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종환시집 / 문학동네
읽기 2022.12.29-31
-멀리 가는 물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떄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본문 104-105쪽>--
-고요한 물
고요한 물이라야 고요한 얼굴이 비추인다
흐르는 물에는 흐르는 모습만이 보인다
굽이치는 물줄기에는 굽이치는 마음이 나타난다
당신도 가끔은 고요한 얼굴을 만나는가
고요한 물 앞에 멈추어 가끔은 깊어지는가
--<본문 61쪽>--
; "고요한 물 앞에 멈추어 가끔은 깊어지는가' 시의 마지막 구절이 가슴과 닿았다.
2023. 1.25. 박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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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시집
박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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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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