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림원에서 퍼왔습니다 .
용토에 관하여
용토? 흙의 사용이죠. 분재용 흙에 관한 자료를 찾아 보신 적 있습니까?
자료가 꽤 발견되죠? 대부분 일본 근대분재에 수록된 자료들로 일본의 기후와 환경을
전제로 작성된 것들을 번역한 자료입니다. 그 내용도 흙의 종류와 수종 별 흙의 혼합
비율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고요.
헌데 이해 안가는 부분이 많거든요. 읽기는 읽었으되 아마도 그 자료에 소개된 비율대로
종류별로 흙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왜일까?
자료를 찾아내기는 했는데 그에 대한 이해 그리고 실전에의 응용이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
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적옥토의 비율을 80%로 한 경우, 겨울철 서릿발 현상을 두어
번 겪고 나면 모든 입자가 부서져 이듬해 물 빠짐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을 깨닫게 되죠.
또 건조에 강한 수종에 적옥토를 사용하고 마사 단용으로 심었을 때와 동일하게 물관리를
하게 되면 과습으로 인해 수세가 떨어지거나 고사하게 됩니다.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기 보다 단지 그 결과만 갖고 우리나라 환경에서 적옥토를 그리 많이
쓰면 안돼! 하고 성급히 결론을 내립니다.
배양단계 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소나무의 경우 동생사나 후지사와 같은 낯선 흙이 50%
이상의 비율로 배합된 용토를 사용하거든요. 요즈음은 일본의 모든 용토들이 수입되어
구하기도 용이해졌으나 흙의 성질과 배양단계별로 혼합 비율의 원리를 알 수 없으니
자연히 모르는 용토를 써서 불안해 하느니,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자랐어 하는
생각에 결국 그 동안 해 온대로 마사 단용으로 심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분재계에는 용토의 중요성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실전에 적용해 온 분들이 의외로
적습니다. 박준병 소림원 원장님과 최두현 한목회 고문님 등이 용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쓰고 실전에 활용해 온 분들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전국의 분재원을 다녀보면 세심하게 용토를 가려 쓰는 곳들이 있고, 최근 들어서는
분재인들의 용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증가하고 특히 적옥토 사용 비율이 급속히 증가
하였습니다. 금년 분갈이 철, 서울 근교에 적옥토 품귀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그 변화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우리 분재계의 용토에 대한 이해가 이러한 실정이기에 오늘 제가 정리하는 용토에 대한
내용 또한 검증된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재의 기초를 탄탄히 한다는 일환으로 용토를 사용하는데 있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무엇이며, 그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종류의 용토가 있으며,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써야 하는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볼 따름입니다.
이를 위해 필자는 기존의 용토에 관한 자료들과 일본의 수종별 용토의 혼합 비율을 세밀
하게 분석해 보았습니다.
1. 용토 선정시 고려해야 할 요소
용토의 선정과 사용에 있어서는 첫째 수종의 특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모든 분재 관리 기술의 기본은 수종의 특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용토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용토 선정과 수종 특성의 상관 관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화분 속의 물과 공기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종에 따라 물을 매우 좋아하거나, 공기를 좋아하거나, 건조에 강하거나 약하거나, 과습에
강하거나 약한 것으로 구분됩니다. 물을 좋아하고 건조에 강하다면 보수성이 좋은 용토가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고, 공기를 좋아하되 건조에 약하다면 보수성과 통기성이 모두 좋은
용토를 제공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분목의 배양 단계와 관리의 중점입니다. 소재인가, 반완성목인가, 완성목인가?
등의 배양 단계에 따라 가지와 뿌리를 발달시켜야 하는 형태가 달라지고 이는 용토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됩니다. 배양 및 관리의 중점이 근장의 보강인가, 꽃과 열매의 감상
인가에 따라서도 용토 사용의 기준이 변화해야 됩니다.
같은 수종이라 해도 뿌리가 잘 발달된 것이 있으며,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완성목일지라도 상부만 그럴 듯 하게 만들어졌지 근장의 발달이 불규칙하여 한 부분은
좋은 데 다른 부분은 뿌리가 없거나 취약한 그런 소재나 완성목도 많습니다.
적옥토가 전가의 보도는 아닙니다. 뿌리의 발육에는 일반적으로 흙보다는 모래가 유리
하며, 꽃과 열매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부엽토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어린 나무나 소재 및 뿌리가 부실한 경우에는 마사, 동생사, 천사 등 모래의 배합비율을
높여주는 것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셋째로 배양 환경과 배양자의 행태가 고려되어야 합니다.
거주지역에 따라 겨울철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하우스 또는 보호실을 짓는가, 외부에서
그대로 겨울을 나는가? 배양 장소가 아파트의 베란다인가? 하우스 내의 겨울철 최고, 최저
온도는 어떠한가? 등의 환경 조건도 용토의 선정과 배합에 고려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또한 물주기는 어떻게 하는가? 거름주기는 어떻게 하는가? 와 같은 배양자의 습관 또는
행태도 일정한 상관성을 갖습니다.
