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11
드디어 오늘 기다리고 기다리던 발령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9급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아이멤에프로 발령이 늦어져 혹시나 발령이 나지 않으면 어쩌나하고 얼마나 가슴 졸였었나..
"내일아침 영등포구청으로 출근하세요"
라고 말해주던 시청인사과 직원의 목소리가 아직도 얼얼거린다.
발령통보를 받고 가방에 옷가지 몇가지와 약 한달동안의 생활비(42만원)를 어떻게 마련했는지 잘 모르지만 웃는 얼굴로 챙겨주시던 어머니.
나보다 더 좋아하시던 어머님의 얼굴이 지금도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고향 터미널 앞에 양복점에서 부랴부랴 생전 처음 맞춰보는 양복(출근복)을 가지고 서울행 버스를 탔다.
가슴이 설레인다....
난 전북대를 졸업했지만 일을 하더라도 좀 큰데서 해야 배울 것도 많을 것 같아 서울로 시험을 치렀다.
군대졸업하고 3학년에 복학에서 죽어라고 공무원시험에만 매달려왔다.
지방대 출신으로써 아예 대기업이나 일반 회사엔 꿈도 꾸지않았다.
지방대생의 응시원서는 따로 치워놓고 바로 휴지통으로 보낸다라는 과 선배들의 정성어린 충고들이 넘 지겨워서 아예 처음부터 국민학교 출신이라도 노력한만큼 합격의 대가가 주어진다는 공무원시험만 파고들어었다.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할때 앞의 학생들의 책을 보면 거의가 토익책이나 일반상식,,,
그앞에서 국어, 국사, 생물,등등
고등학교때 했던 이런 과목들을 대학까지와서 머리싸매고 공부하는 내자신이 가끔 한심스럽게 생각됐지만....
한때는 나도 회화공부한다고 길가던 외국인들 붙잡고 온갖 알랑방구 다 뀌어가며 말한마디 붙여볼려고 노력할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방의 대우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죽어라고 일하면서 집안에서 유일한 대학생인 막내동생 학비댄다고 한푼한푼 모아둔 돈으로 내 학비를 대고있는 형님..그리고 누나
를 생각하면 언제까지만 한가하게 회화공부에만 매달릴수가없었다.
학교 중앙도서관을 여자친구삼아 지겹도록,,정말 지겹도록
공무원시험에만 매달렸다.요즘은 근데 왜이렇게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고 같이 쉬고 커피빼먹고 하는 더정한 남녀커풀들이 이렇게 많은지..가끔식 혼자 도서관에서 책에만 목매달고 공부하는 나같은 쏠로들에겐 정말 참기 어려운 시련이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버텨냈다........
26명 뽑는데 1000명 가까이 응시해서
26명 중에 내가 끼여있다라는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전라도 시골촌구석에서 상경하기 시작한 서울행버스 내일
출근이라 하나도 지겹지가 않았다.
서울에 아무 연고가 없어 잠자리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일단 빨리 올라가야한다...서울로..
저녁 10시경에 강남고속버스에서 하차..
마땅히 들어가서 잠잘 잠자리가 없어서 여러가지로 궁리한 끝에 그동안 지방에 있을때부터 많이 들어왔던 신림동 고시촌에 가기로 결정했다. 고시원에 들어가야지..잠자러..
일찍 자야 일찍일어나 낼 아침엔 생전 첨입어보는 맞춤 양복 입고 출근할 수 있다..
신림동 고시촌에 도착했다.
고시원은 많았지만 한달 고시원비가 장난이 아니다.
약16만원에서 40만원짜리 고시원까지....
학교다닐때 자취방비가 한달에 13만원이었는데..
역시 서울은 뭔가 다르다........
저녁12시 조금 넘게 돌아다녀 한달에 16만원하는 고시원에 가까스로 들어왔다.
지금은 바로 그 고시원...
고시원비 빼고 저녁밥 사먹은거 빼고 차비빼고 하니까 23만원 남았다. 한달동안 밥사먹고 차비하고 이것저것 필요한거 사더라도 아껴쓰면 월급날까진 충분하겠지..........
내 방에 들어와 누워보니 돌아누울 공간도 없지만.
바닥의 온기는 무척 따뜻하다...
오늘밤은 내 생애에 최고로 행복한 밤이다..
나도 이제 낼부터는 내힘으로........자립할 수 있는 것이다.
시골집엔 아버지와 어머니가 살고있다.
장가간 형(읍사무소 8급공무원. 형도 공장 그만두고 몇년전에 공무원시험봐서 말단 공무원됐다.)과 시집간 누나가 그동안 아버지 어머지를 돌봐주셨지만 이젠 이 막내아들이 돌봐드릴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젊었을때 술과 도박을 좋아하셨다.
성격은 좋았지만 내가 어렸을땐 거의 날마다 술에 쩌려 살았다.
물론 직업은 아직까지 무직인체로..
그덕에 시골의 집과 땅 조금있는거 일찌감치 없애버리고
지금은 종친회 공동소유의 집에서 생활하고 계신다.
언제 ?i겨날지 모르지만 버틸때까지 버틸것이다.
이제 그만 자야겠다.
희망찬 내일을 위해서........."99년 4월 15일 저녁 1시반..
1999년 5월 20일....날씨 맑음
드뎌 오늘 월급 명세서을 받았다.
첫월급이다.....
9급 3호봉(군대갔다오면 3호봉)
이달봉급은 계산해보니 수당 다 합쳐서 총 70만원가령 돼는 것같다. 믿기지는 않지만 월급명세서에 그렇게 쓰여있었다.
