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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일 경제학 (크리스 앤더슨 지음)
▣ 저자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롱테일이란 용어를 최초로 만들어낸 롱테일 이론의 창시자.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UC버클리대에서 양자역학과 과학저널리즘을 공부한 후,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 후 《이코노미스트》에서 미국 및 아시아 경제경영편집자로 일하면서 인터넷 뉴스보도를 시작해 초기 웹전략을 이끌었다. 또 과학잡지의 양대산맥인 《네이처》와 《사이언스》에서 과학기술편집자로 일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2001년부터 세계적인 IT 전문지 《와이어드 Wired》의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와이어드》를 전미잡지상 후보에 5번이나 올려놓았고, 2005년에는 일반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같은 해에 자신도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선정 올해의 에디터로 뽑혔다.
▣ Short Summary
인터넷 등 디지털 혁명으로, 매출액의 80퍼센트는 20퍼센트의 히트상품에서 나온다는 오랫동안 비즈니스의 황금률로 믿어왔던 80/20법칙이 무너지면서, 그동안 무시됐던 사소한 80퍼센트가 오히려 중요해져 시장의 중심이 머리에 해당하는 소수의 히트제품에서 꼬리에 해당하는 다수의 틈새제품으로 움직여가는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인 롱테일 현상을 최초로 발견하고 소개해온 롱테일 이론의 창시자, 크리스 앤더슨의 3년간의 연구성과물이 마침내 한국에서도 출간됐다.
2004년, 세계적인 IT 전문지 《와이어드》에 쓴 롱테일 기사가 창간 이래 가장 많이 인용되면서 미디어비평가, 시장분석가, 기업경영자는 물론이고 일반독자들까지 모든 곳에 롱테일이 존재한다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에 힘입어 저자는 블로그(thelongtail.com)를 만들어 댓글, 이메일 등으로 참여하는 하루 평균 5,000여 명의 독자들과 함께 이 개념을 공개적으로 발전시켜나갔다. 그와 동시에 오프라인으로 롱테일로 성공한 기업이 제공한 내부자료, 인터뷰, MIT대,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등 학계와의 연구프로젝트, 100회 이상의 강연과 브레인스토밍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얻은 3년간의 롱테일 연구결과물들을 총정리한 것이 바로 『롱테일 경제학 (The Long Tail)』이다.
사실 롱테일 기사가 나간 이후, 온․오프라인으로 3년간 롱테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전시켜 가는 동안 이 개념에 너무나 심취한 일부 성급한 사람들이 이 개념이 미처 완성되지 않은 상태를 부분적으로 언급하거나 혹은 아예 롱테일 법칙이란 제목으로 출간하여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하지 못해 오히려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동안 이러저러한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드디어 롱테일 이론의 창시자 크리스 앤더슨이 직접 집필한 롱테일의 개념과 법칙, 역사, 기업사례분석, 엄청난 사업기회 등 롱테일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The Long Tail』 원전의 국내 출간은 롱테일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한국 독자들의 갈증을 제대로 해소시켜줄 것이다.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와 인터넷 등장으로, 한두 개의 히트제품이 온 시장을 싹쓸이할 것이란 환상은 이제 버려야 한다. 대신 롱테일로 제품의 수명이 길어지므로 막연한 다수보다는 소수의 로열티 높은 고객, 필터와 같은 전달자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고객을 양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타깃이 분명한 제품들은 해당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게 되고 이때 생성된 로열티를 바탕으로 필터가 형성되면 이러한 제품들은 결과적으로 롱런할 가능성이 한층 많아진다. 따라서 빠른 제품교체 주기로 인한 R&D부담 증가, 수익성 하락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매스마켓과 블록버스터의 시대를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롱테일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이 책은 짧아진 제품주기와 제품개발비 증가, 유통과 물류창고비로 고민해온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유통, 제조, 광고, 마케팅, IT 등등 각 분야에서 기업을 이끌고 있는 최고 경영자부터 말단 직원까지, 그리고 디지털시대 포지셔닝에 대해 고민하는 정치가 및 문화인, 마지막으로 베스트셀러에 속하지 않은 상품의 가치를 인정해온 마니아 등등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롱테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서문/ 80/20법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현상, 롱테일
인기상품 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거의 국가적인 강박관념 수준이다. 우리의 문화는 하나의 거대한 인기상품 경연장과도 같다. 우리는 인기상품들을 만들고 선택하며 그 상품들에 대해 잡담을 나누고 그들의 성장과 몰락에 동참하는 식으로 그것들에 열광한다. 매주 인기에 따라 순위가 매겨지고, 매주 주말 밤이 되면 마치 다윈의 적자생존 법칙을 따르는 것처럼 가장 인기 있는 TV쇼를 놓고 한바탕 경쟁이 벌어진다. 그리고 여기서 살아남은 프로그램만이 다음 주에도 다시 얼굴을 내밀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부서의 간부들이 차기 유망주를 찾아내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그 순간에도 소수의 히트송들만이 여러 라디오 채널을 번갈아 가며 흘러나온다. 히트상품들을 통해 그 시기의 문화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유명인사들과 대량 판매되는 상품들을 통해 시대를 규정하는데, 그런 인물들과 상품들은 우리의 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금도 대형 문화상품에 대한 수요는 있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그것에만 목매지 않는다. 현재 히트상품들은 수많은 틈새상품들과 경쟁하고 있으며, 여러 상품들을 비교해보고 그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한 가지를 고르는 고객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하나로 모두를 만족시키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히트상품이 존재하던 자리는 무언가 새로운, 그리고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는 시장이 대체하게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시장에 관해 다루고 있다. 이제 네트워크로 연결된 고객들이 주도하는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인터넷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히트상품 중심의 경제구도는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바야흐로 틈새상품들이 상업적인 세계와 비상업적인 세계가 교차하는 신규산업 분야에서 새롭게 창조되고 있다. 