끝으로 대, 중, 소품 등 분목의 규격은 용토의 입자 크기와 관련되며, 파종, 삽목, 취목 등
소재의 번식에 적합한 용토에 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린 용토 선정에 작용하는 요소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종의 특성. 특히 뿌리가 좋아하는 배양 환경은 무엇인가?
분목을 어떤 환경에서 배양하는가?
배양자의 배양 행태는 어떠한가?
분목의 배양 단계가 소재인가? 완성목인가?
분목의 뿌리 발달 상태는 어떠한가?
근장을 발달시키려는 특별한 목적을 갖는가?
기타, 분목의 규격과 파종, 삽목, 취목에 적합한 용토 활용
눈치 빠른 독자들이라면 이제 용토의 종류와 특성을 소개하기만 하면 위의 요소를 기준
으로 삼아 스스로 용토를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New Start를 통해 제가 의도하는 것은 그저 분재관리기술을 읽고 배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각각의 분재관리기술에 작용하는 기초적인 원리와 원칙들이 무엇인가
를 찾아서 펼쳐 놓는 것입니다.
분재관리기술을 사례별로 익혀 천태며 만상인 분목에 적용하려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그러나 원리와 원칙은 불과 몇몇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익혀 스스로 활용한다면
분재관리는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경험 많은 분재인들이 ‘그래 좀 더 해 봐라. 몇 년의 경력으로 네가
뭘 알겠냐. 시건방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하실 겝니다. 그래도 할 수 없지요. 짧은 경력
으로 깨달을 수 없는 것들은 세월이 가기를 기다려야지요.
그러나 그저 물주고 자르고 분목을 바라보며 세월가기를 기다리기 보다 원리와 원칙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이를 중심으로 실전에서의 관찰을 계속한다면 아마도 똑 같은
세월이 지났을 때의 깨달음에 엄청난 차이가 나타날 것입니다.
다만 이 글의 목적이 전업 작가의 길 (소위 프로페셔널) 을 안내하려는 것이 아니며,
즐거움이 넘치는 취미 분재를 위한 아마추어들의 기초 다지기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행하는 만큼이라도 세세하고 원리에 입각한 초보 안내서조차 없는 것이 우리
분재계의 현실이기에 지식이 천하고 경험이 박함에도 불구하고 이 고통스런 짓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2. 분재용 용토의 종류와 특성
양질의 분재 용토가 가져야할 조건은 무엇일까?
보수성이 그 첫 번째 조건이요, 통기성과 배수성이 좋아야 하며, 보비성도 필요하고 색상도
좋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단일 용토가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용토의 종류와 특성을
알고, 몇몇의 용토를 배합하여 사용함으로써 분 속의 환경을 최적화 시키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분재 용토로는 마사토가 있습니다. 그 품질의 우수성이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도의 ‘송이’ 또한 분재 용토로서의 조건이 매우 뛰어나지만 제주 외부로의
반출이 금지되어 있어 구하기가 용이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토에는 적옥토, 녹소토, 부엽토, 휴가토, 후지사, 동생사, 천사 등이 있습니다. ‘토’로 명명된 것은 흙이며, ‘사’로 명명된 것은 모래로 그 특성이 현저히 차이가 납니다.
<마사토>
마사토는 화강암질 암석이 풍화작용에 의해 생성되며 정식 명칭은 화강토입니다.
마사토는 무기물의 집합체이며 유기물이 혼합되어 있지 않습니다. 입자가 굵고 세균이 거의 없습니다. 통기성은 매우 좋지만 입자가 커질수록 보수성이 떨어지며, 손으로 꽉 누르면 부서지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분갈이 한지 오래되면 마사토는 대부분이 부서져 단단하게 뭉치게 되어
분속의 뿌리 성장을 억제하게 됩니다. 마사는 모래가 아니라 흙입니다.
중립의 마사토
<적옥토 (赤玉土)>
분재에서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분재 용토입니다. 송백류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수종에
기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세밀하고 아름다운 가지를 만들어야 하는 잡목류 분재에
필수적입니다.
적옥토는 뿌리의 생육, 발달에 필요한 통기성, 보수성, 배수성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흙 자체가 중성에 가까운 약산성으로 뿌리에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떼알 구조의
용토로 뿌리 내림에 도움을 줍니다. 비료 성분은 없으나, 보비성(비료를 분토 속에 잔류
시키는 정도) 은 양호합니다.
