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7)
2007-12-24 17:43:49
172차 정기 산행기(영장산 - 남한산성) - 우진운 & 박광용
* 일시 : 2007. 12. 22(토)
* 참가 : (본대) 진운, 상국, 문수, 인식, 덕영. (5명)
(홀로) 광용
* 코스 : 분당 야탑역 - 종지봉 - 영장산 - 갈마치(갈마터널 위) - 검단산 - 남한산성
본대는 야탑 출발하여 영장산 정상을 거쳐 북으로 올라가고,
홀로는 남한산성에서 출발하여 남으로 내려와서 갈마치 근처에서 만나 모두
갈현동 윗골로 하산하다.
이번 산행지는 선자령이냐 맹산이냐를 두고 막판에 결정되었다. 주 초 재경 30회 송년회에 가니, 4공 황총님이 선자령에 답사 갔으니 이번 주말에 선자령 끌러가서 오돌오돌 떨 거라는 소문이 돈다.
그러나 목요일 오전에 서총이 추천 산행지가 없으면 ‘맹산(영장산) - 남한산성’ 이라는 공지를 띄운다. 일단 선자령이든 맹산이든 참가하겠다고 신고하니, 다음 날 서총이 ‘맹산 - 남한산성‘으로 결정하고 나보고 대장하라고 공지한다.
지난 7월 초에 영장산 대장 했을 때 영장산 정상에서 남쪽 율동공원 쪽으로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북쪽 남한산성쪽으로 올라가는 코스이다.
9시 30분 경에 야탑역 2번 출구로 나가니, 문수가 먼저 와 반갑게 악수한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펭귄이 우동 먹다가 나와 자기도 이미 왔음을 알린다. 그러면서 서총이 차를 놓쳐 조금 늦겠다고 전화가 왔단다.
전날 밤, 분당 모임에서 술을 너무 마셔 오늘 못 올거라 전화를 받은 터라 새삼 반갑고 약간 걱정도 든다. 조금 후, 덕영이 도착하고 바로 상국이 도착한다.
10시 5분전, 야탑역 출발하려는데 광용이에게서 남한산성을 오르기 시작했다고 문자가 온다. 중간에서 만나자고 문자를 보내고 우리도 바로 출발한다.
10시 10분 경, 태원고교 옆에서 산행 시작한다. 날씨는 겨울답지 않게 따뜻하다. 날씨에 비해 옷을 많이 입은 탓에 10분쯤 오른 후 삼거리에 있는 벤치에서 겉옷을 하나씩 벗는다. 종지봉을 향해 약간 가파른 길을 오를 무렵, 어제 마신 술기운 때문인지 상국이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10시 50분 경 종지봉에 도착하여 조금 휴식하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을 따라 가며 또 한번 휴식한 후, 11시 50분에 영장산 정상에 도착한다.
<종지봉에서 휴식>
<영장산 정상에서 기념촬영>
12시, 자리를 털고 남한산성 방향으로 북쪽 길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북쪽이라 눈이 아직도 녹지 않았다. 제법 가파른 경사길이라 조심조심 내려온다. 맨 뒤에서 내려오던 펭귄이 소리친다, “아이젠 좀 빌리 도...... 너무 빨리 가지마라.”
앞에서 가느라 이 소리를 잘 못 들었지만 나중에 이렇게 소리쳤다 한다. 그리고 한 10 미터를 미끄러져 내려왔단다. 미끄러져 내려오면서도 멈추기 위해 신발로 브레이크를 ‘팍’ 걸었다고 반복해서 설명한다.
12시 50분 경, 남한산성에서 출발한 광용이랑 전화로 연락이 된다. 왕기봉을 지났다는데, 우리의 위치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없어 먼저 점심을 먹고 만나기로 한다.
30분 가량 점심을 먹고 1시 30분 경에 자리를 털고 있어나 산행을 계속한다. 오늘의 산행 코스가 길어, 보통 1시간 정도 식사하는 것과 달리 일찍 일어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광용이를 만난 후에도 각자의 방향으로 끝까지 완주하려고 했음)
15분쯤 가니, 빨간 모자를 쓴 누군가가 앞에 서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3시간 40여분 만에 광용이를 만났다. 위치는 갈마재(성남에서 광주방향의 3번 국도 상에 있는 갈마터널 위) 전방 700 미터 지점이다.
<광용이를 만난후의 휴식>
이 후의 상황을 상국이가 쓴 댓글에서 옮겨 적는다.
“근데 우리는 이미 도중에서 점심을 먹고 왔고
혼자 도시락 이자뿌고 집에 두고온 광용이는 쫄쫄 굶어서
그 짜븐 밴댕이 젓갈도 맨입에 맛있게(?) 묵고-고라이~
밴댕이속아지라고 놀림도 받아�서.ㅋ.ㅋ.“
광용이가 간단히 요기를 한 후에 다 같이 갈현동 윗골로 바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본대와 홀로가 합치면 오늘의 계획된 코스를 다 완주한 셈이니 완주기념 촬영을 한다. 그리고 오늘의 산행기도 반반씩 쓰기로 한다.