이것은 블로거들, 동영상 제작자들, 그리고 개라지밴드(garage band-차고에서 연주하는 무명밴드)들의 세상이다. 디지털화된 유통구조가 이뤄낸 경제구도 덕분에 이 모든 틈새 상품들은 드디어 고객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온라인 음악판매업체 랩소디(Rhapsody) 덕분에 믿을 만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나는 인기에 따라 순위가 매겨진 다른 수요곡선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소수의 히트곡들은 그 곡선의 정점에서 엄청나게 팔려 나가다가 그보다 인기가 덜한 곡들과 함께 판매량이 급감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한 번이라도 팔리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10만 번째 곡을 찾아 확인해보니 매달 온라인으로 수천 번이나 다운로드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추세는 20만 번째, 30만 번째, 40만 번째 곡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오프라인 상점이라면 이렇게 많은 음악들을 모두 다 진열할 수는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보다 더 낮은 순위에서도 여전히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거의 마지막 순위에서도 매월 4에서 5회는 다운로드가 되고 있었고, 수요곡선은 여전히 0이 아니었다. 통계학에서는 그와 같은 수요곡선들은 곡선의 꼬리부분이 머리부분보다 상대적으로 굉장히 길기 때문에 꼬리를 길게 늘어뜨린 분포도(long-tailed distributions)라 한다. 나는 바로 그 긴 꼬리에 주목했고, 그것에 롱테일Long Tai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롱테일이란 무엇인가
1988년 영국의 산악인 조 심슨(Joe Simson)은 『난, 꼭 살아 돌아간다 (Touching the Void)』라는 책을 썼다. 거기에는 페루의 안데스산맥에서 죽음 직전까지 가는 처절한 상황에 처했던 그의 경험이 담겨 있었다. 독자들의 평가가 좋긴 했지만 책 판매에 그다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책은 곧 잊혀졌다. 그런데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존 크라카우어(Jon Krakauer)의 비극적인 산악등반기 『희박한 공기 속으로 Into Thin Air』가 출판가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면서 『난, 꼭 살아 돌아간다』가 다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이 책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퍼진 것이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가 처음 나왔을 때 몇몇 독자들은 자신들이 열정적으로 칭찬했지만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난, 꼭 살아 돌아간다』와의 유사점을 지적하는 서평을 아마존닷컴에 올렸다. 그 글들을 읽은 다른 독자들이 『난, 꼭 살아 돌아간다』를 검색한 후 그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특히 존 크라카우어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때 조 심슨의 책은 거의 절판된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존 크라카우어의 독자들은 10년 전에는 조 심슨의 책을 전혀 알지 못했었다. 혹 그들이 이 책을 알고 있었다 해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온라인서점들이 그런 시스템을 바꿔버렸다. 무한대의 매대와 실시간 판매추세, 그리고 대중의 의견에 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난, 꼭 살아 돌아간다』가 불러일으킨 것 같은 현상을 창조해낸 것이다. 그 결과 주목받지 못하던 책이 엄청난 판매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것은 온라인 서점을 뛰어넘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반을 이끌어나갈 완전히 새로운 경제모델의 사례로서 이제 막 그 힘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이 책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히트상품 중심의 경제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해줄 만한 공간이 없었던 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이것은 희소성(scarcity)의 세계이다. 현재 온라인으로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우리의 풍요(abundance)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
성공적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롱테일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상품들을 점점 더 많이 공급한다 해도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넷플릭스, 아마존, 랩소디 같은 기업들에서 이미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오프라인 경쟁업체에는 없는 상품들을 판매한 수익이 총수익의 4분의 1에서 거의 절반까지 이르렀으며, 그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즉 그들의 사업에서 가장 빠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점에서는 전혀 판매되지 않는 상품이다. 그래서 무한한 전시공간을 활용한 기업들은 매출에 대한 새로운 산출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즉 각각의 매출로 따지면 아주 작은 수치지만, 그런 상품의 수가 매우 많다면 그것들이 모인 꼬리 전체의 엄청난 매출액은 단 하나의 초대형 베스트셀러와 맞먹는다는 점이다. 그러한 상품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오늘날 시장에 출시된 음반들 가운데 99퍼센트 이상은 월마트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상업적으로 출시된 20만 개 이상의 영화와 TV쇼, 다큐멘터리, 비디오 영상물들 가운데 보통 블록버스터에 해당하는 것은 단 3,000개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아무리 상품 구비에 탁월한 소매점이라 해도, 또한 도서에서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을 막론하고 동일하다. 그런 엄청난 다수의 상품들은 우리 주변의 오프라인 상점에서는 결코 구할 수 없다. 전통적인 히트상품 중심의 소매경제는 부득이하게 선택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수요와 공급을 이어주는 비용을 극적으로 낮출 수 있다면, 단순히 그 비용을 낮추는 것만이 아니라 시장의 근간까지도 바꿀 수 있다. 이것은 양적 변화뿐 아니라 질적 변화를 수반한다. 틈새상품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면 비상업적인 컨텐츠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촉발시킬 수 있다. 수요자들이 틈새상품들로 옮겨가면 그런 상품들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또한 그러한 긍정적인 연쇄반응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문화와 산업 전반에 변혁을 불러올 것이다.