월세방값 10만원..차비..식비....전기세, 수도세, 그리고 잡다한 세금 다빼고 하니까 이달 총 순수익은 약30만원남짓.....
거기서 20만원은 때어서 시골집에 보내고 2만원은 빨간내복을 샀다.
고참직원말로는 보너스달엔 약 90만원가량 ?쨈鳴灼磯?..
요즘엔 자꾸 시골 읍사무소에서 말단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지금도 우리집의 기둥인 형님생각이 참 많다.
대우자동차 부품공장의 공돌이(?)로 있으면서 내 대학학비 다 대고 저녁에 코피쏟아가며 공무원시험봐서
지금은 읍사무소 등본 초본 호적 띄워주고 계시는 우리 형님..
지금도 두아들키우랴 부모님 살림도우랴 정신없는 우리형
님........
월급 받아서 어떻게 장가는 어떻게갔는지 정말 .신기하다.
역시 내가 젤 존경하는 우리 형님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나....
국민의 공복..시민의 공복........남들은 모두 부패공무원이라고 욕얻어먹어도 나만은 최소한 나 하나만은 시민들의 친절한공복 되고자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한달..
초짜공무원이라 모든게 서툴지만 전화하나 받더라도 떨리는 마음으로 받았고 열심히 했다라고 자부한 한달.
때돈을 벌려고 시작한 공직은 아니고
당장 다음달 이 삭막한 서울하늘에서 버텨내야한다는 사실이 걱정이지만...이세상엔 단돈 20만원도 고향집에 보내지못하는 아니 단돈 2만원도 못버는 불쌍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난 그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내가 공무원이 되던 한달 전부터
얼떨껼에 출근하자마자 난 내 자신도 모르게 모든 언론.......
국민들이 욕하고 손가락질하는 대상이 되어야만 했지만
지금까지 내가 걸어왔던 길에 아무후회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기때문에..
앞으로도 묵묵히 아니 열심히 일해야지.
저녁 11시반..서울의 어느 자취방에서......
전 초짜 공무원... 2000.02.07
열심히 하세요...
안녕하세요...
글을 읽고 나니 기분이 좀 그렇네요...
몇 년전까지 9급 공무원 신분으로 지내다가
사표내고 나와 지금은 돈벌이도 안되는 일에 매달리고 있는
나 자신을 생각하니,, 안정된 그 자리가 정말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리 자기 좋아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돈에 쪼들리는 한 마음은 힘들죠..
부디 열심히 근무하세요..
혹여 6개월,, 1년,, 이렇게 시간이 흘러 처음의 그 떨림과 행복감이 약간 퇴색하고,, 고개를 돌리더라도,,
그리고 뒤로 접어놓았던 일이 조금씩 고개를 들어 자신을 끌어당기더라도,, 다시한번 생각하고 결정하세요,,,
공무원 생활하면서 병행할 수 있는 길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언제까지나,, 처음처럼..... 열심히 생활하시길....
저건 2000.02.07
열심히 하심시요...하지만...
요컨데 온갖 쓰레기들은 서울시에
다 모여 ? 뭉쳤다고 말하는게 났죠...
난지도...
그게 서울시입니다....
공뭔 2000.02.08
도전하세요..
도전하세요..
세상에 편한일이 그냥 있습니까..
공무원이 되려면 그냥 되는 것이 아니예요..
옜날에는 생기는 것이 있어서 공무원이 괜찮았지만
지금은 안그래요.
지금은 새로 들어오는 공무원 신참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야해요..
그것은 과거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과거에는 성공의 개념이 이런것이 었는데..
어제 삭월세방에 사는 사람은 오늘은 전세방에
살아야하고 내일은 새집장만해야한다..
하하 맞아요.. 과거의 성공사례지요..
과정이야 어떻게 되든 알게 뭐예요..잘살면되지..
그러나 오늘의 성공개념은 잘사는 것에
공정과 깨끗이 들어가야되지요..
무지 어렵지요..한번도 성공해보지 않았으니 어렵지요..
후배 여러분 도전해 봅시다..
사이버친구 2000.02.08
내게 꿈을 준 세상에 대해...
안녕하세요
전 서울포커스에 매일 아침 들어와 저희 부서와 관련된 사항이 있는지를 검색하고 그리고 일과를 시작하는 말단 공무원입니다.
포커스를 검색하다보면 안쓰러운 내용이 많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그 와중에서도 고마움을 알고 살아가는 이가 있어 곁에 있어 오늘 참 행복하네요..
우리 고마움과 배려심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아요..화이팅!
= = = = = = 예반에 시를 띄웁니다 = = = = = = =
인생의 오솔길에서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알려고 노력할 때
내 안에서 끓어오르는 폭풍을 만나고
마음속에 발자국을 남기고 떠나면
추억은 내가 가장 아끼는 소유물이 될 것입니다.
자그마한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을 때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인생을 배우는 것입니다....끝.
피에쉬 : 힘들때마다 서울포거스에 글을 띄우세요..
그럼 제가
희망이 될 만한 시를 띄워드릴께요..
서울에 아무 연고도 없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사이버상에 좋은 친구가 생겼잖아요..
선배공무원 2000.02.08
보람을 갖고 사노라면...
귀하의 글에 감명이 있군요.
먼저 서울특별시 공무원이 되신걸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박봉에 놀라셨으리라 이해가 됩니다.
저도 79년도에 7만원 받았답니다.
세월이 지나 승진도 하고 지금은 25평아파트에 두아이가 대학에다니죠. 물론 이번에도 등록금을 융자받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