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제가 다른 카페에 올렸던 글인데, 공선배님과 박선장님께서 이 곳으로 퍼 오라고 하셔서, 좀 쑥스럽지만 퍼 온 것이므로 양해 바랍니다
(내용이 좀 쑥스럽지만, 앞으로도 배를 타려는 일념에서 시키는 대로 퍼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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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3일(토요일), 4일(일요일) 통영 앞바다에서 개최된 제1회 이순신 장군배 국제요트대회에서 우수한 성적 올림.
ORC Class 레이스와 Open Class 레이스, 이렇게 두 종목으로 나뉘어 개최된 대회에서 강릉호는 당당히, 당연히 ORC Class 레이스에 참가.
첫날 경기에서 37척 중 성적 11위.
출발 후 어느 정도 시간까지는 바람이 좋았으나, 끝 무렵에 바람이 완전히 죽어 버려서, ORC 클래스의 경우 14척만이 finish함 (start 후 4시간 이내에 finish하도록 되어 있음. 4시간 이내에 finish하지 못하는 경우 모두 dnf).
우리 배가 finish 하고 난 이후, 대부분의 요트들이 finish를 하지 못했음.
(특히, ORC Class가 start하고 나서 10분 후에 start를 한 Open Class에서는 단 한 척만이 finish하고 다른 수 십 척의 요트들이 모두 dnf...)
바람이 좋았을 때 대부분의 40피트 이상 급 요트들이 finish.
그 이후 바람이 약해져서, finish line 앞에서 하염없이 떠 있다가 대략 스타트 후 3시간 30분 정도 후에 finish.
이 바람에, 레이팅 이후의 시간 계산에서 먼저 들어간 40피트 이상의 요트들에 비해 점수가 불리.
만일 바람만 계속 꾸준히 불어 주었다면, 첫날에도 매우 우수한 성적을 올릴 수 있었을 것임.
선수:
11월 3일: Skipper 김성식님, Helmsman 김안기님, Tactician 겸 Trimmer 안춘상님, Mastman 본인.
11월 4일: 위 사인방에 + 전문 칼잡이, 아니 힐잡이 강선보군.
귀항해서 보니까 40피트 이상 급의 요트들만 이미 들어 와 있고, 30피트급은 거의 없었음 (한 대도 없었나?).
경기 내내 J24에서는 1등을 하겠다는 확고한 목표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J24들을 타겟으로 삼아 다 제껴 버렸기 때문에, 당연히 항구내에 이미 돌아 와 있는 J24는 한 척도 없었음^^
영명하신 지도자 동지 김성식 스키퍼님의 탁월한 영도력과 그에 못지 않은 열성으로 열심히 실력발휘를 해 주신 크루님들의 노력으로, J24급에서는 압도적 격차로 당당히 1등을 한 것임.
이튿날의 두 번 째 경기에서는 내내 바람이 좋았음.
스타트 후 바로 스피니커를 올리게 되는, 풍하 코스였는데, 풍하에서는 모두 엇비슷,
반환점 통과 후 풍상 코스에서는, 제법 치는 파도를 가르며, (특히 본인은 맨 앞에 앉아서 파도를 제법 뒤집어 쓰며^^)
서서히 압도해 나가기 시작, 좋은 바람임에도 불구하고 J24급에서는 2등의 J24와 비교할 수 없이 큰 격차로 finish.
start 이후 finish까지 작은 실수 하나조차 없이 완벽히 경기 수행.
영명하신 지도자 동지의 탁월한 전략으로 약간 앞서가던 하늘색 J24를 태킹 태킹으로 따 돌리고 쾌속 질주~
요트 책 20권을 독파하시고, 책 많이 읽은 사람하고 아닌 사람하고 같은 성적이 나오면 되냐, 그렇다면 레이스계에서 영원히 은퇴해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열심 열심을 다 해 주신 우리의 위대한 최고 당 이론가 택티션님,
우선 외모에서부터 카리스마가 팍팍 느껴지는, 손 아귀 힘으로 러더 틸러를 꽉 쥐면 틸러가 으스러질 것 같은 강력한 파워로 강릉호를 휘몰아 주신 헬름즈맨님,
작은 실수로라도 팀 전체에 누를 끼칠지 몰라서 거친 바람 찬 파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 속으로 집 핼려드, 스핀 핼려드, 스핀 폴, 다운 가이, 폴 리프트(토핑 줄)를 이리 댕기고 저리 감고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그리고 6십몇 킬로 밖에 안 나가는 몸으로도 힐 잡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집세일 치마를 활짝 펴서 바람 잘 받게 할려고, 파도에 젖은 앞 갑판을 이리 저리 굴러 다니며 팔꿈지, 조인트에 멍이 들어 가며, 또 힐 잡을 때 맨 앞에서 이리 저리 파도를 뒤집어 써가며 뭔가 보탬이 돼 볼려고 애를 쓴 (보탬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큰 누를 끼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속으로 너무나 뿌듯 흐뭇해 하는^^) 본인...