롱테일의 3가지 동인
롱테일 이론은 결국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리 문화와 경제는 수요곡선의 머리부분에 위치한 주류상품들이나 주류시장들과 같은 상대적으로 소수인 히트상품들에 초점을 맞추던 상황에서 점점 꼬리부분의 거대한 틈새시장으로 관심을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진열공간의 제약과 유통의 장애에 구애받지 않는 시대가 열림에 따라 특정한 소수의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들과 서비스들은 주류상품만큼이나 경제적인 매력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수요가 이런 새로운 공급을 따라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꼬리는 말라죽고 말 것이다. 꼬리는 다양한 상품들의 형태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그것에 이끌리는 사람들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롱테일 수요의 진정한 유형은 고객들이 무한한 선택권을 제공받을 때 드러난다. 롱테일은 수많은 틈새상품들로 출발하지만 그 틈새상품들이 자신들을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기 전까지는 의미가 없다.
앞에서 말한 모든 양상은 하나의 엄청난 경제적 자극이 가해질 때 나타난다. 즉 틈새상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여야만 한다. 그 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답은 시장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1가지나 3가지 정도의 강력한 동인으로 설명된다.
첫 번째 동인은 생산도구를 대중화하는 것이다. 이것을 설명해주는 가장 좋은 사례는 PC이다. PC의 힘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만이 해왔던 작업을 일반인들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재능 있는 사람을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재능을 타고난다. 그러므로 충분히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 창작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면 보석과도 같은 작품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 결과 현재 이용 가능한 컨텐츠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즉 꼬리가 오른쪽으로 길어지면서 이용할 수 있는 상품들의 수가 끝없이 증가하고 있다.
두 번째 동인은 유통비를 줄임으로써 낭비되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누구나 컨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즐길 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PC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영화감독이나 출판인으로 나설 수 있게 만들어주었지만, 모든 사람을 유통업자로 만든 것은 바로 인터넷이다. 이것은 전자상거래의 비트경제학과 실물거래의 원자경제학의 차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온라인으로 컨텐츠를 유통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트럭, 창고, 진열대를 통한 오프라인 유통비용 대비 100분의 1 수준이다. 온라인에서는 컨텐츠 상품이 아닌 실물 상품의 경우에도 고객에게 접근하는 비용이 엄청나게 절감된다. 인터넷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비용을 줄여줌으로써 꼬리 부분에 위치한 시장의 유동성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킨다. 그것은 보다 많은 소비를 이끌어냄으로써 매출액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리고 다른 제품의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 동인은 수요와 공급을 이어주는 것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제품들을 소개함으로써 꼬리부분의 수요를 높이는 것이다. 이것은 구글의 대중의 지혜(wisdom-of-crowds)적인 검색, 아이튠스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추천음악, 그리고 고객이 리뷰를 쓰도록 문을 열어둠으로써 고객과 직접 만나는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객들에게 이런 장치를 제공하면 틈새 컨텐츠를 찾는 데 들어가는 검색비용은 더 줄어든다. 뒤에서 이것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지만, 검색비용을 줄이는 데는 종종 다른 고객들이 가장 유용한 안내자가 되어준다. 이는 그들이 나눠주는 정보들이 우리의 궁금증을 가장 잘 풀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객들을 연결하는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수요를 머리부분에서 꼬리부분으로 이동시킨다. 즉 세 번째 동인은 틈새상품에 대한 수요를 급격하게 끌어올리며, 수요곡선의 오른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킴으로써 곡선을 더욱 평평하게 한다.
