 - 깊이 사모함. 해바라기가 해를 향하듯이 군왕이나 장상(長上)의 덕을 경앙(景仰)하는 뜻으로 쓰인다.

歲戊辰   月松讚天大師   卽余之門人也   敬畫淸虛松雲二和尙眞影   奉安于殿中   而香火不絶   可謂葵慕之誠   篤且懃矣  

이 산이 무너지지 않으면 이 암자가 페하지 않을 것이요 이 암자가 폐하지 않으면 이 진영도 천추에 전하여 멸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성승(聖僧)의 진영을 봉안하였은즉 지기(地祗)가 옹호하고 八부(部)가 받들 것이니 암자는 이것을 얻어 더욱 견고해질 것이요 산은 이것을 얻어 빛날 것이다. 누가 일러 후세에 이익이 없다 할 것인가. 뒤에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이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地祗 - 지신(地神).
＊八部 - 팔부귀중과 같음.

玆山不崩   則玆庵不癈   玆庵不癈   則斯影   亦傳于千秋而不滅者矣   旣安聖僧之影   則地祗擁護   八部戴化   庵也   得此而益其固   山也   得此而增其光   孰謂不然而無益於後也   後之居此庵者   宜可知也  

또 계유년 봄과 여름에 七간의 큰 집과 상중단(上中壇)의 탱화와 九백여의 재물을 갖추어 그리고 색칠하니, 그것은 다 월송(月松) 대사의 즐풍 목우(櫛風沐雨)한 고통과 노형 고골(勞形苦骨)한 공이니 그 공이야말로 큰 것이다.

＊櫛風沐雨 - 바람으로 머리를 빗질하고 비로 머리를 감는다는 뜻의 즐풍목우(櫛風沐雨)는 갖은 고생을 하며 바삐 돌아다니는 경우에 쓰는 표현이다.
＊勞形苦骨 - 몸과 뼈가 괴로울 정도로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음. 희생적인 봉사(奉仕) 정신을 이르는 것 같다.

又癸酉   春夏   七間大廈上中壇   幀備九百餘   財幷一時   畫之彩之   皆月松大師   櫛風沐雨之苦   勞形苦骨之功也   厥功尤大矣  

자세한 기록이 없고 옛일을 전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한갖 관견(管見)으로 그 사적을 주워 모으는 것이니, 이른바 옥을 쪼아 옥을 흠 내는 것이라, 식자들의 꾸지람을 면하지 못할까 두려워 한다.

＊管見 - 대롱 구멍으로 사물을 본다는 뜻으로, 좁은 소견이나 자기의 소견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