* 집세일 치마(Skirt) 펴는데 넘 신경쓰다 보니까, 앞으로는 바람에 펄럭이는 치마만 보면 무조건 튀어 가서 슬라이딩하며 당겨 내리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을까 심히 걱정됨^^
그리고, 토요일 첫 경기에서는 안 탔지만 일요일 두번째 경기에는 참가한, 처음 J24 레이싱 요트에 타서 이리 저리 힐 잡고 전방주시하고, 또 시트들 깔고 앉지 않을랴, 가끔씩 선배님들 큰 소리 치는 거 감내하랴 등등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을, 강선보군 (그래도 그 와중에 여유있게 담배까지 피워 가며 힐 잡다가, 안춘상님 옷에 불타는 담배재를 떨어 뜨려 한 번 큰 소리 들음^^ 상당히 여유있는 걸로 보아, 혹시 나중에 아메리카컵 대회 우승팀의 일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모두 모두 너무나 열심히 한 경기였고, 그 결과 이튿날 성적 당당 33척 중 4위.
이 얘기는, 상당수의 40피트 급 이상의 요트들까지 따 돌렸다는 얘기이고, 완전히 레이스만을 목적으로 설계제작된 전문 레이스 정도 따돌린, 매우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는 얘기...
만일 토요일에도 바람만 일요일처럼 지속적으로 불어 주었다면, 토요일 성적도 훨씬 더 상위로 될 수 있었을 것이 자명...
토, 일요일 이틀 성적을 종합해서 최종 성적 6위.
이 중 1등인 The Winave만 제외하고는 모두 러시아, 일본 등지에서 온, 세계적 수준의 강팀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 요트들 중에서는 전체 중에서 2위를 했고, 같은 J24 급에서는 1등을 했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라,
레이스를 하느라고 몸이 힘들긴 했지만 모든 팀원들이 기분 퍽 좋았다는^^
지난 주 한강에서의 제21회 대통령기 전국 요트경기대회를 대비하여 그 이 전부터 호흡을 맞추며 열심히 연습해서 짝 짜여진, 강력한 팀웍이 이 번에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는 생각...
이제는 이 강릉호로 요트 레이스에 출전하여 얼마든지 우승도 노려 볼 수 있다는 자신감에 고무되어,
매우 즐거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 종료후, 지난 번 강릉에서 한강으로 요트를 운반해 주신 기사님의 트럭에 다시 요트를 싣고, 저녁 7시 조금 넘어 출발, 저는 운전석 뒤의 작은 수면 공간에 비집고 들어가서 취침. 기사님 말씀으로는 엄청 코를 골며 완전히 곯아 떨어 졌다고 함...
기사님도 가끔씩 졸려서 휴게소나 넓직한 turn out같은 곳에 차를 세워 놓고 잠깐씩 수면 취하면서 운전.
[가끔씩 깨어서 그 모습을 보노라니, 광활한 미국-캐나다 땅에서 장장거리 운전을 하며, 자다 운전하다를 반복하던 내 모습이 오버랩 됨...]
월요일 아침 7시 좀 넘어 강릉 도착.
결국 통영 마리나에서 강릉까지 12시간 걸려서 도착.
잠시 각자 집에 들렀다가 8시에 안목항에서 만나 지게차로 바닷물 가까이에 요트를 내려 놓았음)
(위에서 든 숫자들, 가령 참가 척수 등등에서는 혹시 작은 오류가 있을지도 모름.
위의 성적 관련 숫자 내용은, 11월 4일 저녁에 조직위원회에서 폐회식 때 배포한 자료를 읽고 기억한 것들과, 후에 인터넷에서 본 성적표 관련 자료에 따른 것임. 숫자들이 크게 틀릴 확률은 매우 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