유일한 단점은 용토의 알맹이가 부서지기 쉽다는 점입니다. 특히 겨울철 강추위에 용토가
얼면 서릿발처럼 솟아 올라 이듬해 물 빠짐이 나빠지는 원인이 됩니다. 우리의 기후 환경
에서는 연질보다는 경질 또는 구운 적옥토가 겨울철 관리에 유리하며, 나무 뿌리와 미진
등 이물질을 걸러낸 고급의 적옥토가 사용에 편리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본선(二本線)이라 하여 붉은 선이 두 줄 그어진 적옥토가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경질이며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 참조)
이본선 적옥토 구운 적옥토
<녹소토 (鹿沼土= (かぬま土)>
일본 가누마(녹소) 지방에서 출토되는 다공질의 회산 회토로서 노랑색을 띄고 있으며,
떼알 구조로 되어있어 적옥토와 마찬가지로 보수성과 통기성이 매우 뛰어나며 뿌리내림
에도 유용한 용토입니다. 녹소토는 산성도가 매우 강하여 산성에 약한 수종에는 사용이
제한됩니다.
일본 철쭉류와 같이 세근성으로 수분을 많이 요구하고
산성에 강한 수종에 최적의 용토입니다. 만년청, 산야초,
관엽 식물과 삽목 용토로 사용됩니다. 삼나무와 가문비나무
에도 적합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철쭉 용토로만 활용되는 편입니다.
녹소토 또한 여러 상표가 수입되고 있지만 일광사라는
브랜드가 초경질로 품질이 우수합니다.
<동생사 (棟 生 砂)>
일본의 동생시 부근에서 생산되는 모래로서 연질의 산모래에 속합니다. 즉 화산 자갈이
풍화한 것으로 입자(粒子)가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성질이며, 암황색을 띄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적옥토와 배합하여 배양단계의 송백류에 폭넓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생사의 단점은 ‘가루 (미진)’ 성분이 많아 충분히 체로 걸러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중립 동생사)
<후지사 (富士砂)>
화산 모래 자갈로 다공질(多孔質)이며, 보수성, 배수성이 좋고 적옥토와 혼합해서 사용, 단
표면이 일광열을 잘 흡수하여 다량으로 배합해서 사용하면 표면과 밑바닥의 온도차가 커져서 뿌리의 생육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용으로 사용할 경우 보수성이 지나치게 좋아져서
과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휴가토>
다공질의 용토로 빠른 투수성, 통기성이 뛰어나며 보비성도 양호합니다. 토양속의 가스발생을
중화 흡수시켜 근부병(뿌리썩음병)을 예방하고 뿌리 세포를 활성화 시킨다고 합니다. 약산성
으로 난에 적합한 토양입니다. 차가운 성질을 갖고 있어 뿌리 발달이 필요한 분목에는 적합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주용토 보다 바닥토의 배합 용토로 사용됩니다.
<부엽토(腐葉土)>
떨어진 낙엽이 쌓여 부식한 것으로 유기질(有機質)로 구성되어 거름 성분이 강하기 때문에
상화류와 상과류의 용토에 적합합니다. 부엽토는 용토의 배수성, 통기성, 보수성을 증가시켜
줍니다. 일본에서는 열매나무의 노목과 완성목에 폭넓게 사용하지만 우리 분재인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천사 (강모래)>
강의 하류에서 채취되는 모래로서 알맹이가 둥글고. 진흙기도 전혀 없으며 보수성, 보비성도
좋지 않습니다. 반면에 강 상류에서 채취되는 모래는 각진 형태를 갖고 있어 미세한 공간
이 생기기 쉽고, 그 사이에 표면장력에 의한 보수성을 갖게 됩니다. 아울러 소근의 발달에
매우 유리합니다. 또한 천사는 수피가 트는 현상을 촉진하므로 송백류를 비롯하여
수피의 고태감이 필요한 수종에 적합합니다.
3. 실전적인 용토의 활용 방안
실전적 용토의 활용방안? 제목은 이렇게 달았지만 걱정이 앞섭니다.
결국 용토 선정시 고려해야 할 제반 요소에 따라 어떤 용토를 어떻게 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의 문제가 되겠지요.
그러나 모든 분목이 갖고 있는 개별적인 조건에 꼭 맞도록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
용토의 사용은 분목의 소장자 또는 배양자에 따라 다르고, 지역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르
며, 분재기술의 발달과도 관련을 갖고 있어 계속하여 변화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용토의 종류와 수종별로 과습 및 건조에 강하고 약함, 물을 좋아하는 정도와
공기를 좋아하는 정도와 일본의 수종별 용토 배합 비율을 꼼꼼이 분석하여 용토 배합의
기준이 되는 요소들을 찾아내고자 하였습니다. 이 요소들을 참조한다면 자신의 분목에
필요한 용토를 선정하고 배합하는 방식을 스스로 찾아 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3-1) 주용토로 사용할 배합토 만들기
1) 구입한 용토는 체로 쳐서 굵기 1mm 미만의 미진들을 제거합니다. 미진은 단단하게 뭉쳐
물빠짐이 나빠지는 원인이 됩니다. 적옥토의 미진들은 버리지 말고 따로 보관해 두십시오.