<완주 기념 촬영>
<완주 확인 도장찍기>
<< 광용이가 쓰는 부분 >>
[172차] 남한산성에서 갈마치까지
2007. 12. 24. / 박광용
일 시 : 2007. 12. 22. (토), 맑음
코 스 : 마천동-연주봉-서문-수어장대-남문-검단산(우회)-이배재-갈마치-갈현동윗골
참가자 : 진운(대장), 상국, 문수, 인식, 덕영, 광용. (6명)
요상하게 결정된 산행, 요상하게 진행한다. 산행지를 놓고 망설이던 서총이, 작년인가 번개산행으로 영장산에서 남한산성으로 올라온 것을 내가 남문에서 마중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을 되살렸나 보다. 산행지를 <영장산 –남한산성>으로 공지를 올렸다. 이번에는 중간에 도킹이라도 함 해보자는 심정으로 나는 남한산성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영장산 방행으로 가겠다고 댓글을 올려버렸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도킹(이럴 때 도킹이 맞나 랑데뷰가 맞나, 아니면 둘 다 되나?), 길이 외길이니 가능하겠지 생각하며 길을 떠난다. 전날 마신 술기운 탓인지 머리가 맑지 못하더니 곁이 싸준 도시락을 놓고 나왔다. 마천동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9:40 성불사 앞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깊이 패인 산길에는 나무뿌리까지 다 상체기 난 모습을 보여준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려 연주봉옹성에 도착하고, 옹문을 통해 성 안으로 들어가고 성곽을 따라 남으로 내려간다. 수어장대 안에서 탁지부에서 설치한 삼각점을 처음으로 확인한다. 남문으로 난 계단길이 보폭이 맞지 않아 불편하다. 지나친 술기운에 속이 부글거리기 시작하고 뒤도 불편하기만 하다. 보통 때는 조금 불편해도 산행을 계속하면 몸이 데워지면서 편해지는 게 보통인데, 오늘은 영 아니올씨다.
남문에서 잠시 쉬어가며 볼일도 본다. 구루마 아저씨의 오뎅 한 잎에 속이 따뜻해진다. 사과 하나 베어 물고 남문 밖으로 나서서 다시 길을 간다. 제1남옹성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검단산 방향으로 가는데 포장도로로 가기 싫어 잔설이 남아있는 오른쪽 산길로 올랐다가 검단산을 한없이 우회하게 되는 우를 범하고 만다.
검단산을 아주 크게 빙 둘러친 울타리에는 지뢰가 아직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경고문이 설치돼있어 잠시 겁이 나기도 한다. 울타리를 따라 작은 지능선을 몇 개 넘어가면서 사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성남 은행동 쪽에서 오르는 사람들인가 보다. 성남시계를 따르려면 아직도 몇 개의 지능선을 더 넘어야 하나 보다. 약수터를 지나면서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이제야 제대로 찾은 모양이다. <왕기봉 1Km>를 발견하고서야 안심을 한다. 검단산 정상이 0.9Km된다는 이정표가 있는데 되돌아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약 15분을 더 나아갔을까? 왕기봉 정상석이 반긴다. 사과 하나 먹고 초콜릿 두어 개 먹고 출발이다. 이제야 본대와 연락이 되고 본대는 영장산을 출발한단다. 12시가 넘어서면서 밥은 일단 먹고, 중간에서 만나기로 하고 내림길을 내려가니 이배재다. 갈마치 방향의 산길 들머리의 경사가 만만찮다. 계단을 따라 오르는데 내 숨소리에 내가 놀란다. 마음이 급해진 탓인지 숨소리가 내 귀를 때린다. 간간이 스쳐 지나가는 산객이 있을 뿐 아무도 없는 외로운 길을 내 발자국 소리를 벗삼기로 한다.
이정표가 있긴 하나 거리 표시가 잘 돼있지 못하다. 이배재에서 갈마치에 이르는 산길에는 몇 개의 봉우리가 있긴 하지만 이름을 제대로 갖춘 것은 없나 보다. 봉우리로 오르는 북사면에는 잔설이 남아 있는 구간이 많다. 가끔씩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조심스레 오른다. 봉우리를 지나면서 본대와 다시 연락하고 갈마치에서 만나기로 한다.
1시 무렵인가? 자동차 소리가 들리는 걸로 봐서 갈마치가 가까워졌나 보다. 갈마치? 성남에서 광주를 거쳐 이천으로 3번 국도가 지나는 길이다. 이제는 터널이 있긴 하지만 옛길은 아직 유효하게 사용되곤 하나 보다. 포장된 왕복 2차선 도로가 깨끗하다. 갈마치에서 ‘왜 안 오냐?’고 본대와 통화하지만 고집쟁이 상구기는 날더러 올라 오란다. 3공 말년이라 1공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막가파 수준이다.
다시 급한 오르막으로 오르고 마주 오는 산객에게 본대의 동정을 물어보니 밥 먹는다고 앉아있단다. 20분 정도 나아가면 만날 수 있을 거란다. 괘씸한 것들??? 나는 쫄쫄 굶고 있는데 저거들은 편히 앉아 밥을 먹고 있어?? 화난 심정으로 700미터쯤 나아 갔을까? 오합지졸들이 능선길을 올라오고 있다. 곡기를 먹지 못해 허기가 지길래 밥 좀 내놔라 했더니, ‘니 먹고 온다고 했자나’ 하며 남김 없이 다 먹었단다. 겨우 펭귄이 갖고 온 바나나 하나와 상구기의 밴댕이젓으로 요기하고 커피 한잔으로 배를 달랜다.
여기서 만났으니 이제 우리는 남한산성-영장산을 완전히 연결종주한 것이나 다름 없다. 발로 악수하고 갈현동 윗골 쪽으로 더듬거리며 길을 찾아간다. 30분 만에 3번 국도 포장도로에 내려서고, 지나가던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모란역에서 순대국으로 속을 달래고 소주 한 모금으로 피로를 푼다.
말로만 여러 번 시도했던 바로 그 산행,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겨보았다. 엉터리긴 하지만 연결은 된 것이니 그런대로 의미는 부여해야 할 듯하다.
단풍대장님, 펭귄님, 상구기님, 선달님, 만사님, 모두들 고생했심다. 재밌었고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