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브리티시오픈 챔프 출신 마크 캘커베키아(44·미국)가 한국프로골프 시즌 개막전인 제23회 매경오픈(총상금 5억원) 챔피언에 올랐다.
9일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7394야드)에서 끝난 최종 4라운드에서 캘커베키아는 이븐파(버디2, 보기2)를 치며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2위(4언더파) 장익제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억원의 주인이 됐다. 2년 전 심한 무호흡증으로 산소마스크 신세를 지기도 했던 캘커베키아는 2001년 피닉스오픈 이후 3년 만에 공식 대회에서 우승하며 ‘재기의 기쁨’을 맛봤다.
3라운드 선두였던 조현준은 빗속에 흔들리며 ‘뽀빠이’ 크레이그 패리(호주)와 공동 3위(3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했다. 3라운드에서 7언더파 선두였던 조현준, 6언더파 2위였던 캘커베키아의 접전이 예상됐던 막판 승부는 초반에 갈리고 말았다.
1번홀(파4·422야드)에서 조현준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날아가며 OB가 되면서 더블보기. 평정심이 흔들린 조현준은 2번홀(파5·545야드)에서 세번째 어프로치샷을 실수하며 보기를 범했다. 반면 캘커베키아는 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2타차 선두로 나섰고, 이후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우승을 지켰다.
캘커베키아는 한때 장익제에게 1타차로 쫓겼지만, 15번홀(파5) 버디에 이어 16번홀(파3·208야드)에서 행운의 칩샷 파세이브로 승리를 굳혔다. 티샷이 그린 왼쪽에 떨어진 데 이어 칩샷마저 ‘뒤땅’을 치며 실수했지만, 두번째 10m짜리 칩샷이 그대로 컵에 떨어졌다. 마지막홀 챔피언 퍼팅을 마친 캘커베키아는 캐디로 함께한 약혼녀 브렌다 나르데키(35)와 뜨거운 키스로 우승을 자축했다. 주최측이 준비한 그린 자켓이 작아 단추를 채우지도 못한 캘커베키아는 “2라운드를 마치고 한국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배탈이 나 고생했다”며 “한국 첫 방문에 우승을 차지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