롱테일 시대의 새로운 생산자들
2001년 1월, 부유한 옵션 매매 증권업자인 지미 웨일스(Jimmy Wales)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엄청난 자료를 담아내는 온라인 백과사전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 방식은 수백만 명의 아마추어 전문가들, 준전문가들, 그리고 자신이 특정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반인들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 백과사전은 전문가들과 편집자들이 일정한 대가를 받고 집필하는 방식이 아니라 백과사전 작업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집필할 수 있도록 했다. 지미 웨일스는 수십 개의 항목과 함께 위키(Wiki-하와이어로 영리하고 빠른이라는 의미)라는 응용프로그램으로 백과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웹에 접속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위키피디아 사이트에 들어와 그곳에 있는 내용을 편집하거나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그의 목표는 이집트에 위치한 알렉산드리아의 고대 도서관과 경쟁할 만한 지식창고를 만드는 것이었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위키피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브리태니커 백과사전』보다 훨씬 더 방대한 양을 자랑하며, 업데이트도 수시로 이루어지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 깊이 있는 지식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각의 표제어들은 그 수준과 질이 천차만별이다. 깜짝 놀랄 만한 지식과 정보를 갖춘 표제어들도 있지만 별로 깊이 있는 내용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표제어들도 있다. 또한 표제어와는 전혀 관련 없는 내용으로 된 스팸들도 매우 많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표제어의 질이 5에서 9까지이고 평균 7을 나타낸다면, 위키피디아의 표제어는 0에서 10까지이고 평균 5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위키피디아에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10배나 되는 표제어가 있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찾고 있는 주제에 맞는 표제어를 발견할 기회는 위키피디아가 훨씬 높다.
위키피디아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는 다른 하나의 생물체이다. 죽어 있는 참고도서라기보다는 살아 있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고 무척이나 좋아하는 주제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5년이라는 단기간에 위키피디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는 웹브라우저와 인터넷 접속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새로운 백과사전 집필도구를 사용하는 능력 있는 아마추어들의 참여로 인해 무려 1,000배나 증가했다. 이로써 동일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생산에 참여한 시대가 열렸다. 이것은 인터넷이 가능하게 한 자발적 참여(mass volunteerism)와 아마추어 시대가 이끌어낸 현상이다. 우리는 현재 특정한 영역에 속한 대부분의 생산자들이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는 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 이들이 특정한 대가를 받는 전문가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은 돈이 아니라 단지 정보가 비어 있는 부분을 보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위키피디아 집필에 참여하는 사람들처럼 모든 사람들이 생산도구들을 저렴하게 구입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 그들은 즉시 생산자가 될 수 있다.
2000년에 한국의 오마이뉴스(Oh my News)가 이끌어낸 시민 저널리즘은 롱테일의 또 다른 사례라 할 수 있다. 자발적 참여자인 아마추어 시민기자들이 하루에 송고하는 기사는 약 150개에서 200개 정도인데, 이 기사들은 오마이뉴스 컨텐츠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기사를 씀으로써 시민기자들은 약간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만약 메인 화면 머리기사로 채택되면 그 기사를 쓴 시민기자는 2만 원을 지급 받는다. 보상이 이렇게 별 것 아닌데도 시민기자들이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는 시민기자들은 돈을 벌려는 게 아니라 세계를 바꾸기 위해 기사를 쓰고 있다라고 말한다. 영화제작자들로부터 블로거들에 이르기까지 상업적으로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는 꼬리부분의 생산자들은 역설적으로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들은 잃을 게 별로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그들이 생산한 것들을 얻는 데는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고, 사업과 연계시켜주지 않아도 되며, 돈을 지불할 필요도 없다.
롱테일 경제학
1897년 여름,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는 스위스의 로잔대학 연구실에서 19세기 영국의 부와 수익의 패턴을 연구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당시는 마르크스주의의 영향력이 강했고 부의 분배문제가 거론되고 있을 때였다. 빌프레도 파레토는 영국의 경우 부가 확대되더라도 그 대부분이 소수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율을 정확하게 계산한 끝에 그는 인구의 약20퍼센트가 부의 8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기서 보다 중요한 점은 영국의 통계를 다른 나라와 지역의 통계와 비교해보았을 때 그 비율이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그가중요한 소수의 법칙(the Law of the Vital Few)이라고 명명한 이것은 부와 인구의 패턴에는 예측 가능한 수학적 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시간과 국경을 초월해 변하지 않는 진리처럼 보였다. 그가 발견한 불평등 분배에 관한 이론은 80/20법칙으로 우리에게 전해졌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3가지 사항은 사람들이 80/20법칙을 어떤 식으로 잘못 이해해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우선 80/20의 비율이 딱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내가 연구했던 대부분의 대형매장에서는 전체 상품 가운데 10퍼센트 정도가 총수익의 80퍼센트를 차지했다. 또한 사람들은 80/20법칙을 서로 다른 현상을 설명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그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80/20법칙의 고전적인 정의는 상품(product)과 총수입(revenue)에 관한 것이지만, 이 법칙은 상품과 수익(profit)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80/20법칙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오해는 판매순위를 기준으로 20퍼센트까지의 상품만을 매대에 진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는 제대로 예측한다면 진열된 상품들이 제몫 이상의 성과를 낼 것이기 때문에 80/20법칙이 근본적으로 무엇을 진열할지에 대한 차별을 권장한다는 사고에 근거한다.
