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알리는 동백꽃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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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또 꽃샘추위가 들이닥칠지 모르는 계절이지만 남녘에서는 어김없이 꽃 소식이 날아들고 있다. 봄이면 동백을 시작으로 매화, 산수유, 벚꽃이 차례로 봄을 영글며 꽃을 피운다. 벚꽃이 질 때쯤이면 어느새 나무들은 연초록 잎으로 뒤덮혔다가 점점 짙은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여름을 기다린다. 봄은 어지럽고 바쁜 계절이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서 연인과 함께 꽃을 찾아 봄을 마중나가 보자. 남도로 가면 벌써 땅에서 파릇파릇한 풀들이 솟고 있다.
이번 주는 동백꽃을 찾아 여수로 떠나보자. 서울에서는 1박을 해야 하는 먼 곳이지만, 여수를 비롯한 남도에는 아직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동백으로 유명한 곳은 여러 곳이 있지만,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는 곳은 단연 여수 오동도와 고창 선운사이다. 선운사의 동백은 아직 피지 않았고 오동도의 동백은 지금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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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로 가려면 기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해 여수까지 가야 한다. 서울에서는 약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여수에 도착하면 먼저 오동도로 간다. 오동도는 시내에 가까이 있어 버스편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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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는 여수 여객선터미널이 있는 항구의 방파제와 이어진 섬이다. 섬의 동쪽 언덕에 동백 군락이 있어 매년 3월이면 동백꽃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동백은 우리나라 남해안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수종이지만, 오동도의 동백은 수령이 오래되어서 다른 지역의 동백보다 나무가 크고 꽃도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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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은 노란 꽃술과 빨간 꽃잎이 원색의 조화를 이뤄 강렬한 느낌을 주는 꽃이지만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아 탐스러운 느낌은 없다. 이 동백꽃은 떨어질 때 꽃송이가 그대로 떨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떨어질 때 '툭'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고, 어쨌든 꽃송이 채 떨어지는 꽃이라 비장함이나 애절함의 대상이 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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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로 들어가려면 약 800m 정도의 방파제를 걸어 들어가야 한다. 방파제를 지나 오동도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곳은 식물원이다. 앞에 거북선 모형이 있고 그 뒤로 98년에 개관한 식물원이 있다. 식물원에는 관엽식물, 야자수, 선인장 등 200여종 6000여본의 식물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식물원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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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을 보고 나면 식물원 뒤의 언덕으로 오르게 되는데, 상가 옆 언덕길을 오르는 것이 좋다. 상가 옆 언덕으로 올라 야외광장, 오동도 전설로, 동백군락 등을 차례로 보고 식물원 쪽으로 내려오거나 아니면 방파제 쪽으로 내려올 수 있다. 오동도는 동백 외에도 잘 꾸며진 산책로가 아름다운 곳이다. 섬이 그리 크지 않아 산책로의 총 길이가 약 2~3km 정도인데 언덕 위 울창한 숲속으로 길이 나 있고 중간중간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도 있어 걷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산책로 곧곧에 '신이대'라는 대나무숲을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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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는 동백으로 유명하지만 원래는 멀리서 바라보면 그 생김새가 마치 오동잎처럼 보이고 또 옛날에는 오동나무가 빽빽히 들어서 있었다는데 연유하여 오동도라 이름 붙여졌다 한다. 전설에 따르면 이 섬에는 오동나무 열매를 따먹으러 많은 봉황새가 찾아오곤 했으나 이제는 이곳 오동도에서 오동나무를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는 고려시대 일개 사비(寺婢)의 아들로 태어나 왕의 사부(師傅)가 되었고 진평후(眞平候)란 봉작(封爵)까지 받은 고려 공민왕조의 요승(妖僧) 신돈에 의해서 벌채 당했기 때문이라 한다. 풍수설에 능했던 신돈은 전라도라는 全자가 사람 人자 밑에 임금 王자를 쓰는데다 여수란 곳에 절경의 오동도가 있어 서조(瑞鳥)인 봉황새가 드나드는 것을 알고는 불길한 예감을 했다. 필시 기울어가는 고려 왕조를 쓰러뜨릴 인물이 전라도에서 나올 징조만 같았다. 그는 공민왕에게 이 사실을 귀뜸하여 사람 人 밑에 쓴 전라도를 들入자 밑에 임금 王자를 쓰도록 하고 봉황새의 출입을 막기 위해 오동도의 오동나무를 모조리 베어버리도록 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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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의 뒤를 이어 오동도의 상징이 된 오동도의 동백나무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오동도에는 귀양온 한쌍의 부부가 땅을 개간하고 고기잡이로 살아갔다. 어느 날 남편이 고기잡이를 나간 틈에 도둑이 들었다. 혼자 들일을 하던 어부의 아내는 집에 있는 것을 모두 내놓았으나 도둑이 몸까지 요구하자 달아나다 도둑에 쫓겨 남편이 돌아오는 방향인 동남쪽 낭떠러지에서 투신해 자살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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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저물 무렵 돌아오던 어부는 낭떠러지 밑에 떠오른 아내의 시체를 발견하고, 아내의 시신을 섬의 정상에 묻었다. 이 일이 있은 얼마 후 그 묘에 여인의 절개를 나타내듯 신이대와 동백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오동도에는 이 여인이 도망가서 죽었던 길을 오동도 전설로라 이름지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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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에는 관광열차와 유람선이 있다. 관광열차는 방파제를 왕복 운행하고 있으며, 유람선은 오동도 방파제 앞과 오동도 내 상가 앞 두 곳에 선착장이 있다. 유람선을 타면 오동도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용굴, 코끼리바위 등 오동도의 바깥 쪽을 볼 수 있다. 오동도를 본 후에는 숙소로 들어가야 한다. 오동도 앞에 모텔급 숙박시설들이 많이 있어 이 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아니면 다음날 아침 일출을 보려면 아예 향일암으로 들어가 향일암 아래 임포마을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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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의 주 여행지는 향일암이다. 