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차 지리산 산행기
[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10)
2010-10-19 10:39:44
언제 : 2010년 10월16일(토/맑음)
누가 : 용화,정태,범주,상수,민석(부산 5명), 문수, 병욱, 하키 와 웅식(서울 4명)
어디: 지리산
부산 친구들이 일찍와서 오래 기다릴까봐 조금 서둘러 하키와 만나기로 하고 병욱이에게 전화를 하니 장수막걸리를 사오란다.
마트에 들러 한박스를 사고 있으니 하키가 어느새 우리 아파트 안에서 전화를 한다. "어디있노"
하키차를 타고 수원에 가서 문수를 픽업하고 오산을 거쳐 경부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내려 가다가 저녁을 먹어야겠기에 어디가 좋을까 하고 물색하다가 마침 천안이 가깝다. 그래서 이구동성으로 "재일이에게 들렀다가 그냥 재일이를 데리고" 가자 하고 의견이 일치된 우리는 재일이에게 전화를 거니 마침 재일이가 저녁을 먹고 있단다.
천안하면 무조건 병천 순대국이다. 박순자 아우네순대국집에 들어가 순대와 순대국으로 저녁을 먹으니 이리 맛이 좋을 수가 없다.
직원들과 저녁을 먹던 재일이가 건너와서 소주를 한잔 걸치니 또한 별천지 맛같다. 어쩔 수 없는 회사 일정으로 참가하지 못하는 재일이가 계산을 해버려 그냥 신세만 지고 가게된 우리에게 재일이가 호두과자 한박스를 준다. 이 호두 과자는 지리산 산행에 멋진 행동식이 되었다.
대진고속도로를 지나 88고속국도를 거쳐 인월로 들어서니 병욱이가 전화를 한다. "어디있노" "인월이다" "소주 더 사와라" 알았다고 하고 인월로 들어가 내일 산행을 위하여 적당하게 소주를 사고 백무동 느티나무산장에 도착한 우리는 그냥 소리나는 2층으로 올라가니 아니나 다를까 202호에 전어회가 차려진 상과 함께 그리운 얼굴들이 나타난다.
창선, 정태, 종진, 용화, 경조, 상수, 민석, 범주 그리고 병욱이가 밝은 미소와 함께 우리를 맞이해 준다. 친구는 언제 보아도 좋다.
창선이가 옆방에 가서 상을 하나 더 준비해서 깔자 정태와 민석이가 회와 상추를 깔아주고 손을 씻을 틈도 없이 그냥 판에 낀다. 이게 친구고 죽마지우다. 친구 간에는 격식이 필요없다. 그냥 앉으면 되고 그냥 나누면 된다. 근데 너무 먹으면 내일이 걱정되는데 하면서도 손은 여전히 정태가 사랑으로 준비해온 전어회를 집으러 간다.
그렇게 첫날 밤이 지나고 토욜 아침이 되자 창선이가 문을 두드린다. 아침 먹자고...
그런데 부산팀중 경조, 종진이와 창선이는 지리산 둘레길인지 올레길인지 모르겠는데 그리로 간단다.
08:10 산장에서 준비해준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싸들고 드디어 경부합동 산행이 시작되는 백무동 탐방소를 지난다.
08:50 들머리를 지나 30여분 올라오는 친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조금 있으면 하동바위가 나타날 것 같다.
08:50 탐방소를 나서 40분이 지나자 첫번째 경유지인 하동바위가 눈앞에 나타난다. 하동바위 앞에서 기념으로 한 컷!
그리고 곧장 참샘으로 향하여 구름다리를 건너는 병욱이를 증거물로 삼아 기록을 남기는데 건너편에선 다른 산꾼들이 우리에게 박수와 함께 인사를 건넨다. 역시 산은 이런 사람들로 가득해서 어디를 가나 기분이 좋아진다.
09:32 두번째 경유지인 참샘에 도착하여 모두다 시원한 약수물을 한잔씩 들이킨 후 재일이가 준비해준 호두과자를 행동식으로 나눠 먹고 능선을 향해 올라선다.
09:52 백무동 들머리를 지난지 1시간40분 만에 드디어 능선에 올라섰다. 많은 산꾼들이 능선에 오르기 직전 깔딱에서 흐른 땀을 식히기 위해 능선 입구에 있는 바위에 앉아 쉬고 있는 그 틈에서 우리는 능선을 오른 기념 사진을 찍고 바로 소지봉으로 오른다.
다시 5분 정도 경삿길을 오르니 소지봉이 나타나고 바로 장터목을 향해서 쉬지않고 나아간다.
11:10 장터목을 눈 앞에 두고 전망이 좋은 양지를 찾아 앉아 있는 친구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고 민석이가 깍아주는 배를 먹으면서 쉬는데 용화는 보이지 않는데. 이미 참샘을 지나면서 혼자서 장터목으로 치고 올라간 것 같다.