그러나 롱테일이 제시하는 것은 그 법칙에 지배되지 말라는 격려다. 비록 전 상품의 20퍼센트가 총수입의 80퍼센트를 책임진다 하더라도 나머지 80퍼센트를 매장에 진열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상품의 진열비용이 낮은 롱테일 시장에서는 조금이라도 팔릴 가능성이 있다면 매출 규모와는 무관하게 모든 상품을 다 진열한다. 판매량이 많지 않은 80퍼센트의 상품이라도 검색결과에서 위쪽에 위치하거나 입소문을 타면 상위 20퍼센트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물품을 진열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잘 팔리지 않는 상품들까지 진열하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총수입은 매장에 진열된 잘 팔리는 20퍼센트의 상품을 통해 거두게 된다. 반면 롱테일 매장의 경우 나타나는 양상은 매우 복잡하다. 첫째, 롱테일 매장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10배나 더 많은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오프라인 매장이 거두는 총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퍼센트의 상품은 롱테일 매장에서는 2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롱테일에 속한 제품들은 매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판매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진열비만 거의 들지 않는다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따라서 롱테일 시장에서는 80/20법칙에 다음과 같은 3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1. 롱테일 시장은 많은 종류의 다양한 제품들을 진열할 수 있다.
2. 입소문이나 다른 필터들로 인해 원하는 제품들을 더 쉽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히트상품과 틈새상품 사이의 판매곡선은 점점 더 평평해진다.
3. 틈새상품의 매출이 히트상품의 매출과 거의 비슷해 제품의 인기와는 무관하게 모든 상품을 통해 수익이 발생한다.
80/20법칙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롱테일 시장에서는 그 힘을 잃어버렸다.
나는 사람들로부터 롱테일의 가격에 대한 효과에 대해 질문을 종종 받는다. 롱테일에서 꼬리쪽으로 내려갈수록 가격도 내려가는가? 아니면 보다 독특하고 한정된 고객들에게 집중하는 상품이 틈새고객들에게 보다 강하게 호소해서 가격이 올라가는가? 이에 대한 답은 제품에 달려 있다. 이것을 확인하는 한 가지 방법은 가격 책정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기호 시장(want market)과필요 시장(need market)을 구분하는 것이다. 필요 시장이란 고객들이 자신들이 찾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온라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시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정말 읽고 싶어 하지만 상대적으로 구하기 힘든 논픽션 책이 있다고 하자. 그것을 구입할 수 있다 해도 당신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음악을 비롯한 다른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전형적인 기호 시장이다. 가격만 적당하면 당신은 헛돈을 쓸 위험성을 줄인 채 꼬리부분으로 과감히 내려가서 무언가 새로운 상품을 시도해볼 용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음반회사들은 오래 전에 출시한 음반들과 무명가수나 연주자의 신규 음반의 경우 가격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실험을 해왔다.
넓게 볼 때 롱테일은 풍요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롱테일은 풍요로운 진열공간, 풍요로운 유통, 풍요로운 선택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위키피디아에 나오는 경제학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정의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경제학 : [명] 유형 및 무형의 재화가 희소한 상황에서 선택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과학.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의 경제학이 추구해온 방식이다. 신고전주의 경제학도 분명 풍요로운 공급을 전제하지는 않는다. 즉 우리가 불을 피우려고 할 때 산소가 무료라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경제 방정식에 포함시키지는 않음을 의미한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그런 사실을 화학과 같은 다른 학문 분야에 위임한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무한한 진열공간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전통적 경제학에서 제조와 유통에 들어갔던 비용은 복사와 전송에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디지털 제품들이 지배하는 롱테일 시장에서는 제로에 가깝다. 풍요로움은 우리 주변, 특히 기술 분야에 자리잡고 있다.
