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혁명이라는 엄청난 세계를 엿봅니다.
레닌의 아내였던 ‘나제주다 꼰쓰딴찌노브나 끄룹스까야’라는
길고 입에 와 붙지 않는 이름의 한 여성활동가의 회상으로 엿보는
사회주의와 사회주의 사상, 그리고 사회주의 혁명이 갖고 있는
역사성과 성격, 그리고 20세기의 의미까지
그와 관련된 내가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을 조합하면서 읽었습니다.
읽는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도는 생각은
‘아직도 여전히 우리의 현실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사회주의 사상과 그 운동’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운동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데
이것이 내가 잘못 본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중요한 시점에서 이들의 활동이 잘 안 보인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안타까움, 다른 한편으로는 약간의 서글픔입니다.
이것은 단지 우리의 정치현실 또는 사회적 상황에만 국한된 느낌은 아닙니다.
아직도 세계의 절반 이상이 비극적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
그리고 이 문제를 해소 또는 해결하는데 있어서
사회주의의 사상이나 정신이 갖고 있는 힘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레닌과 트로츠키, 볼셰비키와 멘셰비키의 경험에 대한 것들이
손잡아야 할 사람이나 세상과 거리를 두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데
거대한 역사적 상황이나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
힘을 모으는 일, 중심을 형성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듣는 ‘레닌의 이야기’는 약간은 어수선했지만
얻은 것은 적지 않습니다.
아마도 『레닌 평전』을 읽는 것으로
사회주의 세계를 엿보는 일은 끝낼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필요할 때 이들과 만나야 한다는 생각
사회와 시대, 그리고 역사적 문제는
정의와 인권,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의 가치를 놓지 않은 모든 세력들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결코 걸음을 내디딜 수 없다는 점,
그것이 여러 사람이 각각 다리를 하나씩 내놓아
그 다리를 하나로 묶어 불편한 걸음을 걷고
그 때문에 걸음은 늘 주춤거리고 때로 넘어지기도 하더라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보기 때문,
새벽잠에서 깨어난 매미들이
분주히 짝 찾는 노래를 시작하는 동트는 시간,
오늘도 날씨는 아주 더울 것 같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