文有未詳   人無傳古   徒將管見   採掇其蹟   可謂琢玉傷   恐未免識者之誚焉  

＊고원군(高原郡) - 건치연혁 - 옛 덕령진(德寧鎭)으로 홍원군(洪源郡)이라고도 한다. 고려 광종 24년에 비로소 성을 쌓고, 성종 14년에 고주 방어사(高州防禦使)로 하였다가, 현종 19년에 봉화산(鳳化山) 남쪽에 성을 쌓고 읍 청사를 거기로 옮겼으며, 공민왕 5년에 지주사(知州事)로 고쳤는데 본조 태종 13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고치고 군(郡)으로 만들었다. 동쪽으로는 영흥부(永興府) 경계까지 15리, 북쪽으로는 영흥부 경계까지 20리, 남쪽으로는 문천군(文川郡) 경계까지 15리, 서쪽으로는 평안도 양덕현(陽德縣) 경계까지 1백 10리이고, 서울과의 거리는 7백 16리이다. 군명 - 덕령(德寧), 홍원(洪源), 고주(高州). 불우 - 서운사(栖雲寺), 웅망산에 있다. 학산사(鶴山寺), 도성산(道成山)에 있다. 구룡산(九龍山), 군 서쪽 70리에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발췌).
＊휴정(休靜 : 1520~1604.1.23). 본관 완산(完山). 속성 최(崔). 자 현응(玄應). 호 청허(淸虛)·서산(西山). 속명 여신(汝信). 안주(安州) 출생. 1534년(중종 29) 진사시(進士試)에 낙방하자 지리산(智異山)에 입산, 숭인(崇仁) 문하에서 승려가 되어 전등록(傳燈錄)과 화엄경(華嚴經), 법화경(法華經)》 등을 배웠다. 그 후 일선(一禪)에게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영관(靈觀)의 법을 계승하였다. 1552년(명종 7) 승과(僧科)에 급제, 대선(大選)·중덕(中德)을 거쳐 교종판사(敎宗判事)·선종판사(禪宗判事)를 겸임했으며, 보우(普雨)를 이어 봉은사(奉恩寺) 주지가 되었다. 1556년 요승 무업(無業)의 무고로 정여립(鄭汝立)의 역모에 연루되었다 하여 투옥되었다가 곧 풀려났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73세의 노구로 왕명에 따라 팔도십육종도총섭(八道十六宗都摠攝)이 되어 승병(僧兵) 1,500명을 모집, 명나라 군대와 합세, 한양 수복에 공을 세웠다. 이 공로로 ‘국일도대선사선교도총섭 부종수교보제등계존자(國一都大禪師禪敎都摠攝扶宗樹敎普濟登階尊者)’가 되었으나 1594년 유정(惟政)에게 승병을 맡기고 묘향산 원적암(圓寂庵)에서 여생을 보냈다. 좌선견성(坐禪見性)을 중시하고 교(敎)를 선(禪)의 한 과정으로 보아 선종(禪宗)에 교종(敎宗)을 일원화시켰다. 한편 유(儒) ·불(佛) ·도(道)는 궁극적으로 일치한다고 주장, 삼교통합론(三敎統合論)의 기원을 이루어 놓았다. 묘향산 안심사(安心寺), 금강산 유점사(楡岾寺)에 부도(浮圖)가 서고, 해남(海南) 표충사(表忠祠) 등에 배향되었다. 문집 청허당집(淸虛堂集)이 있고, 편저에 선교석(禪敎釋), 선교결(禪敎訣), 운수단(雲水壇), 삼가귀감(三家龜鑑), 심법요(心法要), 설선의(說禪儀) 등이 있다.
＊사명당 - 유정(惟政 : 1544 ~ 1610). 속성 임(任). 본관 풍천(豐川). 자 이환(離幻). 호 사명당(泗溟堂/四溟堂) ·송운(松雲) ·종봉(鍾峯). 시호 자통홍제존자(慈通弘濟尊者), 속명 임응규(任應奎). 유정은 법명. 경남 밀양(密陽) 출생. 어려서 조부 밑에서 공부를 하고 1556년(명종 11) 13세 때 황여헌(黃汝獻)에게 맹자(孟子)를 배우다가 황악산(黃岳山) 직지사(直指寺)의 신묵(信默)을 찾아 승려가 되었다. 1561년 승과(僧科)에 급제하고, 1575년(선조 8)에 봉은사(奉恩寺)의 주지로 초빙되었으나 사양하고 묘향산 휴정(休靜:西山大師)의 법을 이어받았다. 금강산 등 명산을 찾아다니며 도를 닦다가, 상동암(上東菴)에서 소나기를 맞고 떨어지는 낙화를 보고는 무상을 느껴 문도(門徒)들을 해산하고, 홀로 참선에 들어갔다. 1589년(선조 22) 정여립(鄭汝立)의 역모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투옥되었으나 무죄석방되고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승병을 모집, 휴정의 휘하로 들어갔다. 이듬해 승군도총섭(僧軍都摠攝)이 되어 명(明)나라 군사와 협력, 평양을 수복하고 도원수 권율(權慄)과 의령(宜寧)에서 왜군을 격파, 전공을 세우고 당상관(堂上官)의 위계를 받았다. 1594년(선조 27) 명나라 총병(摠兵) 유정(劉綎)과 의논,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진중을 3차례 방문, 화의 담판을 하면서 적정을 살폈다. 정유재란(丁酉再亂) 때 명나라 장수 마귀(麻貴)와 함께 울산(蔚山)의 도산(島山)과 순천(順天) 예교(曳橋)에서 전공을 세우고 1602년 중추부동지사(中樞府同知使)가 되었다. 1604년 국왕의 친서를 휴대하고, 일본에 건너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만나 강화를 맺고 조선인 포로 3,500명을 인솔하여 귀국했다. 선조가 죽은 뒤 해인사(海印寺)에 머물다가 그 곳에서 죽었다. 초서를 잘 썼으며 밀양의 표충사(表忠祠), 묘향산의 수충사(酬忠祠)에 배향되었다. 저서에 ‘사명당대사집’, ‘분충서난록’ 등이 있다.
＊편양종사(鞭羊宗師) - 스님의 법명은 언기(彦機),법호는 편양이며 속성은 장씨로 죽주(竹州) 곧 경기도 안성군 죽산 사람 박(珀)의 아들이다.어머니 이씨는 꿈에 해와달이 품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본 뒤 잉태하여 선조 14년(1582) 7월 편양을 낳았다. 유년시절 서산대사의 제자인 현빈인영 을 따라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장성하여 서산에게 귀의,그의 심법을 전수 받았다. 금강산의 천덕사에 머물기도 하고 묘향산의 천수암에 주석하며 선교를 폈다. 인조 22년(1644)5월10일 서악(西岳)의 내원(內院)에서 입적하니 세수나이 64세,법랍 53하(夏)였다. 저서로는 <편양당집>3권이 전한다. 자세한 기술은 다음편으로 미룬다.
＊풍담종사(楓潭宗師) - 스님의 법명은 의심(義諶),당호는 풍담이며 문화유씨 화춘(華春)의 아들로서 경기도 통진 사람이다.어머니는 정씨이며 어느날 이상하게 생긴 구슬을 입에 머금는 꿈을 꾸고 나서 아이를 가져 선조 25년(1592) 풍담을 낳았다.16세(혹 14세설도) 때 출가하여 성순(性淳)스님을 은사로 머리를 깎고,원철(圓徹) 스님을 계사로 계를 받았으며,편양 스님을 참알 ,그로부터 법을 전수 받았다. 풍담은 편양으로 부터 법을 전해 받은뒤 전국 명산 대첩을 유력하며 기암,소요,호연,벽암 등 당대의 선지식을 찾아가 법거량을 한뒤 금강산으로 돌아 갔다. 풍담은 화엄. 원각의 교해에 깊숙히 침잠,오류를 바로잡고 경전의 의미를 쉽게 이해 할수있도록 힘썼다. 현종 6년(1665) 봄,풍담은 미질을 보이다 임종게를 읊고 홀연히 입적 하니 3월8일,세수 75세,법랍 58하(夏)였다.
＊월저종사(月渚宗師) - 스님의 법명은 도안(道安)이고 법호는 월저(月渚)이며 속성은 유(劉)씨로서 평양 사람이다. 아버지 보인(輔仁)과 어머니 김씨 사이에서 조선조 인조 16년(1638)에 태어났으며 숙종 41년(1715) 나이 78세,법랍 69하(夏)로 생을 마쳤다. 월저는 처음에 천신(天信)장로를 좇아 계를받고 풍담대사를 참알,서산의 중요 가르침을 모두 전해 받았다.저술에는 시문을 모은 ‘월저집 2권’과 ‘조선불교전등도’가 있다.