롱테일로 성공한 기업들
이베이, 제품과 상인들의 롱테일로 엄청난 수익을 내다
인터넷이 창고세일보다 중고물품을 더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적인 시도로서 10년 전에 출범한 이베이는 그 자체로 하나의 놀라운 현상이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소매업체인 이베이에서는 6,000만 명의 실사용자들이 3,000만 개 이상의 제품들을 사고판다. 이 과정에서 이베이는 매일 1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중개한다. 그런데 거의 동일한 수의 제품을 판매하는 이베이와 월마트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점이 있다. 이베이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전통적인 대형 소매점의 진열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이베이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소매상들도 아니라는 점이다. 이베이가 제공하는 것은 하나의 웹사이트일 뿐이고, 거래는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베이는 제품을 보관하는 데 전혀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 또한 이베이는 셀프서비스로 움직이는데 판매자는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 목록을 만들 뿐 아니라 직접 포장해서 배송한다. 그래서 이베이는 엄청난 규모의 사업을 극소수의 직원들만으로도 운영할 수 있다.
레고, 장난감 시장에서 롱테일을 만들어내다
이제 레고와 롱테일의 연관성을 살펴보도록 하자. 레고 제품들 가운데 적어도 90퍼센트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살 수 없는 것들이다. 그 제품들은 단지 카탈로그와 온라인 매장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데, 이때 레고의 물품보관과 유통은 틈새상품들을 관리하는 방식과 매우 비슷하다. 더욱이 오프라인 매장에 출시되지 않는 제품들은 레고의 11억 달러에 이르는 연간매출의 10퍼센트에서 15퍼센트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제품들을 판매한 이윤은 판매자와 수익을 나눌 필요가 없기 때문에 토이저러스를 통해 판매된 완구들에서 얻는 이윤보다 더 많다. 그리고 이런 가상 매장에는 아이들부터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레고 팬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진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온라인 매장에 진열할 수 있는 제품은 가격대도 1달러짜리 블록에서부터 앞서 언급한 고가의 300달러짜리 데스 스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2000년에 레고는 나만의 완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용자 제작 모델 콘테스트를 열었다. 레고는 우승자에게서 라이선스를 얻은 후 그것을 상업적인 완구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2005년에 레고는 야심적인 쌍방향 생산시스템인 레고 팩토리(LEGO Factory)를 출범시켰다. 레고 팩토리는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자신만의 레고 모델을 디자인한 뒤에 그것을 레고 사이트에 올리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자신이 디자인한 표지이미지가 붙은 상자에 직접 고안한 벽돌과 기타 부속물들이 담겨 배달된다. 여기서 특히 놀라운 것은 다른 고객들도 당신이 디자인한 완구를 구입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만든 모델들 가운데 상거래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멋진 작품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10만 개 이상의 모델들이 이런 식으로 디자인되었고, 그 가운데 몇몇 모델들은 공식적인 레고 완구로 출시되었다. 레고는 그런 작품을 디자인한 사람들에게는 소정의 저작권료를 지불한다.
구글, 온라인에서 거대한 롱테일 광고시장을 형성하다
2001년 당시 세상에 나온 지 2년밖에 안 된 구글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검색엔진으로서 자신에게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시작했다. 구글의 광고모델에는 3가지 중요한 롱테일적인 특징이 있다. 첫째, 구글이 간파한 것은 각각의 검색 키워드들이 그 자체로 해당 키워드에 관한 광고를 할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수천만 개의 개별광고들을 어떻게 판매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려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바로 이 부분에서 구글의 두 번째 롱테일 기법이 탄생했는데, 그것은 광고시장에 접근하는 비용을 엄청나게 낮추는 것이었다. 이 기법은 단순하면서도 매우 저렴한 셀프서비스 모델에 기초한 것이다. 최소입찰가가 클릭당 5세트인 자동경매 프로세스를 통해 특정 키워드를 구매하면 누구나 구글의 광고주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글은 제작자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작업을 했다. 당신이 《뉴욕타임스》 사이트를 운영하든 하나의 블로그를 운영하든 간에, 해당 사이트에서 2줄의 HTML 코드를 입력하면 구글의 광고를 실을 수 있다. 그것을 셀프서비스로서 허락을 받는 과정이나 전화통화가 필요 없다. 누군가가 광고를 클릭하면 광고주는 구글에 비용을 지불하고 구글은 당신에게 그 돈의 일부를 건넨다.
롱테일의 9가지 법칙
점점 커가는 롱테일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비법은 다음 2가지 규칙을 따르면 된다.
1. 모든 것을 제공하라
2. 그것을 찾는 것을 도와주어라
첫 번째 규칙은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는 어렵다. 모든 카탈로그에 실려 있는 모든 제품들의 저작권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때까지 이러한 법적인 제한은 롱테일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장애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두 번째 규칙은 보다 빨리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재치 있는 집산자들은 사용자의 평가에 기초한 협력 필터링을 통해 수요를 롱테일로 이끌어내기 위해 추천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것은 히트상품 중심의 일방적인 밀어내기 방식과 고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틈새상품 중심의 끌어당기기 방식의 차이이며, 고정된 프로그램만을 고압적으로 틀어주는 주류 방송과 개인적인 취향을 적극 반영하는 맞춤형 방송의 차이이다. 롱테일 비즈니스는 소비자들을 각각 다른 성향과 취미를 가진 개인으로 간주하며, 매스마켓 제품에 대한 대체제로 대량 맞춤 제품을 제공한다.