취목 시에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2) 좌측 사진에 보이는 체를 이용하여 미진을 걸러낸 용토를
입자의 크기에 따라 대, 중, 소립과 바닥용토으로 나눕니다.
소립은 직경 1~3 mm, 중립은 3~4.5 mm,
대립은 4.5~6 mm, 바닥용토는 6~10 mm를
기준으로 합니다.
3) 입자의 크기별로 나눈 용토를 적옥토와 마사토의 비율을 6:4로 배합한 배합토를
만듭니다. 이 배합토를 주용토로 사용하게 됩니다.
4) 배합토는 저가의 사각 플라스틱 통을 구입하여 보관합니다. 즉 대립 배합토,
중립 배합토, 소립 배합토와 대, 중, 소립의 적옥토와 마사토, 바닥용토까지 총10가지
가 만들어 집니다. 이 가운데 대중소 3종의 배합토와 잘 부서지는 특성을 갖는
대중소 3종의 적옥토는 플라스틱 통에 보관하는 것이 관리가 용이합니다.
마사토는 자루에 담아 보관해도 상관 없습니다.
5) 주용토와 더불어 송백류를 많이 소장한 분들은 동생사, 호기성 분목을 위한 제주
송이나 후지사를 추가로 구입해 둡니다. 일본 철쭉을 소장하고 계시면 추가로
녹소토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참으로 복잡하지요? 이 작업을 혼자서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시작도 하기 전에
‘에이~ 그까이거 대충 쓰지 뭐’ 이렇게 됩니다. 가까운 동호인 몇몇과 교류하고
있다면 이 작업을 공동으로 해 보십시오. 간만의 노동에 즐거움이 크답니다.
여기서 속 터지는 정보 하나 더 드려볼까요.
요즘 일본에서는 배합용토를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아마추어 분재애호가들의 용토에 대한
전문성 부족을 보완해주고, 더불어 배합토를 만들어 써야 하는 불편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다음 사진은 양장원에서 판매하고 있는 배합용토입니다.
미니분재용 배합토 (1~3밀리) 송백용 바닥토 (6~10미리)
경질적옥토, 동생사, 후지사 이료사, 경질 및 초경질 적옥토, 동생사, 후지사
양장원의 배합 용토는 작년보다도 훨씬 다양해졌더군요.
배합 용토는 미니분재용, 소품용, 중대품용의 크기별로, 또한 잡목, 송백, 진백 등 수종별로
배합해 판매하고 있으며, 바닥토(본저토) 또한 소품용은 잡목, 송백, 진백용이 있고, 중대품은
잡목과 송백용으로 구분하여 팔더군요. 가격은 16리터 기준으로 대략 2000엔 내외이니 좀
비싸기는 하지요?
양장원 배합 용토의 입자 크기는 미니분재 1~3 mm, 소품 1~4.5 mm, 중대품 1~6 mm
소품 바닥토 4.5~6mm, 중대품 바닥토 6~10 mm 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 기대하며 이제 실전으로 들어가 보시죠.
3-2) 용토는 곧 물 관리의 핵심적 요소
용토는 물 관리를 좌우합니다. 용토를 잘 쓰면 물주기 3년은 공염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물 관리는 통상적으로 두 가지의 현상으로 판단합니다.
첫째는 분목 하나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화분 속 상, 중, 하의 물 마름과 보수가 균형
있게 유지되는가 하는 것이며 둘째는 소장목 전체에 해당하는 것으로 동일한 사람이 동일한
방식과 횟수로 물주기 했을 때 모든 소장목들이 동일한 수준에서 물이 마르거나 수분을 유지
할 수 있는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같은 완벽한 물 관리는 이론적으로나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용토을 세심히 선정하고
배합하는 까닭은 물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물 관리가 효과적으로 유지되면
뿌리가 발육이 활성화되고 이는 곧 상부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즉 용토를 제대로 써야 물 관리가 제대로 되고, 이는 분재가 제대로 되는 첩경입니다.
3-3) 화분 속 용토의 구성
특별한 용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화분 속의 용토를
하토, 중토, 상토, 화장토로 구분해 봅니다. 하토란 바닥토(본저토)를 말하는 것이고 중토와
상토는 주용토, 화장토는 표토가 되겠지요. 화분 속 용토의 구성은 물을 주고 난 후 일정
시간이 경과했을 때, 분 속 상중하의 물 마름과 보수가 거의 동일한 수준이 되도록 해 주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그러자면 맨 밑바닥의 하토는 입자가 굵어야 하며, 마사토, 후지사, 휴가토 등을 배합하여
통기성과 배수성이 양호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중토와 상토, 표토는 뿌리에 직접 영향
하는 주용토이니 수종별 뿌리의 특성에 맞게 용토를 선정하여 배합해야 하겠습니다.
