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정덕상 기자] 젊음의 거리 홍익대 앞에 '칼침 괴담'이 음습하게 확산되고 있다. 마치 대니 캐논 감독의 스릴러 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처럼 한 사람씩 얼굴 없는 괴한에게 습격을 당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공포의 진원지는 지난 16일 숨진 홍익대 판화과 4학년 한 모 씨. 추석을 고향 부산에서 보내고 상경하던 한 씨는 14일 새벽 4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기찻길 옆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둔기에 맞아 머리가 함몰된 한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 끝내 숨지고 말았다. 사라진 한 씨의 휴대폰은 연희동 연세대 인근에서 발견됐다.
한 씨가 처참하게 살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칼침 괴담이 흉흉하게 돌기 시작했다. 한 씨가 숨진 지 하루 만인 17일 새벽 이 학교 예술학과 3학년 A 양이 상수역 근처에서 괴한에게 습격을 당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이 덧칠을 거듭해 'A 씨가 걸어가던 중 누가 건드리는 느낌이 있어 뒤를 돌아보니 시커먼 남자가 다짜고짜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다', '반항하자 흉기를 꺼내 들고 내려쳤는데 빗나갔고 다행히 사람들이 모여들자 범인이 도망갔다'는 등 구체적인 상황까지 곁들여졌다.
특히 범인은 20대 후반에 키 178cm 스포츠형 머리, 흰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즐겨 입는 건장한 남자라는 인상착의까지 나왔다. 이쯤되면서 잇단 끔찍한 범행이 우연이 아니고, 누군가 연쇄살인을 노리고 있다는 공포감으로 변질됐다.이와 함께 최근 여자 재수생이 홍대 앞을 지나다 뒤에서 흉기로 찔렸는데, 어깻죽지와 목을 스쳐서 귀가 관통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된 홍대 미대생이 퍽치기를 당해 숨졌다는 등 끔찍한 범행에 대한 괴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홍대 미대생들은 '여자들만 노린다' '홍대 미대 연쇄살인사건의 전조가 보인다'면서 몸을 사리고 있다. 밤새도록 넘쳐나는 젊은이들로 불야성을 이루던 홍대 앞도 자정 이후 인적이 끊겼다. 회화과 2학년 오승수 씨(20)는 "작업을 하다가 늦게 귀가할 때는 꼭 누군가가 따라오는 느낌 때문에 등골이 오싹해진다"고 말했다.
대형학원 20여 개를 포함해 크고 작은 학원 80개가 밀집한 홍대 앞 미술학원도 얼굴 없는 범죄에 직격탄을 맞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정아 씨(22)는 "학원생들에게 10시에 수업이 끝나면 홍대 앞에서 서성거리지 말고 곧바로 귀가하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최초 사건이 발생한 지 10일이 지나도록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마포경찰서 사건담당자는 "한 씨가 살해된 것은 사실이고, 한 씨를 살해한 범인이 추가범행을 할 것이 확실시돼 현재 잠복근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 씨외의 사건은 전혀 사실 무근인, 소문일 따름이다. 학생들이 조심해야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과장돼 소문이 퍼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대 미대 1학년이라고 신분을 밝힌 한 여학생은 "그림이 너무 그리고 싶어도 밤에 남아서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서 "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속편이 현실로 나타날 것 같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첫댓글 무셔무셔....
밤에 홍대앞에 있을 일은 별루 없지만.. 무섭군...
살인의 추억이냐..무섭네..신촌에서 놉시다..ㅋㅋㅋ
헉..한씨...무서워서 홍대 못가겠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