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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학교 직장 산악회
 
 
 
카페 게시글
개인산행 사진 or 후기 스크랩 2014년 10월 12일 강원도 화천 비수구미 계곡
임경환 추천 0 조회 34 14.10.14 04:1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코스; 해산-비수수미계곡-비수구미마을-마을입구삼거리(8.7km) 

 

 

 

 

비수구미란 어원이 마을 뒷산 바위에

‘비소고미금산동표(?古未 禁山東標)’라고 적혀진 데서 비롯된단다.

말인즉 조선시대 궁궐 건축에 쓰이는 소나무 군락의

무단 벌목을 금지하는 표시란다.

그렇다면 그 시절에도 세도가들이

길도 없는 이 첩첩산중에 사람을 보냈단 말이지?

그랬겠지? 하인들이 어떤 고생을 하던 알 봐 아니었겠지!

 

버스가 낑낑거리며 아흔아홉구비라는 해산령길을 오른다.

돌고 오르고 돌고 오르고

그러다 보면 저 아래 진하게 뭉쳐진 구름이 제 무게 때문에

산자락으로 오르지 못하고 골짜기에 똘똘 뭉쳐있다.

첩첩산중의 첩첩에 새하얀 구름이 가라앉아있고

첩첩의 꼭대기에는 햇빛을 타고 내려온

눈부신 가을이 골짜기로 방향을 잡는다.

 

해산령에서 비수구미 마을을 향해 내려 갈 것이다.

가다 보면 산의 주름으로 인해 작은 도랑이 생길 것이고

점점 가다 보면 그게 계곡이 되겠지.

그 계곡이 파라호에 닿으면 파란 물을 전해주고

파라호의 차가운 물은 북한강을 따라 반짝이게 되겠군!

내려가 본다.

비수구미 마을까지 6km의 내리막길

마을에서 입구 삼거리까지 호수갓길을 따라 2.7km만 가면 된다.

구비치는 산허리길을 돌아 와서 이렇게 짧은 내리막길을 걸을 거니

되도록 아주 천천히 걸어야한다.

길가에 연한 가을이 내려와 있다.

늙어가는 풀 냄새가 난다.

풀은 늙어가면서 성숙한 향기를 뿜어낸다.

사람하고는 다르지.

가을이 나폴거리며 나무며 풀에 가볍게 앉고 있다.

순전히 내리막뿐인 그 길을 천천히 아끼면서 걸으면

물든 세상이 물들어가는 것을 숨기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이 삶을 어찌할꼬???

 

예상했던 대로 물들어가는 풀숲을 갈라 세우며 도랑이 만들어지고 있네.

계곡이 만들어지는 현장이 되겠군.

물이 졸졸거리며 많아지며 계곡이 되면

이젠 거울이 되어 물가의 잎을 되비쳐준다.

응달진 계곡이 깊어지면 가을도 깊어지고 색이 깊어지네.

가을은 풀이파리든 나뭇가지든 탈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타고

자신의 모습을 계곡 웅덩이에 비춰보면서 돌이켜보는거 같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금 자기 모습은 어떤지?

저 어른거리는 핏물이 뜨거웠던 삶을 말하는 거야.

그렇다면 붉을 잎을 날리며 초라한 나목이 되어도 후회스럽지 않겠군!

 

계곡이 숨겨지다가 드러나다가 한다.

숲에 가려 멀어졌다가 문득 드러나면서 마을로 내려간다.

6km, 겨우 십오리는 너무 짧다.

계곡이 냇물처럼 넓어지더니 그냥 몇 채의 집이 드러난다.

, 여기가 비수구미 마을이네.

어쩔 수가 없다.

출렁다리 옆의 하얀 진돗개가 손님을 끄는 이장집에 가서 밥을 먹는다.

산에서 딴 풀이파리들이며 고춧잎 등등으로 비벼 먹는다.

고추장도 집에서 담은 거군!

동네에서 뒤돌아 산을 올려다보면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온다.

“산이 금세 물이 더 들었네.

저 산을 쥐어짜면 온갖 색이 다 나오겠군!

내 손이 물들겠어

 

이젠 출렁다리를 건너 물가로 간다.

파라호 갓길로 남은 길을 천천히 간다.

푸른 물이 산그림자를 담고 잔잔하다.

늙어가는 산을 조용히 비춰주고 싶은 거야.

뜨겁게 살고 세상을 떠나려는 그 잎들을 되비쳐주면서

존경을 보이는 거지.

물이 너무 파랗군!

비수구미마을에서 호숫가를 따라 마을입구까지 와버렸다.

여기서 멈춰야겠군. 그리고 떠나야겠어.

산 사이에 담겨진 저 파란 호수가

가을이 떠날 때까지 저 늙어가는 가을을 잘 돌봐주고 비춰주겠지.

 

비수구미 계곡을 향해~~

 

 

비수구미마을

마을아 출렁다리

 

파라호

 

평화의 댐

 

비목공원

 

비목공원에서 본 평하의 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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