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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산청군 어천마을 풍경. 별장들이 들어선 가운데 마을 뒤로 아침재가 보인다.2 현재 개통된 지리산숲길의 동쪽 끝인 수철리 마을회관. 3 밀렵꾼들의 총에 맞아 왼쪽 날개를 다친 말똥가리. 얼마 전부터 지리산에서 나의 식구가 되었다. 4 얼음이 서서히 녹고 있는 경호강. 여름엔 래프팅의 명소로 꼽혀 많은 이들이 찾는다. 5 곶감이 먹음직스럽게 잘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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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단성면 어천마을 - 2.5km(아침재, 임도 고갯길) 산청읍 성심원 - 5.0km 산청읍 내리교 - 2.2km(강변길) 경호1교 - 1.2km 금서면 매촌리 대장마을 - 1.7km 평촌마을 원각사 해동선원(매촌초교 폐교지) - 1.5km 향양교 - 1.1km 수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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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의 시 ]
고로쇠나무의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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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 소식 전하고 싶은 것이다
지리산의 봄이 오기도 전에
빨대 꽂고 쪽쪽 피를 빠는 인간들에게
단풍나무과의 고로쇠나무도
한 말씀 전하고 싶은 것이다
무간지옥이 따로 있간디
차라리 죽여달랑께, 할 법도 한데
고로쇠, 고로쇠는 말이 없었다
담황색 꽃을 피우고
아기 손바닥 같은 잎을 내저으며
고로쇠는 고로쇠 아무 말이 없었다
다만 그해 늦가을
단풍놀이 온 인간들에게
말라비틀어진 검은 잎을 보여줄 뿐
단풍잎 하나 없는 지리산이 곧
아비지옥이란 것을 깨우쳐줄 뿐
이원규(李元圭) 약력
1962년 경북 문경 출생. 1984년 <월간문학>, 1989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강물도 목이 마르다> <옛 애인의 집><돌아보면 그가 있다> <빨치산 편지> 등과 산문집 <지리산 편지>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등을 펴냈다. 신동엽창작상·평화인권문학상 수상. 순천대 문창과·지리산학교·실상사 작은학교 강사.
/ 글·사진 이원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