표토 또한 단순한 화장토의 역할이 아니라 근장을 발달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입자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보수성이 좋은 적옥토가 마사토 보다는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분속 상중하의 물마름과 보수를 비교적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용토와 함께 입자의
굵기를 어떻게 배열하는가도 중요합니다. 아래 그림을 기준으로 실전에 활용해 보십시오.
화장토 (표토)10% 내외
하토(바닥토): 20%
주용토: 상토 20%
주용토: 중토 50%
분망
<상중하토의 입자별 사용>
구분 |
소품 |
중대품 |
화장토 (표토) |
- |
1~3 mm |
상토 (주용토 상부) |
1~3 mm |
3 ∼4.5 mm |
중토 (주용토 하부) |
3 ∼4.5 mm |
3 ∼6 mm |
하토 (바닥토) |
4.5~6 mm |
6∼10 mm |
* 입자의 굵기는 자료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양장원 배합토의 굵기를 참조
일반적으로 물을 주면 70%는 중력수라 하여 분구멍으로 빠져나갑니다. 나머지의 수분은
용토 자체가 함유하는 것과 용토 입자 사이의 공극에 표면장력에 의해 머무는 것으로 구분
됩니다. 여름철에는 입자 사이의 공극이 모세관의 역할을 하여 수분의 증발이 매우 빨라
집니다. 이 현상은 특히 입자가 작을수록 촉진되므로 입자가 작은 용토를 썼다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바로 소품분재의 물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가 여기서 비롯됩니다.
3-4) 일본의 수종별 용토 배합 비율 분석
근대분재 수록된 내용들을 기준으로 할 때, 일본의 배합용토는 일본 철쭉을 제외하고는 적옥토
를 기본 용토로 사용합니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이 동생사와 천사이며, 후지사, 부엽토,
산사를 목적에 따라 보조 용토로 사용합니다.
동생사와 후지사는 산사의 일종이며, 천사와 함께 모두 모래입니다. 자료와 시기에 수종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동생사는 천사와 산사로 대체되기도 하며, 후지사는 주로 노목과
완성목에 사용되는 경향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후지사가 찬 기운이 있어, 뿌리의 발달을 상대
적으로 억제해주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적옥토의 비율은 배양단계와 높은 상관성을 갖는데 비해 수종별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
습니다. 즉 어린나무와 배양목은 적옥토의 배합비율이 4~60%로 낮으며, 노목과 완성목은
적옥토의 비율이 7~90%에 이르는 수종들이 대부분입니다.
수종별로는 열매 및 꽃분재 수종의 경우, 노목 완성목에는 적옥토의 배합비율을 높이기보다,
부엽토를 1~30% 수준으로 배합하는 특징이 발견됩니다. (모과, 낙상홍, 심산해당, 피라칸사,
참빗살, 매화, 영춘화 등) 그러나 이것은 1997년의 자료의 특징이며 최근의 자료에서는
부엽토 대신 적옥토의 비율을 높이는 경향입니다. 아마도 발전된 비배관리를 통해 부엽토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일본의 수종별 용토(用土) 배합 비율>
수종 |
어린나무, 배양목 |
노목, 완성목 |
산단풍 |
적옥토5 : 동생사5 |
적옥토7 : 동생사2 : 후지사1 |
단 풍 |
적옥토5 : 동생사3 : 후지사2 |
적옥토8 : 동생사1 : 후지사1 적옥토7 : 동생사2 : 후지사1 |
느티나무 |
적옥토 단용 또는 적옥토7:동생사3 |
적옥토 단용 / 적옥토8 : 동생사2 |
너도밤나무 |
적옥토 단용 또는 적옥토7:동생사3 |
적옥토 단용 또는 적옥토8 : 동생사2 |
소 사 |
|
적옥토7 : 동생사2 : 부엽토1 |
노박덩굴 |
|
적옥토8, 동생사2 |
모 과 |
적옥토6 : 천사4 적옥토 단용 |
적옥토6 : 천사2 : 부엽토 2 |
낙 상 홍 |
적옥토6 : 천사4 |
적옥토6 : 천사2 : 부엽토 2 적옥토8 : 동생사2 |
애기사과 |
|
적옥토8 : 동생사2 |
심산해당 |
적옥토5 : 동생사3 : 천사2 |
적옥토5 : 천사2 : 부엽토 3 적옥토8 : 동생사2 |
피라칸사 |
|
적옥토7 : 천사2 : 부엽토1 |
참빗살나무 |
|
적옥토6 : 천사1 : 부엽토3 |
일본철쭉 |
녹소토 단용 |
녹소토 단용, 또는 수태 2할 배합 |
매 화 |
|
적옥토6 : 동생사2 : 부엽토2 적옥토8 : 동생사2 |
영 춘 화 |
|
적옥토9 : 부엽토1 |
곰 솔 |
동생사8 : 적옥토2 상류천사8 : 적옥토2 적옥토4 : 동생사4 : 산사2 적옥토5 : 동생사2 : 산사3 |
적옥토7 : 동생사2 : 천사1 적옥토7 : 동생사2 : 천사1
적옥토4 : 동생사4 : 산사2 |
섬잣나무 |
