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2개 계단 길 약 40분 정도 소요.
가마꾼들 “10만원” 외쳐도 손님없어.
그나마 37호 경계비 ’조선‘보니 다행
송강하에 베이스캠프를 친 덕분에 백두산 서파 가는 길은 느긋했다.
이도백하에서 2시간 걸리니 그만큼 시간 이득이 있다.
송강하에서는 맑은 날이면 백두산을 볼 수 있어 일출을 보려고 호텔 옥상에 올라갔더니
천지를 분간하기 힘들만큼 안개가 뒤덮었다. 날씨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가이드도 단단히 채비를 하라며 채근했다. 버스를 타고 셔틀버스 승강장에 도착하니
우비(2000원)와 우산,덧신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
북파 가는 길에는 볼 수 없던 광경이어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아니나 다를까 셔틀버스를 타고 산문 입구까지 가는 길에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그나마 자작나무라도 보는 덕분에 비가 오는 것을 잊으려고 했지만 헛수고 였다.
서파 주차장에 도착하니 안개 속에 비가 내렸다.
가이드는 몇 시까지 이곳에 모이라고 하고는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1442개 계단 길을 보니 안개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바람이 한 번 불면 옅어져 카메라를 꺼내 야생화를 몇 개 찍었더니
빗방울 때문에 초점이 잡히지 않았다.
우산을 쓰고 카메라를 점퍼 안에 넣고는 꼭 찍을 때는
안경 닦이로 렌즈를 닦아가며 사진을 찍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 전날 북파에 비해 관광객 숫자는 10분의 1로 줄었다.
비가 오는데도 가마꾼들은 호객행위를 했지만 타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나중에 할머니 한 분만 탔다.가마꾼들은 한국인을 알아보는지 “10만원”하면서 외쳤다.
안개만 있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바람이 부니 젖는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1442개 계단을 오르는 데 40분이 걸렸다. 처음에 만난 건 북·중 국경인 37호 경계비였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몰렸고, 맨 오른쪽에 있는 ‘천지(天池) 표지석도 비에 젖어 어찌할 줄 몰랐다.
이곳에서 천지를 보니 안개 속 난간 아래 야생화들만 보였지 천지는 어디 있는지 분간을 하지 못했다. 데크로 올라가니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오매불망 안개가 걷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지만 소용없었다.
바람이라도 불면 갑자기 천지가 나타날 법도 한데 비만 주룩주룩 내렸다.
데크 왼쪽 끝으로 가니 예전에는 산 밑에까지 갈 수 있었으나 로프를 매 더 이상 못 가게 했다. 우비를 입은 관광객들은 기념사진을 찍느라 한바탕 소동을 해도 사진엔 얼굴만 나오고
나머지는 여백으로 남았다.
서서히 바람까지 부는 통에 더 지체할 수 없어 한산 길로 접어들었다.
혹시나 “와”하는 함성 소리가 나면 천지가 열린 것이어서 귀를 쫑긋 세우고 계단 길을 내려갔지만 끝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기온도 서늘해 두메양귀비 등은 자취를 감췄다. 천지를 수놓았을 많은 꽃이 줄기가 마른 채 내년을 기약했다.
다시 모여 주차장 인근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는데 시장하던 차에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천지를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인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비 오는 길을 내려와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금강대협곡으로 향했으나 비가 점점 심해졌다.
다시 주차장으로 나오는 데 40분 정도 걸렸다.
고산화원은 시기적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에서 살펴봤더니 여권까지 비에 젖었고, 백팩 또한 안에까지 젖었다. 여권을 빨리 말려야겠다는 생각에 뒷주머니에 넣고 엉덩이 열기로 말렸더니 호텔에 들어올 때는 뽀송뽀송 했다.
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날 북파에서 너무 근사한 날씨를 선사했기에 서파에서 비가 올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그래야 날씨가 균형을 이룰 것이어서 남파에 가면 비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활짝 갠 것도 아닌 안개가 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야 3파 일정 중 맑은 날, 비 온 날, 안개 낀 날 모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파는 가장 시적이고 가장 화려했던 노선. 서파는 명성이 북파보다 못하지만 풍광이 무한하여 물결을 따라가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 선로를 걷기에 더욱 적합하며 서파는 유일하게 천지의 전모를 한눈에 볼수 있는 기회이다.
백두산 서파천지는
1442계단을 올라가야 천지에 오를 수 있으며 가장 멀리 보이는 산비탈이기도 하다.
고산 화원
백두산은 동북아 대륙 유일의 원시 고산 식생과 온대 식생의 보고로 2000여 종의 식물이 있으며 이 중 관상 가치가 있는 꽃만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매년 6월말~8월말, 해발 600메터 이상의 활엽림대부터 산비탈, 림하, 곡지, 강가에서
경쟁적으로 개방하는 솔개, 백합, 대화훤초, 금련화, 당송초, 명아주꽃 등은 장백산기슭을 장식하고 멀리 바라보면 온 산천에 울긋불긋하고 생기가 넘쳐"천국화원"이라고 할수 있다.
사다리강
발원지의 하상이 층층이 계단처럼 쌓여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강물은 매우 차갑고 차갑다.수로가 좁고 너비가 3미터가 넘으며 가장 좁은 곳은 한 걸음에 건널 수 있다.위에는 산등나무, 들풀, 썩은 나무와 마른 가지가 가득 널려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려져 있다.사다리강 절벽이 곧게 서서 위에서 아래를 보면 음산하고 삼엄하여 몸서리를 친다.강물이 급하게 흐르고 소리가 석벽을 진동하면 2, 3리 밖에서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왕 지
장백산 서파에 위치한 왕지는 옥설봉을 등지고 금강을 마주하고 신기하고 아름다운 고산정원과 손잡고 서로 의지한다.
연못의 면적은 1850미터, 직경은 200미터, 면적은 약 2000평방미터이다.
왕지는 수질이 깨끗하고 못판에 사초인 우라초와 포초가 가득 자라며 아름다운 자작나무와 탑송이 함께 있다.
숨비탈
숨비탈은 장백산 서파의 경관으로 과거에는 도보 등산으로 천지를 감상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다.산비탈이 가파르고 경사가 크며 중간에 평탄한 곳이 없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반드시 계속 등반해야 한다. 게다가 잡목이 무성하고 시야가 넓지 않아 숨이 막힌다.이 등산로는 그래서 숨비탈이라는 이름이 있다.
호랑이 등
숨비탈을 지나면 호랑이 등이 나온다.그것은 또한 도보 등산으로 천지를 감상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길이었다.산 모양이 와호 같다.뱀 모양의 오솔길은 호랑이 등 위에 있고, 산길 양쪽은 비탈과 절벽으로 매우 위험하다.
금강폭포
샘물이 반석 위에 흩날리며 두 번의 낙하를 거쳐 다시 큰 흐름으로 합쳐져 절벽에서 골짜기 아래로 곧장 흘러내리며 총 높이는 약 70미터이다.물소리가 골짜기를 뒤흔들어 짜릿하다.이런 계단식의 폭포는 쌍첩폭포라고도 하는데 아주 특색이 있다.
금강대협곡
금강대협곡은 전체 길이 70㎞, 평균 깊이 80여m, 폭 100여m로 V자 형태다.
장백산 서파의 큰 경관으로 "화산 천연 용암 분경원"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