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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맛집 그리고 추억 스크랩 [커피점 이야기] 물을 중시하는 고베(神戶)의 니시무라(西村) 커피점
ginasa 추천 0 조회 65 15.03.13 12:1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커피점 이야기]

물을 중시하는 고베(神戶)의

 

니시무라(西村) 커피점


물(水)이 커피 보다 진하다?



커피는 99%가 물이다

"저희 니시무라(西村)에서는 커피에 가장 알맞은 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물의 공급 때문에 점포를 더 이상 확대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그러할까. 필자는 의문점을 가지고 물에 대해서 조사해 봤다. 조사결과 물이 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였다. 커피의 원두도 중요하지만, 물 역시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물은 미네랄의 함유량에 의해 연수(軟水), 중경수(中硬水), 경수(硬水)로 분류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비앙(evian)이 대표적인 중경수로 꼽힌다. '한정된 물 때문에 점포 확장이 어렵다'고한 말에 대해 이해가 갔다.
 
물을 중시하는 고베(神戶)의 니시무라(西村) 커피점

니시무라 커피숍.jpg
▲ 니시무라 커피숍

니시무라 커피점은 예로부터 일본의 명수(名水)인 '미야미즈(宮水)'를 사용하고 있다. '미야미즈(宮水)는 지나치게 강하지 않는 적당한 경도(硬度)의 물이 커피 맛을 한층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까지 세심한 배려를 하는 것이 커피를 만드는 사람의 기본 정신이자 자세다.
 
그래서 니시무라(西村) 커피 점은 그 명성에 비해 점포가 14개에 불과하다. 고베시(神戶市)에 10개, 오사카(大阪)에 1개, 그리고 인접 도시에 3개뿐이다. 앞으로도 '더 이상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유 인즉 물(水) 때문이란다.
이 니시무라(西村)는 1948년 테이블 3개의 작은 커피점(??店)으로부터 시작됐다. 1948년은 전쟁이 끝난 3년 후라서 일본 전체가 대단히 궁핍했던 시절이기도 하다. 그 시절 일본에서는 커피 콩 대신 대두(大豆)로 만든 대용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한 시대에 '니시무라(西村) 커피점'은 '자긍심을 높여주는 한 잔의 커피를 제공했던 곳'으로 유명했다.
 
고베의 외국인 마을에 있는 니시무라(西村) 기타노(北野)점은 1974년 회원제를 도입한 '독특한 커피숍'이기도 하다.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사교와 휴식의 장(場)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95년 한신 대지진을 계기로 다시 태어났다'고 했다.
 
커피 값이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

고베 외국인 마을의 인파들-.jpg
▲ 고베 외국인 마을의 인파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이 건축물은 상하이(上海)의 영국 풍 양옥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서양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건물이었다. 입구에는 창립 1948년 이라는 간판이 역사의 흐름을 증명했고, 무질서한 담쟁이넝쿨의 얽힘이 세월을 휘감고 있었다. 커피 숍 내부의 앤티크 가구들도 고풍스러운 자태를 과시했고, 조각품 하나하나가 일본이 아닌 유럽을 연상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커피 값이 꽤나 비싼 편이었다. 일반 커피가 800엔-900엔(8,000원-9,000원) 이었고, 세계 2위라는 하와이 코나 커피는 한 잔에 1,000엔(10,000원), 세계1위의 권좌를 지키고 있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한 잔에 1,200엔(12,000원)이었다. 커피 박물관보다도 2배 가깝게 높은 가격에 필자는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래도 마셔보자.'
 
필자가 고베의 지인 6명이 같이 갔기에 커피 값으로 우리 돈 10만원이 넘는 거금(?)을 지불했다. 니시무라 커피 점 타령을 했던 필자가 크게 후회했다.
 
하지만, 점장(店長)인 도모야마(伴山 · 57)씨는 "다른 점포에 비해 값이 두 배 정도 비싼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당초 회원제의 커피점이기 때문에 그 값을 유지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을 했습니다"고 하면서, "일본 커피 산업의 역사와 니시무라의 기업문화"를 설명했다.  
 
산지별 원두커피를 제시...메뉴의 선구자 

니시무라 커피숍의 메뉴(좌), 내부모습(우).jpg
▲ 니시무라 커피숍의 메뉴(좌), 내부모습(우)

"최근 커피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지역이나 농장 등의 개성 있는 스페셜티 커피가 등장했다. 와인처럼 산지별, 품종별로 커피를 선택하는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일본의 <커피의 기초 지식>이라는 책에 기술되어 있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다. 오늘날 커피는 이처럼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니시무라는 시대를 앞서서 실행한 선구자였다.
 
"이 한 잔의 커피에 담겨 있는 것은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무수한 상상력입니다. 블루마운틴, 킬리만자로, 모카.....등을 블랜딩하는 것은 각각의 특성을 지닌 일등급 커피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저희 니시무라는 일본 커피 업계에서 최초로 산지별 원두커피를 메뉴로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카푸치노, 비엔나커피, 커피 제리 등도 저희 니시무라(西村)가 파이어니어의 역할을 수행한 것입니다. 한 잔의 커피를 통해서 '고객 만족과 고객감동'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이지요."
 
필자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커피 값에 대한 부담을 털어냈다. 그러면서 니시무라 대표(吉谷博光)의 인사말을 다시금 되새겨 보았다.
 
질적인 측면에서 <일류>를 목표로 해
 
"저희 니시무라(西村) 커피점에서는 창업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순하게 연간매출 점포수 확대를 계량(計量)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일류>를 목표로 해, 높은 이념과 철학으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살벌 한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인간미 풍부하게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는 가게이고 싶습니다...... 테이블 3개의 작은 커피 점으로 개업한 당초부터의 초심을 잃지 않는 생각은 시대를 넘어 우리 회사의 젊은 활성화 집단에도 그 맥(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잔의 커피를 통해서 사람을 소중히 생각함은 물론, 사람의 행복을 계속적으로 추구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기쁨이며 니시무라(西村) 커피 점의 영원한 목표입니다."
 
그렇다. 커피는 값이 아니라 사람들의 만남의 장(場)이다. 단순하게 매출을 높이고, 점포수를 무분별하게 늘려가는 것보다는 '커피의 맛과 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장인정신'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거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물(水)이란다. 프랜차이즈를 수 백 개 씩 늘려나가면서 세(勢)를 과시하는 커피숍들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 필자 소개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장상인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jsi1047

 


    ● 출처 : 중앙일보 / http://jplus.joins.com/Article/Article.aspx?listid=13626611c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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