적옥토7 : 산사(동생사, 후지사)3 적옥토6 : 동생사2 : 산사2 |
적옥토8 : 산사(동생사, 후지사)2 적옥토7 : 동생사2 : 산사1 |
향 나 무 |
적옥토5 : 산사5 적옥토5 : 동생사3 : 천사2 |
적옥토8 : 동생사1 : 후지사1 적옥토7 : 동생사2 : 천사1 |
노 간 주 |
적옥토6 : 동생사(천사)4 |
적옥토9 : 동생사(천사)1 |
가문비나무 |
적옥토8 : 후지사 (천사)2 |
적옥토9 : 후지사 (천사)1 |
주 목 |
적옥토5 : 동생사5 |
적옥토8 : 동생사2 |
소 나 무 |
적옥토3 : 동생사7 적옥토6 : 동생사3 : 천사1 |
적옥토7 : 동생사2 : 천사1 적옥토7 : 동생사3 |
출처 : “月刊 近代 盆栽” - 1997. 4월호, 2003년 4월호 외 (한목회 홈페이지, 번역 최두현 외)
또 다른 특징은 과습에 약하고 건조에 강하며 공기를 좋아하는 수종들은 어린나무와 배양목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적옥토의 비율이 낮고 동생사와 천사, 산사 등의 모래 성분의 용토 비율
이 높다는 것입니다. (곰솔, 주목, 소나무)
또한 건조에 약한 수종들은 어린나무나 배양목의 경우에도 적옥토를 7~80%까지 높여
사용합니다. (가문비나무, 느티나무) 반면에 건조에 강하고 물을 적게 필요로 하거나 보통
수준인 수종은 어린나무와 배양목에서 적옥토의 비율이 50%를 넘지 않습니다.
(오엽송, 향나무, 노간주나무)
그러나 노목과 완성목에서 적옥토의 비율이 10%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 분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추론이 어렵더군요. 특히 과습과 건조에 대한 강약과 물의 필요량과 크게
상관성이 없으니, 이 부분은 물 주기의 방식이 달라지는 것인지, 아니면 노목과 완성목들은
어린시절과 배양단계에서 분 위에서의 환경, 즉 용토와 물에 대한 적응성이 높아졌기 때문
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어린 시절 적옥토가 많은 배합토를 사용하지 않고 완성되었거나 노목이 된 경우에도
일본과 같이 적옥토의 비율을 7~90%까지 사용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도 연구해야 할
과제로 보입니다.
어찌되었건 용토의 배합비율이 과습 및 건조에 대한 수종 특성과 물을 필요로 하는 정도와
상관성이 있으므로 수종별로 정리를 해 봅니다.
구분 |
수종 |
과습에 강함 |
팽나무, 버드나무류, 위성류, 단풍나무, 왜철쭉류, 좀작살나무 |
과습에 약함 |
벚나무, 주목 |
건조에 약함 |
철쭉류, 삼나무, 낙상홍, 너도밤나무, 자귀나무, 편백나무, 수사해당, 석류, 백일홍, 쥐똥나무, 가문비나무, 느티나무 |
건조에 강함 |
소나무, 곰솔, 향나무, 노간주나무, 오엽송, 매화, 피라칸사, 은행나무 |
물을 많이 필요 |
주목, 화백, 벚나무, 영춘화, 명자, 장수매, 백일홍, 등나무, 자귀나무, 철쭉류, 버드나무, 느릅나무, 소사, 담쟁이, 느티나무, 팽나무, 밤나무, 모과나무, 낙상홍, 애기사과, 홍자단, 석류, 보리수, 참빗살나무 등… |
물을 보통 필요 |
소나무, 곰솔, 노간주나무, 매화, 해당, 치자, 동백, 개나리, 단풍나무, 노각나무, 은행나무, 피라칸사 |
물을 적게 필요 |
섬잣나무(오엽송), 향나무, 대추나무, 감나무 |
3-5) 일본의 용토 배합 비율과 마사토의 활용 문제
일본은 마사토가 없습니다. 산사라고 하는 것도 강 상류에서 채취한 것일 뿐, 화강암이 풍화
되어 생성되는 우리의 마사토와는 그 성질이 다릅니다.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마사토를 모래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흔히 마사
라고 부르는데서 빚어진 현상입니다. 마사토는 모래가 아니라 분명히 흙에 속합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분재인들이 마사토 단용으로 분재를 키우는데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용토 배합비율을 실전에
도입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마사토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동생사, 천사, 후지사 대신에 마사토를 같은 비율로 배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수정되어야 할 이유들이 있습니다.
모래는 그 성질상 1~2년이 경과하여도 부서지지 않습니다. 동생사는 손으로 아무리 눌러도
입자가 부서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사토는 조금 세게 힘만 주어도 부서집니다. 부서지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주기 과정이 계속되면서 단단하게 뭉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흙이기 때문입니다.
