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해 용전리 농수 최천익 진사 묘
궁벽한 흥해 바닷가에 이름난 문사들이 나온 것은
도연명을 닮은 농수 선생이 30년 동안 사람 농사를 지은 까닭이다.
公諱仁傑曲
江人父諱有
軫公生辛酉
八月十二日
癸酉閏四月
二十四日終
安逸戶長
崔公之墓
乾坐原妻月
城金姓先公
而逝葬于酉
原在公墓
子雲翼孫雨
新雨成
乾隆三十八年八月日立
1762년. 빗돌에 푸른 돌이끼가 피어났다.
북미질부성에서 칠포 좌측산이 청동기 시대 바위그림 계곡과 고인돌이 있는 곤륜산
곡강과 칠포와 평야가 만나는 이곳은 신석기, 청동기 문화 선사시대부터 태곳적부터 천혜의 삶터였고 교류의 현장이었다.
흥안리 선돌. 뒤에 남근석으로. 남녀유별을 엄히 하는 시기를 거치고 서구 근대 이성의 말단적인 폭거인 20세기 새마을 사업에 희생되어 땅밑으로 묻혔다가 다시 청동기 시대의 소중한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인식되어 다시 이렇게 세워졌다.
북미질부성 안의 공동묘지 어느 님의 무덤가에 피어난 양지꽃.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에 옛 사람의 무덤 위에 피어난 꽃은
나의 마음에서 강렬히 콘트라스트를 이루며
내 실존을 한없이 깊게 한다.
일제시기에 도입된 공동묘지 제도.
무덤 위 할미꽃. 호호백발 할미는 이제 백두옹 곁에 꽃으로 피어나 영감님을 울삼아 담삼아 봄날에 양볼이 홀쪽.
북미질부성에서 흥해 들판을.
흥안리 어느 집의 길가 담장에,
아씨와 죽음을 함께한 충비 순량인 보이질 않구.
봄날은 다시 오고
꽃은 짙붉게 피었건만.
흥안리 어느 집의 갈가 담장에 피어난 배꽃,
유한을 품고 곡강 물웅덩이에 빠져 죽은
이씨 낭자의 모습도 이러했으리라.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백인양 하여
잠 못들어 하노라
논 가운데의 흥안리 고인돌. 붉은 석질이 부근에서 채취한 바위임을 말해 준다.
바위의 무게는 당대엔 족장의 살아생전 권위와 무게를 대신하고
시간과 싸워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이눔들 여긴 우리 부족의 땅이야 하고 호통치는 족장의 음성이 들리지 않는가.
앞으로도 지구의 역사와 함께 이 땅은 족장과 부족의 땅으로 남으리라.
메밀꽃을 닮은 냉이꽃밭.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는 언제나 스스로의 질서와 아름다움이 지어진다. 꽃이나 나무는 서로로 간섭하지 않고도. 따로 또 함께 아름다이 꽃밭 물결을 이루며 살아간다. 이씨 낭자와 충비 순량이가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일듯 몽환적인 길이다.
물은 바위를 만나면 돌아가고 곡선을 이루며 낮은 곳 태허의 세계 바랄로 흘러들어가며 생명을 품고 키운다.
두보처럼 곡강 머리에 앉아 술이라도 한 잔 기울이고 픈 봄날이다.
대동강이 있는 평양사람 정지상의 시가 생각키는 시절이고 장소다.
비갠 긴 강둑 풀빛 서럽고
님 떠나보낸 남포엔 구슬픈 노래 인다.
대동강 물이야 어느 때 다 마를까,
해마다 해마다 저 시퍼런 물결에 내 눈물 뿌리는 것을.
금강산 만불상 못지 않는 절경이다.
바위 위에 피어난 짙붉은 진달래.
수로부인에게 꽃가지 꺾어 바친 소 탄 노인은 보이질 않고
충비 순량의 짙붉은 순절처럼.
소금 실은 배가 이곳 물웅덩이에 대고 사람들은 흥안리로 넘어가고 또 이리로 오갔겠다.
충비 순량이 순절한 물웅덩이.
색리-감독한 아전 정창신
야장-바위 깎아낸 장인 윤탕이
석수-글자 새긴 석수 김기원
곡강 최씨 시조 최호 묘
고려 시대 최호 묘 위에 이미 고인돌이 있었으니. 고인돌은 자연 속에서 다시 자연이 되고, 할미는 자연이 된 생명의 무게를
품은 바위님께 생명의 불을 밝이고 신령스런 어둠 속에서 마음 속 치성을 드리고.
천곡사 있는 도음산에서 발원한 남천과 법광사 안긴 비학산에서 발원하는 북천이 합류하여 곡강을 이루고
지평선 끝에 남질부성과 도음산이 하늘과 땅 사이에 아련히 보인다.
김영수 군수 때 9개의 제방을 쌓았고,
1831년 순조 31년에 흥해고을 농사 짓는 전답이 2,128결(면세지, 묵은 땅을 합하면 2,696결),
일제 강점기에 수리시설이 만들어지며 갈밭이 개간되며 현재 평야의 80%가
해방 후에 20%가 개간되어 현재와 같은 모습.
흥해읍 인구가 늘어날수록
곡강은 신음하고
강이 신음할수록
바다는 황폐화하고
물이 자기 정화와 순환을 하지 못하면
인간과 사회와 문명도 종말을 고할 수 밖에 없다.
청동기 원삼국시대 삼국시대 고려초 조선초
조선 후기
일제 강점기
해방과 분단과 전쟁과 새마을 산업과
신항만, 동해중부선, 환동해안시대
지구온난화 시대
지구와 인류 사회의 발자취와 자연과 인간의 숨결이 서려 있는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