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12월 25일 김포시 마산동 솔터마을 주공아파트 207동 806호에서 민들레교회가 시작됐습니다.
6개월여, 집에서 모이다가 학운산업단지 길목에 있는 모아종합공구상가에 돗자리를 깔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를 준비하기 위해 철시된 상가에서 혼자 불을 켜고 밤을 새워 설교원고를 쓰고 있으면, 무섭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때론 우울하기도 했지만, 거기에서 제 심장은 여물었지 싶습니다.
2012년 성탄 헌금을 모아 보낼 곳을 찾다가 김포장애인부모회 엄선덕 회장을 만났고, 이사야 58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었지요. 엄회장님, 김석도 선생님과 2주에 한 번씩 본회퍼를 읽으면서, 참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장기동에 있는 지음교회당을 빌려 민들레교회도 예배드리고,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인권강사 양성과정, 인문학 모임 등을 하며 1년 2개월을 보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에 참여하면서, 사람을 배웠습니다. 장애인 친구들이 저를 싫다하지 않고 여즉 함께 해주니, 계속 배울 수 있습니다. 어떤 교수보다, 어떤 선지자보다 장애인 친구들이 전해주는 통찰이 셉니다.
빌린 공간을 참 알차게 썼고, 저도 성장했지 싶습니다. 김민호 전도사님과 지음교회 식구들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기도했습니다. 해야할 일도 많고 도와야 할 사람도 참 많은데, 저에게 돈을 주시든지 땅을 주시든지 하셔야지 않겠냐고. 소리나지 않게 기도하며 걸었습니다. 그렇게 걷는데,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제가 전에 시무했던 교회의 장로님 권사님께서 까페였던 공간을 무상임대 해주시겠다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지금 민들레교회 예배와 민들레야학,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이 까페에서 열리게 된 사연입니다.
까페였던 공간, 여기 '민들레와달팽이'에서 강좌를 통해 문학속성경이야기, 그림속성경이야기를 나누며 공부할 수 있어 누구보다 저에게 유익합니다. 정신분석으로 성경읽기를 통해 마음 속 지도를 들여볼 수 있어, 김석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검정고시 교사로 수고해 주실, 형현숙, 정명현, 김한나, 조아라, 노중수, 노창범, 김성희, 김광남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누구보다 검정고시에 도전하시는 이주 여성들의 절실함과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여러 모임과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채워가는 공간, '민들레와달팽이'를 공식적으로 열며 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어디에서든 시간을 기억해주시고 기도해 주시면, 또 한 걸음 힘내서 딛겠습니다.
저와 민들레교회 식구들은 공간을 깨끗이 청소하고, 함께 나눌 떡과 커피를 준비하겠습니다.
* 공지
제목: 민들레와달팽이 개관 예배
일시: 2016년 11월 6일(일), 오후 3시 30분
주소: 김포시 양촌읍 양곡리 129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