적옥토의 가장 큰 결함은 경질이라 할지라도 입자가 마사토 보다도 더 연약하여 쉽게 부서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에서는 그 현상이 거의 치명적이라 할 만큼 부서져 그 떼알의
입자가 극히 작아집니다.
마사도 부서지고, 적옥토도 부서진다면 배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통기성도 매우 불량한
상태로 변해 버릴 것입니다. 비록 정확한 데이터에 의존한 것은 아니지만, 이 부분은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과 같이 마사토 대신 동생사, 천사, 산사, 후지사
등의 모래를 사용하고 마사토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분재를 오래 해오신 분들은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방법이 되겠지요.
제대로 모르고 어설피 할 요량이면 ‘확실하게 베끼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마사를 사용할 경우 빨아서 미진을 모두 제거한 후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조금은 나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분갈이 주기가 길어지는 경우에는 이것도 효용성이
반감될 것입니다.
세 번째 방법은 일본의 배합비율보다 적옥토의 비율을 낮추고, 마사토가 부서져 공극을 메우는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동생사나 천사를 추가하여 배합토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옥토의 비율을 얼마로 낮추고, 마사토와 일본산 모래를 어떤 비율로 배합할 것인가
의 후속적인 과제가 남게 됩니다.
저와 제 사부님은 금년도 분갈이 과정에서 주용토로 사용할 배합토를 마사토와 적옥토 송이를
6:3:1의 비율로 배합했습니다. 바닥토로는 100% 송이를 사용했습니다. 송이는 용토 자체가
불규칙하게 각이 지고 수많은 미세 공극을 갖고 있어 마사토와 잘 어울리는 배합이라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사례일 뿐 검증되지 않은 결과입니다. 향후 휴가토와 동생사, 후지사,
일본의 천사가 갖는 보습 및 통기성에 대한 정밀한 실험을 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 결과를
마사토와 송이와 비교한다면 좀더 정확한 배합비율을 제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3-6) 수종별 용토 배합 비율 활용 방안 사례
1) 물을 특별히 좋아하는 수종
백일홍, 등나무, 물싸리(금로매), 버드나무 등은 여름철은 물에 발을 담구고 있어야 한다는
수종들입니다. 팽나무, 단풍나무도 물을 매우 좋아합니다.
이 경우에는 바닥토도 중요합니다. 대립의 마사토 단용 보다는 제주 송이, 동생사나 후지사 등
보습력이 좋은 용토가 더욱 적당할 것입니다.
기본 용토에 있어서도 적옥토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좋겠지요. 이미 만들어 놓은 6:4 배합비율
의 배합토에 입자가 같은 크기의 적옥토를 추가해서 적옥토의 비율을 높여 주는 것입니다.
단, 적옥토의 비율을 일본의 배합비율과 동일하게 높여주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내산 마사토의 경우에는 미진들과 부서진 입자로 인해 분 속의 보수성이 높아집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적옥토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마사토를 빨아서 말린 후에 사용하는 경우라면 오히려 일본보다도 적옥토의 비율을 더
높여야 할 것입니다. 마사토는 동생사나 천사에 비해 보수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추론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2) 공기를 특별히 좋아하는 수종
때죽나무와 주목, 노박덩굴, 버드나무 등은 공기를 몹시 좋아 하는 수종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소사 역시 호기성 수종입니다.
이 경우에는 혼합토에 통기성과 보수성이 좋은 제주 송이, 휴가토, 동생사를 같은 크기의
입자로 추가해 주면 통기성이 대폭 개선되겠지요. 혼합토에 송이를 2~30% 정도 추가
하면, 마사토, 적옥토, 송이의 비율이 대략 5:3:2의 이상의 비율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건조함을 잘 견디는 수종인 소나무(적송), 곰솔, 향나무, 노간주나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송백류가 물을 싫어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상식입니다. 물을 좋아하는 것보다 통기성
이 더욱 중요한 생장조건이기 때문에 그리 알려진 것이지요.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혼합토에 통기성이 좋은 송이나 휴가토, 동생사를 30% 정도 추가하여
비율을 바꿔주면 되겠지요. 일본은 동생사나 천사를 주로 사용하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송이
가 가장 적당하며, 송이를 못구할 경우에는 마사토를 빨아서 쓰거나, 휴가토(경석/난석)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아파트 베란다에서 배양하는 경우
베란다는 여러 측면에서 비닐 하우스나 외부에 노출된 환경과 다릅니다.
