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을 위하여Ⅰ
“목사님 이게 이렇게 잡는 거래요?”
“거기가 아니고 2번 줄을 잡아야지. 2번 줄. 목사님 말씀 하실 때 한 번에 좀 알아들어.”
“내가 뭘 알아야지. 그리고 이러고 배우고 집에 가면 도로 다 까먹는다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저녁에 다시 가르쳐 드릴게요.”
지난 일주일 동안 매일 저녁마다 교회에 모였습니다. ‘평창지방 연합 찬양제’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처음 우크렐레라는 악기를 가져 왔을 때, 다들 만져 보기도 주저하셨습니다.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렵다는 것이죠. 설득하고 또 설득해서 첫날 레슨은 마쳤습니다. 악기를 맨 채 사진도 찍고 재미있게 했지요. 그런데 다음 시간이 되자 악기를 반납하시는 분들이 생기십니다. 도저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어렵지 않아요. 조금씩 하다보면 손에 익을꺼에요. 다윗이 사울에게 쫒길 때를 생각해보세요.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파와 수금을 들고 찬양하잖아요. 우리도 다르지 않아요. 이 우크렐레를 들고 찬양하는 모습을 하나님이 보시면 얼마나 좋아하시겠어요? 우리가 이왕 사는 거 하나님 영광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다들 담임 목사 강권에 다시 악기를 집어 드셨습니다. 일흔을 넘긴 연세에 악기를 배운다는 것이 쉽겠습니까? 그래도 따라와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주저주저하는 권사님, 집사님들에게 맞불을 놓았습니다.
“한 달 뒤 ‘평창지방 연합 찬양제’가 있어요. 우리 교회도 이번에 이 우크렐레를 들고 출전합니다.”
다들 놀라시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건 큰 교회들이나 하는 거 아니래요?”
“그동안 그랬죠. 그런데 우리가 그 자리에 서면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모인 성도들은 요? 우리가 받은 은혜를 이번에는 우리가 전할 차례에요. 사랑에 빛 진자처럼 요.”
침묵이 흘렀습니다. 다들 고민이 깊으신 것 같았습니다.
“우리 생애 언제 그런 무대에 서 보겠어요.”
“목사님 요, 남는 건 사진뿐이래요. 사진이나 이쁘게 찍어줘요.”
그날 서울에 가 있는 한 집사님 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가 찬양제 나간다고 그것도 우크렐레를 들고 나가야 한다며 집에서 연습 중이시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행복해 보이셨답니다.
다들 제 앞에서는 못한다고 힘들다고 하셨는데…….
하여튼 매일 모여서 연습했습니다. 노래 가사도 외웠고 악보와 연주 코드도 모두 외웠습니다. 참가팀 중 악보 없이 무대에 선 것은 우리뿐이었습니다.
“목사님 요 이 다리가 후들거리는 게 진정이 안 돼요. 그래서 진통제를 미리 먹고 왔어요.”
“아이고 사람들이 얼마나 왔나 꽉 찼네 꽉 찼어.”
무대에 올라가기 전 대기실에 서서 마지막으로 손을 맞잡았습니다.
“주님! 여기까지 오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먼저는 주님께 영광이요 이곳에 모인 이들에게 은혜가 되는 시간이 되게 하소서. 또한 이 찬양이 우리의 고백이요 간증이 되게 하소서.”
고마웠습니다. 과욕이 아닐지 주저했지만 열심히 따라 와주신 것도 그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것도 모두 말입니다.
“불 속에라도 들어가서 불 속에라도 들어가서”
어느 권사님은 가사가 너무 은혜스러워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이런!!!
우리 순서가 끝이 났습니다. 장내는 기립박수로 뜨거웠습니다.
난생 처음 받아보는 환호 속에서 모두들 어쩔 줄을 몰라 하십니다.
‘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을 위하여!!’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반석교회 ‘실버우크’가 전해 줄 아름다운 하모니는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위하여Ⅱ
평창지방 연합 찬양제가 코앞이다. 반석교회 ‘실버우크’ 찬양단도 이번에 참가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도 모여서 연습을 했다. 연습 도중에 찬양 소리를 녹음했다. 그 소리를 들으시고 난리가 났다. 신기하고 또 재미있으신가 보다.
그래서 내친김에 이번에는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얼마나 웃으시는지…….
사실 처음 우크렐레를 잡기 까지 쉽지 않았다. 다들 악기는 처음이시고 악보도 처음이다. 그래서 한사코 손 사레를 치셨다. 그 손에 우크렐레를 쥐어드렸다. 다들 간곡히 부탁하는 목사 채면 때문에 시작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법 소리가 나고 합주가 가능하게 되었다. 얼마나 신기해하시던지 그래서 이번에는 더 놀래켜 드렸다.
“이번에 평창예술회관에서 있는 ‘평창지방 연합 찬양제’에 우리도 나갑니다.”
다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셨다.
“우리 평생에 그런 무대에 언제 서보겠어요. 그리고 주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우리는 그동안 은혜를 받고만 살았잖아요. 이번에는 우리가 은혜를 끼치자고요. 우리가 그 자리에 서는 것 자체가 거기 모인 모든 성도들에게 은혜가 될 거에요.”
워낙 연로하신데 무리한 부탁을 했나 싶었다. 그런데 다들 반응이 금방 좋아지셨다.
“나이도 많은 우리가 서면 좋아들 할까요?”
“그려 우리가 순종해야지.”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망신당하지 않기 위해서 일주일 동안 매일 모여서 연습하기로 했다.
찬양 곡목은 ‘불 속에라도 들어가서’
“목사님 요 남는 건 사진 밖에 없어요. 알죠?”
‘알죠. 나중에 천국 가셔서 주님과 함께 앨범을 넘기실 때 보실 수 있도록 잘 찍어 드릴게요.’
찬양단 가운도 없다. 모두들 일흔이 넘으셨다. 그러나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