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건설, 역대 최고가 경신 해운대 299세대 주상복합 오늘부터 분양
지역 중견 건설사인 경동건설이 해운대해수욕장의 마지막 남은 알짜 부지에서 3.3㎡당 평균 2천만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가 아파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그러나 주택전시관도 없이 마케팅 활동을 최소화하며 청약을 진행하는 등 전례 없는 행보를 보여 지역 부동산업계가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경동건설은 2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주상복합 아파트 '해운대 경동 주상복합아파트'의 1순위 청약에 돌입했다. 5천997㎡ 부지에 지상 40~47층 3개동에 아파트 278세대(53평형~103평형)와 오피스텔 21실 등 총 299세대 중 아파트 278세대가 분양 대상이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역대 최고인 3.3㎡당 1천980만원. 342㎡(103평) 펜트하우스 4세대의 경우 3.3㎡당 최고 4천200만원선이다.
최저 6억원부터 최고 43억5천500만원에 달하는 분양가로, 101동 31~33층 291㎡(88평형) 세대의 경우 무려 20억2천500만원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의 전망과 최고급으로 건설될 아파트의 품질 등을 고려하면 결코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는 게 경동건설 측의 주장이다.
이 아파트의 청약 당첨자 계약은 다음달 10일부터 3일간 부산 연제구 경동건설 본사에서 진행되며, 내년 상반기 중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11년 9월로 입주시기가 정해졌다.
그간 3.3㎡당 평균 최고 분양가는 올해 초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분양에 돌입한 현대산업개발의 '해운대아이파크'와 대원플러스건설의 '두산위브더제니스'로 각각 1천655만원과 1천654만원이었다.
또 지난 5월 영조주택이 선보인 명지 퀸덤3차 아파트가 1천555만6천원선으로 고가분양 논란을 일으켰고, 이들 3개사는 3.3㎡당 4천500만원대의 초고가 펜트하우스 경쟁을 벌인 탓에 아파트 분양가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려 서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경동건설은 지난 18일 해운대구청으로부터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을 받고, 지난 21일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분양사이트를 열었다. 경동건설 관계자는 "부지에 포함된 국공유지 매입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워낙 입지 여건과 시장 반응이 좋아 그다지 홍보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이버 모델하우스만 개설했다"고 밝혔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경동건설의 이 같은 전략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거액을 들여 화려한 주택전시관을 지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기존의 업체들과 사뭇 다른 양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경동건설이 이른바 '깜깜이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법규상 정해진 주택청약 절차를 최소한으로 노출시키고 수도권과 지역의 VIP마케팅에 승부를 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동건설 측은 "미국 GDS사 등에 설계변경과 아파트명 작명 등을 의뢰해 놓아 당장 주택전시관을 짓기 힘든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이 더 좋아지면 내년 상반기 중 청약 이후 잔여세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부산지사 김성우 팀장은 "정부와 지역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고가 아파트가 등장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다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세익 기자 run@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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