향일암은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향일암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오동도와 함께 여수를 대표하는 명소인 향일암(向日巖)은 전남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여수 돌산도의 맨 끝 부분에 있다. 향일암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출 명소로 유명한데, 해남 땅끝마을,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남해안의 3대 일출명소로 꼽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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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 아래 거북해안이라 불리는 아늑한 해안선이 아름답고 또 일주문을 지나면서 향일암으로 오르는 길이 바위 틈새길인 석문을 지나는 등 아기자기해 탄성을 자아내는 곳이다. 향일암 아래 거북해안가에 있는 임포마을에는 작은 힝구인 임포항과 동백꽃 군락지도 있어 평온한 어촌 풍경과 함께 3월이면 만개한 동백꽃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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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은 신라 선덕여왕 13년(664년)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원통암이라 불렀다가, 1715년 익묵대사가 향일암이라 이름을 고쳤다. 임진왜란 때는 이곳에서 승군이 머물렀다는 기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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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향일암에는 일주문과 대웅전, 삼성각 그리고 두 개의 관음전이 있다. 이중 대웅전에서 뒤로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관음전이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곳으로, 옆에 작은 관음보살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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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에서 이 관음전까지 오르는 약 100m 정도의 길도 바위 틈을 지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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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돌산대교 건너편에 있는 돌산공원에 올라보자. 돌산공원은 그리 크지 않은 공원이지만 전망이 아주 빼어나 여수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돌산대교를 건너 모퉁이를 하나 돌자마자 길 왼쪽으로 경사진 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이 돌산공원으로 오르는 길이다. 좀 가파른 길을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돌산공원이다. 돌산공원에 서면 정면으로 돌산대교와 여수시가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으로는 여수 앞바다가 펼쳐 있다. 가끔 돌산대교 밑으로 배들이 지나다니고 여수 앞바다의 풍광도 고즈넉하고 평온하다. 향일암 부근과 함께 여수 제일의 경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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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공원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어, 돌산대교 준공기념탑, 여수시 타임캡슐, 현충탑 등을 돌며 천천히 짧은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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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공원 아래는 여객선 선착장이 있다. 인근 도서 지역으로 들어가는 배와 유람선 등이 출항하며, 선착장 옆에는 거북선 모형이 하나 있다. 다른 거북선 모형과는 달리 내부까지 그대로 거북선을 재현해 놓은 것으로 한 번 둘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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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둘러보고 다시 고속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돌아오면 된다. 돌아오는 표를 반드시 미리 끊어놓고 움직일 것! 요즘 여수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철이라 잘못하면 표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먼 여행이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봄 내음을 한 아름 품고 돌아올 수 있는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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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의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이며, 주차료가 매 30분에 500원씩이다. 향일암의 입장료는 어른 12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700원이며, 주차료가 2500원이다. 돌산공원은 입장료가 없고, 돌산공원 아래 거북선은 입장료가 어른 12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6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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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가는 길 - 자가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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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로 가려면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호남고속도로 서순천 나들목을 나와 바로 만나게 되는 17번 국도에서 순천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순천을 지나 여수 이정표를 따라 계속 17번 국도를 타고 가면 된다. 여수 시내에서 오동도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오동도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궁내동 톨게이트에서 약 6시간 거리이다. 향일암은 17번 국도를 타고 여수 시내를 지나 돌산대교를 건너 계속 달리다 큰 고개를 하나 넘어 향일암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이 삼거리에서 향일암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계속 달리면 향일암 주차장이 나온다. 향일암 주차장에서는 향일암 아래 임포마을까지 약 10~15분 정도 걸어야 하고 또 임포마을에서 향일암까지 약 10~15분을 걸어 올라야 한다. 임포마을에서 향일암까지는 상당히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로 다리품을 좀 팔아야 한다. 그러나 향일암까지 오르면 탁 트인 정경이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버스는 임포마을까지 운행되며, 주차장에 임포마을 음식점 차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어 식사를 해결할 요량이면 음식점 차를 얻어 타고 임포마을까지 갈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궁내동 톨게이트에서 약 6시간 30분 거리이다. 돌산공원은 여수 시내를 지나 돌산대교를 건너 모퉁이를 하나 돌면 왼쪽으로 가파른 길이 있다. 이 길을 오르면 돌산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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