법칙1;재고를 없애라
시어스 로벅은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이 회사는 중앙 집중화된 대규모 창고가 뒷받침된 우편주문의 장점을 활용해 최초로 엄청난 효율성을 얻었다. 오늘날 월마트, 베스트바이, 타깃, 그리고 다른 대규모 매장들의 온라인 사이트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상품들보다 훨씬 더 다양한 상품들을 공급하기 위해 자신들의 창고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재고를 중앙집중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수백 군데나 되는 매장의 진열대에 올려놓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엄청나게 다양한 상품들을 제공하기 위해 재고를가상재고개념으로 확장했는데, 이는 상품을 협력업체의 창고에 쌓아 두고 아마존에서는 그 제품의 이미지만을 보여주고 판매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마켓플레이스 프로그램은 그런 분산된 물품목록을 모두 한데 모아 수천 개의 소규모 상점들의 상품을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물론 아마존의 재고관리비는 전혀 들지 않는다.
법칙2;고객 스스로 작업하게 하라
셀프서비스를 통해 구글은 고객이 한 번 클릭할 때마다 광고주에게서 5퍼센트를 받고 광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인터넷 통신회사 스카이프(Skype)는 2년 6개월 만에 6,000만 명의 사용자들을 확보했다. 구글과 스카이프는 모두 직원들에게 시키려면 돈이 드는 일을 사용자들이 무료로 즐겁게 하도록 만들어준 사례이다. 이것은 아웃소싱과는 다른 개념으로 다수의 군중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라 할 수 있다. 크라우드소싱의 장점은 단순히 경제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실 사용자들은 더 나은 일거리를 구할 수도 있다. 사용자가 기록한 리뷰들 중에는 종종 정보가 풍부하고 논리정연한 것들이 있는데 다른 사용자들에 의해 검증도 받는다. 사용자들은 사실상 시간과 에너지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단지 대중의 공동작업을 통한 생산만이 롱테일이 최대한 멀리 뻗어나가게 할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셀프서비스는 그 일에 대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들은 자신들의 필요를 가장 잘 알고 있다.
법칙3;하나의 유통방식이 모든 상품에 다 맞는 것은 아니다
만일 당신이 상품을 어떤 특정한 고객 집단에 유통시키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면, 당신은 다른 고객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형이상학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최고의 롱테일 시장들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그런 시장들은 어떤 지리적 경계에 제한을 받지 않으며, 사람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언제 찾을지에 대해 가정도 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는 TV와 주문형 비디오, 아이튠스에서 다운받은 파일, 구매나 대여를 통한 DVD, 혹은 티보 정기이용권 등을 통해 <CSI>를 볼 수 있다. 또한 플라즈마 스크린에서 소니의 PSP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비를 통해 그것을 볼 수 있다. 당신은 지상파방송, 인공위성방송, 웹 스트리밍(Web streaming), 포드캐스트(podcast), 그리고 원한다면 이메일로 받은 파일을 통해 NPR 라디오 쇼를 청취할 수 있다. 이러한 다수의 유통채널들은 롱테일이라는 가장 거대한 잠재시장으로 나아가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법칙4;하나의 상품이 모두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만 해도 음악을 구입하려면 CD 앨범을 구입하는 단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온라인을 통해 얻게 된 다양한 선택의 여지를 생각해보라. 앨범을 구입해도 되지만 개별 곡 단위로만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전화벨소리, 무료 30초 샘플음악, 뮤직비디오, 리믹스, 다른 사람의 리믹스 샘플, 스트리밍되거나 다운받은 음악에 이르기까지 구성이나 샘플링 비율이 다양하다. 우마이르 하크는 이것을 미세분리(microchunking)이라고 했다. 승리를 결정하는 전략은 컨텐츠를 여러 구성요소인 미세구분(microchunk)들로 분리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사람들은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컨텐츠들을 리믹스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할 수도 있다. 한 사이즈는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맞는다. 여러 사람에게 맞는 옷을 입히려면 많은 사이즈를 확보해야 한다.
