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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의 바다’ 충주 |
산, 강, 호수 어우러진 천혜의 드라이브코스 |
옛 사람들은 충주를 ‘중원’이라고 불렀다. 한반도의 한가운데라는 뜻이다. 그런데 정말 충주를 가운데에 놓고 보면 내륙의 명소들이 구슬이 꿰어지듯 모여든다. 여행을 떠나기 앞서 잠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해보자. 실제로 세상은 충주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지도 모른다. |
서울에서 충주까지 고속도로 구간은 1시간 남짓 거리다.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최근 개통되면서 충주는 성큼 수도권으로 다가왔다. 충주호, 수안보온천, 월악산국립공원은 차로 30분 거리의 충주동심원에 쏙 빨려 들어온다. 문경새재, 단양팔경은 한 시간 거리다. 충주는 콘도(6개), 호텔(15개), 자연휴양림 통나무집(2개소) 등 숙박시설이 충청권에서 가장 풍부한 곳이다. 남한강변 봉황리자연휴양림(043-855-5962)엔 계곡의 물을 가둬 알맞은 수위를 유지하는 자연 수영장이 있다. 도처에 산이 있고 물이 풍부하니 가는 곳마다 관광지, 피서지다. 그 사이로 탄금대, 중앙탑, 중원고구려비 등 들러볼 만한 유적들이 있다. 충주는 자동차 여행이 제 맛이므로 안내소(043-850-5854)에서 나눠주는 관광지도가 도움이 된다. 인터넷(http://www.chungju. chungbuk.kr/)에 올라 있는 관광정보가 종이 지도만큼 충분치 않다는 점이 아쉽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의 물은 짙은 옥빛이다. 국내 담수호 중 가장 수량이 많으면서(유역면적 6648㎢) 가장 맑은 물이다. 충주호 변 상수도 시설에선 ‘전국 제일 충주 수돗물’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이 담수호의 길이는 63km. 단양 방면 충주호의 대부분 지역은 자동차로 접근할 수 없다. 그러나 충주 방면 충주호엔 호수 양안을 따라 길게 호반도로가 펼쳐져 있다. 계명산, 남산, 대림산이 호수 위로 솟아 있다. 계명산 자연휴양림 통나무집(043-842-9383)에선 충주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호수와 맞닿은 잔디밭에 레저형 승용차와 텐트를 세워두고 낚시하며 야영하는 연인들도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흡사 백두산 천지에서 야영하는 기분”이라고 한다. 충주호의 세 군데 선착장에선 유람선이 운행한다. 유람선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윤석민(25)씨는 “배를 타고 단양팔경을 둘러보는 것이 단양 유람의 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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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에서 남쪽으로 난 36번 국도는 단양팔경과 이어졌다. 부지런히 가면 1시간 거리다. 8경 중 구담봉, 옥순봉,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등 5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충주호 북쪽으로는 38번 국도가 제천과 연결된다. 제천으로 넘어가기 전 고개가 박달재다.
박달재에선 도토리열매가 많이 난다. 충주에선 사과국수(043-853-3674), 올갱이국(043-847-2820), 산채정식(043-846-4500), 민물매운탕(043-851-3225), 천등산막걸리(043-853-3033), 청명주(043-842-5005), 복숭아(043-851-5388)와 함께 ‘도토리묵밥’이 유명하다. 식당 묵고을(043-853-2212)에 들러 도토리묵밥과 묵파전을 시켰다. 박달재에서 따온 도토리열매를 집에서 갈아 묵을 만들었다고 한다. 검갈색의 묵파전은 끈끈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도토리묵밥은 짧게 썬 도토리묵, 시원한 육수, 야채, 양념 등이 담긴 그릇에 밥을 말아서 먹는다. 주인 박애자(49)씨는 “아침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도토리엔 해독성분이 있어 숙취해소에 좋다는 것이다.
38번 국도와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이 목계다. 목계대교가 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조선시대엔 충청도에서 생산되는 산물을 한강을 통해 서울로 올려보내는 큰 나루터가 있던 곳이다. 충주는 ‘초록의 세계’다. 숲과 강과 호수를 달리다 보면 자연과 하나임을 느끼게 된다. 신경림의 ‘목계나루터’라는 시 한 수가 떠오른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터. 잡초나 일깨우는 잔 바람이 되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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