＊富春山 - 중국 절강성(浙江省) 동려현(桐廬縣) 서쪽에 있는 산인데, 한(漢) 나라 엄광(嚴光)이 그곳에 숨어 살며 밭 갈고 낚시하였다고 한다.
＊嚴陵 - 엄릉은 자가 자릉(子陵)인 엄광(嚴光). 엄광은 본디 광무제와 어릴 때의 친구로서 함께 공부하였다. 광무제가 제위(帝位)에 오른 뒤에 엄광은 성명을 변개하고 숨어 살았는데, 광무제가 그를 찾기 위하여 온 천하에 명을 내렸다. 그러자 제국(齊國)에서 글을 올리기를 “어떤 사람이 양구(羊裘)를 입고 못에서 낚시질합니다.” 하니, 광무제가 그인 줄 알고 곧 좋은 수레와 폐백을 갖추어 사람을 시켜 세 번을 부른 뒤에야 왔다. 제가 그의 숙소에 갔으나 광은 누운 채로 일어나지 않았으며, 함께 세상을 다스리자고 하였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다. 다시 광을 궁중으로 불러들여 며칠 동안 그리던 회포를 풀던 어느 날 같이 자면서, 광이 발을 들어 제의 배 위에 얹었다. 이튿날 태사(太史)가 객성(客星)이 어좌(御坐)를 범하였다고 아뢰니, 제가 웃으면서 “짐(朕)의 옛 친구 엄자릉이다.” 하였다. 광은 벼슬을 주었으나 끝내 사양하고 부춘산(富春山)에 은거하였고, 후인들은 그가 낚시질하던 곳을 엄릉탄(嚴陵灘)이라 하였다.
＊商山四皓 - 상산 사호(商山四皓)는 하내(河內)의 지(軹) 지방 사람들인데, 더러는 급(汲) 지방에서 살기도 하였다. 하나는 동원공(東園公), 하나는 녹리 선생(甪里先生), 하나는 기리계(綺里季), 하나는 하 황공(夏黃公)인데, 모두 도를 닦아 자신을 정결하게 하였고, 의리가 아니면 행동하지 않았다. 진 시황(秦始皇) 때에 진 나라 정사가 포악한 것을 보고 남전산(藍田山)으로 피해 들어가 노래를 지어 부르기를, "아득한 높은 산 꾸불꾸불 깊은 골짝의 윤기 나는 자지(紫芝)는 주림을 풀 수 있도다. 요순(堯舜)의 세상 멀리 갔으니 우리는 장차 어디로 가야 할지. 일산 높은 좋은 수레 타는 사람은 근심 매우 큰 법이라, 부귀해도 남 두려워함은 빈천해도 마음대로 함만 못하지." 하고서, 함께 상락(商雒)으로 들어가 지폐산(地肺山)에 숨어 살며 천하가 안정되기를 기다렸다. 진 나라가 패망하자, 한 고조(漢高祖)가 듣고서 불렀으나 가지 않고 깊이 종남산(終南山)에 숨어버려, 굴종(屈從)시키지 못하였다. 허균(許筠 : 1569~1618)의 한정록(閒情錄)에서 발췌. (신선록)(락=各+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