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길은 탐험이다"
혼과 열정을 담아 가얏고와 함께 걸어 온 명인의 '길' 45년,
세계를 넘나들며 한국의 아름다운 가야금 음악을 알려 온 김남순(부산대, 한국음악학과) 교수가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국립부산국악원에서 그의 22번째 독주회를 가진다.
국내 최대규모의 부산가야금연주단 단장이자 부산대 교수인 김 명인은 1.500여년 전 찬란한 옛 가야문화 유산인 한국가야금 음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공연을 펼쳐왔다
김 교수는 '길'의 의미를 "지구 공간의 소통은 비단길이요. 과거 소통은 황토길, 무한한 생명의 소리길은 산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야금과 함께 걸어왔던 지난 45년의 '길'은 "내면의 소리를 찾아 떠나는 심미안을 갖은 자들과의 조우에서 새힘을 얻고, 또 항로를 찾아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한 손엔 빛바랜 보물지도를 들고 찾아나서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탐험한 길"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가야금 음악의 거목인 그는 이번 공연을 "무엇보다 한 길만 보고 걸어온 이 길은 설렘과 환희, 고통과 인내, 불굴의 의지와 소망으로 길가의 민들레 홀씨의 마음이 되어 전해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남순은 이번 독주회에서 황병기 '비단길', 박위철 '길가의 민들레', 김영재 '황토길',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 등을 연주한다
1. 비단길 황병기 작곡 (12현금 : 김남순 장구 : 신호수)신라 고분에서 발견되는 페르시아 유리그릇의 신비로운 빛에서 작곡 동기를 얻었는데, 그 악곡명은 고대 동서 문물이 교역되던 통로의 이름이면서 신라적인 환상이 아득한 서역에까지 펼쳐지는 비단같이 아름다운 정신적인 길을 상징하기도 한다.
제1장은 미묘하게 변화해 가는 리듬을 타고 환희와 슬픔이 얼룩진 신비로운 선율로 되어있다. 제2장은 빠른 4박자의 리듬에 의한 선율이 차츰 높은 음역으로 고조되어 격정적인 화음과 리듬에 의하여 절정을 이루면서 끝난다. 제3장은 화음으로 장식된 고요한 선율로 되었는데, 중간에 북소리와도 같은 저음부의 리듬이 출현하여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 부산가야금연주단(단장 김남순) © 배종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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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길가의 민들레 박위철 작곡 (25현금 :김남순)길가의 민들레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면 인간이 한번 태어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걸어가야 할 인생의 굴곡적인 길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작곡자는 민들레가 길가에서 싹트면서부터 인간들에게 짓밟히면서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민들레의 전반적인 성장과정을 음악에 담아 표현하려고 시도했다.
제1장은 생기 있게 파릇파릇 돋아나는 민들레의 성장과정을 시도했고 제2장은 짓밟힌 민들에의 처량한 모습을 담았으며, 제3장은 민들레가 시련 속에서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그 홀씨를 날리면서 살아가는 민들레의 강한 의지를 음악에 담아 표현하려고 시도하였다.
3. 황토길 김영재 작곡(18현금: 김남순 해금 : 최희연)한국의 아름다운 황토길에서 악상을 얻어 전체 5부분으로 구분하여 작곡하였다. 18현금만이 갖는 3옥타브의 음역을 넘나들며 해금과 주고 받는 응답형식과, 서로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서양음악적 기법과 농현을 첨가한 부분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황토길에서 생각해 본 우리들의 삶을 두 악기를 통해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제1장 느린 중모리 장단에 서정적인 테마를 가야금이 연주하고, 4/4박자로 된 연음이 계속되다가 해금이 테마의 선율을 약간 변형하여 발전시킨다. 제2장 단모리 장단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듯 빠르게 연주된다. 전체를 반복하는 형식을 취했으며 테마의 변주곡처럼 연주된다.
4. 김죽파류 가야금산조(산조가야금 : 김남순 장구: 신호수) 김죽파류는 많은 가야금 산조 중 가장 대표적인 가야금 산조 유파로 꼽히고 있다. 그 이유는 가야금 산조 창시자의 음악적 어법을 가장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김죽파류는 많은 가야금 산조 중 가장 고제(古制)에 속하는 유파이다. 그 이유는 오늘날과 같은 가야금 산조의 틀을 짠 조부인 김창조로부터 직접 가야금산조를 배웠고 또 유파의 형성이 다른 산조에 비하여 비교적 빨랐기 때문이다.
김죽파류 산조는 낮은 음률을 강조한 깊은 성음과 풍부함은 물론, 섬세한 농현의 가락과 다채롭게 짜인 조의 변화가 매력적이다. 또한 담백하고 소박하며, 섬세하고 아기자기함이 있는 반면, 대점과 소점이 분명하다. 오른 손 집는 주법이나 전성(轉聲)은 다른 산조에 비해 부드럽고 단정하여 전체적인 여운과 느낌이 슬프기보다는 아름답다.
김남순KBS 국악대상 현악부문 수상(1995), 제17회 봉생문화상 공연부분 수상(2005), 제12회 KNN 문화대상(2009), 김해시립가야금연주단 창단 음악감독(1993-2005), 현)부산가야금연주단 단장 및 음악감독,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학과 교수
사사: 이재숙 황병기 김죽파 윤미용 이효분 김정숙 김덕희 강문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