법칙5;하나의 가격이 모든 상품에 다 맞는 것은 아니다
미시경제학을 잘 설명해주는 원칙들 가운데 하나는 바로 탄력적인 가격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는가 하는 문제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갖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가격을 지불한다. 전통적인 시장에서는 한 가지 버전의 제품을 진열할 딱 맞는 공간이 있는 것처럼, 특정한 가격에 맞는 진열공간이 존재했다. 하지만 풍요로운 다양성을 지닌 시장에서 다양한 가격은 제품의 가치와 시장의 규모를 극대화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제조와 유통의 최저비용이 제로에 가까운 음악과 같은 제품의 자연스런 모델은 변동가격제 모델이다. 이렇게 되면 판매자들은 인기가 많은 제품들에 대해서는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제품들에 대해서는 더 낮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앞으로 언젠가는 음반회사들이 어떤 것이 더 나은 방법인지 깨달을 날이 올 것이고 그때가 되면 가격은 보다 탄력적으로 조정될 것이다. 그러면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이 롱테일에서 더 낮은 가격으로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법칙6;정보를 공유하라
비슷비슷한 상품들을 진열대에 산더미처럼 쌓아두는 것과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여주는 것의 차이는 바로 정보다. 첫 번째 경우를 살펴보면, 상점은 가장 잘 팔리는 게 무엇인지 알지만 그것을 고객들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격을 기준으로 한 순위도 알려주지 않고, 평가를 기준으로 한 순위도 확인해주지 않으며, 제조사에 따라 순서대로 정렬 해주지도 않는다. 모든 자료는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료를 고객들과 얼마나 잘 공유하느냐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정보가 많을수록 더 좋은데, 이는 선택을 더 혼란스럽게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줄 때만 그러하다. 이처럼 여러 가지 유형의 상품들을 구매하는 데 대한 정보는 그것이 추천기법과 같은 것으로 변형되면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거짓이 없다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법칙7; 또는 식 사고에 얽매이지 말고 그리고 식으로 사고하라
희소성적 사고 가운데 하나는 시장이 제로섬게임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이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없는 또는에 근거해 모든 것이 움직인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 버전 또는 그 버전을 출시하라나 이 색상 또는 저 색상을 판매하라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진열대나 방송채널의 경우 이런 현상은 매우 당연하다. 즉 하나의 진열대 선반에는 하나의 물건밖에 올려놓을 수 없다. 하지만 무한한 진열공간을 가진 시장에서는 모든 것을 진열하는 게 올바른 전략이다. 선택과 집중할 때의 문제점은 우리가 시간, 자원, 추측을 통해 여러 대상들을 비교하고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특정한 기준에 근거해서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더 성공적일 것 같다고 결정해야 한다. 그런 선택은 거시적 관점에서는 옳을 수도 있지만, 미시적 관점에서는 항상 잘못된 것이다. 어떤 경우이든 간에 선택권은 고객의 몫이다.
법칙8;시장을 믿어라
진열공간이 부족한 히트상품 중심의 시장에서는 무엇이 팔릴 것인지 예상해야 한다. 하지만 풍요의 시장에서는 모든 것을 훌훌 털고 그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면서 시장에서 그 상품이 얼마나 팔리는지 두고 보면 된다. 사전 필터링과 사후 필터링의 차이는 사전예상과 사후측정의 차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후자가 훨씬 더 정확하다. 온라인 시장은 대중이 가진 정보를 한데 모은 매우 효율적인 곳이다. 온라인 시장에는 정보가 풍부하기 때문에 제품을 비교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를 퍼뜨리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다.
법칙9;무료가 갖는 힘을 이해하라
무료라는 말은 저작권 침해 의혹을 불러일으키거나 혹은 그와 비슷한 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별로 좋게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디지털 시장의 강력한 특징은 그 시장 속으로 진입하는 데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통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시장진입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대부분의 TV는 이미 무료이며 광고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TV방송국들은 인터넷에서 방송프로그램을 유료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 TV방송으로 비용 이상의 수익을 이미 올리고 있고, 온라인 유통비용은 매우 저렴한데도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최선일까? TV방송국들은 온라인 또한 그저 광고를 해서 최소한의 수익을 도모하거나, 제품 홍보를 위한 더 많은 고객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떨까? 온라인 시장을 빼앗을 수도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없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애석하게도 경쟁의 부담을 짊어진 풍요로운 시장에서 가격은 비용과 같이 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디지털 경제의 힘 덕분에 비용은 점점 더 내려가고 있다.
맺는 글 / 미래의 롱테일은 어떤 모습일까?
앞에서 살펴본 모든 롱테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래에 펼쳐질 사물 전체의 롱테일은 한데 모여 디지털 형태로 효과적으로 저장되고 광섬유를 통해 당신의 집으로 전송될 것이다. 그 뒤에 그것은 물질의 형태를 갖추게 될 것이며 소비되는 순간에도 다시 아날로그 형태를 띠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은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 같아 보이지만 곧 현실로 다가올 미래이다. 엔터테인먼트와 정보의 세계에서 우리는 모든 수요를 하나의 사이즈로 해결하려던 진열공간과 방송채널의 수용력 한계를 극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량생산 용량 한계도 없어질 수 있다. 디지털의 효율성 덕분에 우리의 문화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다양성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래에 우리가 하게 될 질문은 선택의 여지가 많을수록 더 좋은지 여부가 아니라, 그런 선택의 기회를 잡은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점일 것이다. 선택의 기회가 무한히 펼쳐진 공간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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