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의동 문고의 6월 월례회의가 있는 날입니다.
동사무소 2층 다목적실엔 문고위원 8명이 참석했습니다.
김경순, 은금순, 이은경, 강명옥, 이근옥, 엄미자, 박인숙, 오현진의 반가운 얼굴들입니다.
동사무소 문고일을 95년도에 시작하였으니 10년이 넘었지요.
초창기엔 총무일을 보았습니다.
세피아를 타고 이의동 곳곳을 많이도 다녔습니다.
박춘옥, 유경련 회장님 후임으로 제가 3대 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
저는 수줍어 하는 편이라 회장은 어울리지 않는데 전 유경련 회장이 억지로
떠밀어 3년째, 부족하기만 한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처음엔 도서지원비가 얼마 안되어 도서 확보를 위해 헌책도 좋고 책이라면
무조건 기증을 받는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초창기 때 수원시 고석진 회장님은 문고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고
특히 문고위원들간의 화합도모 등 신경을 써 주셔서 수원시는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문고활동을 하는 지역으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활발한 수원시 문고 활동에 힘입어 지금은 도서지원비가 많이 지원되어
새 책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고석진 회장님께서 격려차 이의동 문고를 방문하셨을 때입니다.
저는 애쓰시는 고 회장님께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가
쌀 한말과 서리콩 닷 되, 팥 닷 되를 마음의 선물로 드렸습니다.
회장님은 친정동네에 오신것 같았다고 다른동 문고에 자랑을 많이 하셨습니다.
순수하셨던 고석진 회장님은 지금도 문고의 밑거름이 되어 저희들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이의동은 농촌지역 이다보니 책을 빌리러 동사무소에 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반인 대출이 뜸하다 보니 저희들은 산의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학교로 책을 가지고 가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도서 대출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신간인 문고 책은 인기가 있어 어린이들이 줄을 서서 밀려드는 바람에
당번인 두 사람의 문고위원들이 해내기에는 벅찼습니다.
어린이날, 운동회 때에도 산의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일년에 두 번씩 상, 하반기로 나누어 글짓기 시상도 합니다.
집을 오고 갈때 산의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만나면
저의 얼굴을 알아보고 인사를 합니다.
꿈나무 들에게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시내의 다른문고 보다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많이 느끼지만 나름대로 통 별로
이동문고 도 운영합니다.
오늘은 여름방학때 산의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프로그램 운영을
의논하였습니다
만화창작교실, 한권의 책에서 감명 깊었던 한 두 줄의 발제를 중심으로 하는 독서교실,
어린이 한지공예교실, 세 프로그램 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저는 만화창작교실을 운영해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어린이들이
흥미있어 하는 한지공예교실 이 채택 되었습니다.
여름방학 직후에 일정을 잡은 어린이 한지공예교실 준비엔
차량운행 이 가장 중요하고 간식, 재료, 지도 등 우리 이의동 문고위원들이
나와서 수고를 많이 하게 됩니다.
초창기 여름방학 때에는 동사무소 트럭에 책을 싣고 다니며
이의동 구석구석 주민들이 살고있는 동네를 더운 줄도 모르고 찾아다녔습니다.
원천유원지, 구시기 ,동녘, 시령골, 작은안골, 두릉리,그 중에서도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안골은 동네가 조용하고 개울물이 맑게 흐르고 있어서 인상이 깊었습니다.
우리는 메가폰을 잡고 마을을 다니며 외쳤습니다.
" 이의동 주민 여러분, 이의동 문고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각 동네마다 이동문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준비한 책이 많이 있사오니 어서 나오셔서 재미있는 책을 골라 보시길
바랍니다."
밭에서 일을 하시던 이의동 님들은 참외와 수박,토마토를
집안에 계시던 분들은 찐감자, 찐옥수수 등을 건네 주셨습니다.
느티나무 그늘, 원두막에서, 마루에 누워있던 어린이들이
트럭으로 뛰어 오던 생각이 납니다.
여름은 뜨거웠지만
우리들의 의욕은 한낮의 태양과 함께 타오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