민석이가 친구를 위해 열심히 배를 깎아주는 모습이 아름답다.
11:35 드디어 장터목에 도착을 하니 이미 많은 산꾼들이 야외 식탁에 앉아 준비해온 갖가지의 음식으로 우리들의 코를 자극하고 빈 자리는 없어서 방빼기를 조금 기다렸다가 드디어 한자리를 차지한 후 어제먹던 전어회와 소주 그리고 도시락을 열고 점심 만찬을 먹는데 전어의 숙성된 맛과 한잔의 소주와 어우러진 우정을 먹는 점심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같다.
12:17 점심을 먹은 후 장터목 기념 촬영을 한 후 연하봉을 향하여 나아간다. 근데 정태가 어디갔노??? <==왼편 뒤에 서 있네. 몰랐나?ㅎㅎ
12:37 연하봉에 도착한다.
다음 경유지인 삼신봉을 향해서 나아가는 능선에서 뒤따르던 민석, 상수와 정태를 카메라에 담는다.
삼신봉을 향하여 가다가 돌아 본 연하봉의 뒷 모습이 너무 좋아 지나가는 아줌마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포즈를 잡는다.
12:58 그리고 삼신봉에 도착을 했는데 우리는 어디가 삼신봉인지 갈피를 못잡겠겟다. 그냥 바위위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는 친구들
13;20 우리는 삼신봉을 지나 촛대봉을 향하여 나아가다가 잠시 그늘진 곳에 앉아서 쉴려고 하는데 갑자기 모두다 "어"하고 소리를 지른다. 도깨비 영수가 반대편에서 나타난 것이다. ㅎㅎㅎㅎ 이 친구는 지난 설악산에서, 북한산에서 그러더니 드디어 지리산에서...ㅎㅎㅎㅎ
새벽에 성삼재를 출발 천황봉을 들렀다가 장터목으로 내려오겠다는 영수의 등장이 우리 모두에게 청량음료같이 반갑고 시원하다.
13:52 영수와 헤어진 후 30여분 만에 우리는 드디어 촛대봉에 도착하고 전망이 좋은 넓은 바위위에 앉아 마지막 행동식을 처분하기 여념이 없다. 떡과 사과 그리고 빵과 어릴 때 먹었던 짱구까지... 그런 후 나타난 젊은 산꾼에게 사진을 부탁한다.
저 아래로 세석대피소가 보인다.
14:20 드디어 한신계곡으로 내려가는 사거리에 도착을 한 우리는 뒤따르는 친구들을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이정표 옆에선 문수.
14;59 우리는 한신계곡의 깊은 골짜기와 너덜길을 체험하고 내려가는데 스틱을 빼느라 앞선 팀을 놓치고, 뒤쳐진 정태와 상수 그리고 하키와 내가 잠시 쉬다가 사진 한장 찍은 후 상수와 정태마저 시야에서 사라진다.
무릎이 좋지않은 하키와 둘이 쳐져 내려오는 중에도 한신 계곡의 정경을 카메라에 담아오는 것은 쉬지 않는다.
15:18 철제 계단을 내려서는데 어느 산꾼이 계단 중간에서 무언가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다. 가보니 아니 바위 중간에서 물이 약수같이 나오고 있다. 어린아이 오줌발 같이 나오는 물이 그리 신기할 수 없다.
15:30 아직 백무동까지 5.2Km나 남았는데 나도 왼쪽 장경인대 부분이 조금씩 불편하기 시작한다. 스틱을 빨리했어야 했는데...
단풍이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는 한신계곡의 아름다움은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 계곡의 단풍은 조금만 있으면 멋진 장관을 연출할 것 같다.
16:34 오층폭포를 지나는데 앞선 친구들은 이것을 보았을까? 하며 카메라에 담아보는데 작은 카메라로는 전부를 담을 수가 없다.
16:55 가내소에 도착을 했는데 아래로 보이는 가내소의 물빛이 완잔히 옥색이다. 계곡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장경인대의 아픔으로 인하여 내려가기 힘들고 난간 아래는 지난해 사고 표지로 인하여 엄두를 못낸다. 그냥 나무 사이로 보이는 모습만...
17:04 멋진 구름다리 위에서 한컷을 하는데 앞선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기다릴텐데 우리는 경치에 취해서 늦은 줄 모른다.
17:40 드디어 백무동 날머리에 도착한 우리는 그간의 피로를 하키랑 멋진 하이파이브로 털어냈다.
그리고는 곧장 어둠이 찾아오는데...이건 마치 영화같다. 밝음이 몇초 사이에 어둠으로 바뀌어진다. 둘이서 사진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부산의 친구들과 서울의 친구들아, 오늘의 산행은 너무 즐거웠고,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여 친구들과의 아름다운 발자취를 담지 못해서 미안함을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하마. 모두에게 고맙고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