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영혼의 상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그러한 작가의 상처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영화이다.
앞서 소개한 많은 영화 음악들처럼..
좋은 영화에는 항상 좋은 영화 음악들이 있다.
오늘 감상할 Sting(스팅)의 My One And Only Love 또한 영화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명곡이다.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팬하모닉 가족이 있다면 꼭 이 영화를 감상해 보기 바란다.
인생의 낭떠러지로 내몰린 한 남자와
이미 낭떠러지에서의 삶에 익숙한 한 여인의 사랑이야기.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가족에게도 버림받은 벤(니콜라스 케이지)은 알콜중독 환자이다.
더이상 인생의 희망이 없는 벤은 퇴직금으로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로 향하며
그곳에서 한달동안 실컷 술에 만취되어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이 지옥같은 삶에서 해방될 수 있으리라는
달콤한 상상을 한다.
화려한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는 이미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한 여인이 있었다.
하지만 벤과 달리 그녀는 이 희망없는 삶이 어느새 익숙해져있었다.
그 두 사람이 만났다. 라스베가스에서.
"술 때문에 아내가 떠난건지, 아내가 떠나서 술을 마시게 된건지 기억나지 않아..."
벤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으며 서로에게 동질감과 연민을 느낀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간섭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동거를 시작한다.
"...I"m a drunk. and i know you"re a hooker.
I hope you understand that i"m a person who is totally at ease with this..."
"...난 주정뱅이야 그리고 당신이 창녀라는 걸 알아
내가 이런 상황에 매우 익숙하다는것을 알아줬으면 해..."
라스베가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잠시나마 행복을 느끼지만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랑은 구속이라 했던가. 그녀를 향한 벤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그녀는 너무나도 깊은 슬픔에 빠져버린다.
그녀는 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다. 알콜중독자에게 술병을
선물하는 그녀. 벤에대한 그녀의 사랑이 절절하게 묻어있는
장면이다. 또한 이 영화의 가장 인상깊은 장면중에
하나이다.
사랑이 짧으면 슬픔은 길어진다...
벤이 세라에게 고백한다.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처럼 느껴져.....
내가 항상 취해 있어서 일까....왜 진작 당신하고 못 만났을까 ......"
벤은 비로소 세라에게서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이미 모든것은 늦어버렸다. 하지만 벤은 이젠 전혀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다.
세라가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난 그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였죠.
난 그가 변하기를 바라지 않았어요.
그도 저와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난 그의 삶을 사랑해요.
존 오브라이언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분명 이 영화는 기존의 할리우드의 사랑영화와는 다른 영화이다.
알콜중독자와 창녀의 만남이라는 소재부터가 파격적이며 영화내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고심한 마이크 피기스의 연출력과 영화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스팅의 삽입곡 및 배경음악들이 두 사람의
아픈 사랑을 어루만지고 있다.
절망속에서 만난 두 사람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서 한줄기
빛을 보았으며 사랑이라는 명제에 대한 결코 어렵지 않지만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해답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영화를 보았던 필자마저 술에 취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는 정말 압권이었다. 아쉬운 점은
이 영화를 통해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그 이후로는 너무 블록버스터의
액션배우쪽으로만 나가는것이 아쉽다면 아쉽다고 하겠다.
그리고 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픔과 고통을 묵묵히
가슴속으로 참아가는 세라의 모습을 보여준 엘리자베스 슈의
모습 또한 너무 인상적이었다.
영화의 배경만큼 결코 화려하거나 아름다운 사랑은 아니지만
그 어느 사랑영화보다 가슴속에 오래 영화의 잔상이 남았던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