습도, 바람, 햇볕 등을 잘 살펴 용토의 배합비율을 조절해야 할 것입니다. 일조량이 제한되고
통풍이 원할하지 않다면 물마름도 더딜 것이기 때문에 적옥토의 비율을 낮춰야 과습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우 건조한 도심 한복판 아파트 숲속이라면 분재용 선반에 마사토를 약 3~5센티 정도 깔아서
그 위에 분을 올려 놓고 관리할 경우에는 특히 과습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분구멍 밑
으로 수분을 계속 빨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분의 아랫부분은 항상 과습 상태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소품이더라도 바닥토의 입자를 다소 굵게하고, 보수력이 낮은 마사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수종의 특성. 특히 뿌리가 좋아하는 배양 환경은 무엇인가?
분목을 어떤 환경에서 배양하는가?
배양자의 배양 행태는 어떠한가?
분목의 배양 단계가 소재인가? 완성목인가?
분목의 뿌리 발달 상태는 어떠한가?
근장을 발달시키려는 특별한 목적을 갖는가?
기타, 분목의 규격과 파종, 삽목, 취목에 적합한 용토 활용
4) 분재원 위탁 관리의 경우
분재원의 물 관리는 비교적 규칙적이고 정석적입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몇 안되는 자신의 소장목 물주기와 달리 제대로 물을 얻어 먹지 못한 분목들이 생기게 마련
입니다. 7~8월 무더위에는 몇 차례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는 요령 중의 하나가 분토를 분높이의 85% 이상 채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분 안의 공간이 웅덩이 역할을 해서 물이 분 밖으로 흘러내리지 않게 되므로 물을 충분히
주지 않더라도 많이 얻어 먹을 수 있게 됩니다.
5) 어린나무와 배양목, 그리고 노목과 완성목
대부분의 애호가들은 소장목 중에서 완성목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습니다. 애호가 뿐
아니라 분재원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의 분재 관리 기술 중에서 일본과 현격한 격차를
갖고 있는 분야가 바로 완성목 관리 기술임을 많은 분재인들이 지적하는 사항입니다.
뿌리만 놓고 볼 때, 어린 나무와 배양목은 뿌리를 굵혀야 할 필요가 있는 반면, 노목과
완성목은 가능하면 직근과 굵은 뿌리보다 잔뿌리의 배양을 촉진시켜 잔가지를 형성시키
는데 주력하게 됩니다.
어린나무와 배양목은 적옥토의 비율이 낮은 대신 동생사, 천사, 산사등 모래의 비율이
40~50%에 이르는 것은 모래가 적옥토에 비해 뿌리의 발육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근장을 중시하는 일본 분재의 특성상 배양목 시절에 팔방의 뿌리
뻗음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일 것이구요.
화분의 사용도 완성목은 감상분에 심지만, 배양목은 감상분보다 크고 깊은 것을 사용하게
됩니다. 일본의 용토 배합 비율에서 노목과 완성목은 적옥토의 비율이 70~90%에 이르는
것은 잔뿌리를 촉진하는 것과 더불어 분의 크기가 작아짐에 따른 물 관리의 효율성을 개선
하려는 목적이 포함될 것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예시한 일본의 수종별 용토의 배합비율에서는 중간단계에 대한 설명이
빠져있습니다. 분목은 그 배양의 단계가 지속적으로 진전되는 것일진대, 예를 들어 반완성
목의 경우에는 적옥토의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화분의 크기와 뿌리의 발달 상태를 관찰하여 적옥토의 비율이 배양목보다는 높고, 완성목
보다는 낮은 범위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합니다.
6) 뿌리의 상태에 따른 용토의 실전적 활용
우리가 구입할 수 있는 소재들은 대부분 뿌리가 일정하게 발달하지 못하고 어느 한쪽만
발달해 있습니다. 특히 고가의 소재를 구입했을 때 길다란 직근 끝에 뿌리가 몰려있다면
정말 화가 치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완성된 분목들을 이를 피하기 위해 낮은 분에 심겼는가? 분목은 분의
중앙에 제대로 위치하고 있는가, 표토위로 노출된 뿌리의 상태 등을 잘 관찰하면 실수할
확률을 낮출 수 있지만 크고 깊은 분에 심겨있는 소재들은 판단하기가 매우 난감합니다.
이와 같은 소재들은 용토를 어떻게 써서 뿌리의 발육을 촉진할 것인가?
뿌리의 한쪽은 거의 완성목 수준이고, 한쪽은 아예 없으며, 다른 한쪽은 이제 가느다란
뿌리 몇 개가 달려 있는 정도의 소재를 가정해 봅니다. 뿌리만 놓고 본다면 완성목,
배양목, 취목의 조건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지요.
용토에 대한 이해를 총동원하여 그야말로 흙을 제대로 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케이스!
바닥토는 수종과 분의 크기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주용토를 사용하는 데서부터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가) 완성목과 유사한 수준의 뿌리가 있는 부분은 완성목에 준하도록 적옥토의 비율을
높여 잔뿌리의 발근을 촉진시켜 줍니다.
나) 배양목 수준으로 뿌리가 부실한 곳은 소립의 배합토에 적옥토와 동생사를 추가하여
적옥토와 모래의 비중이 5:5 수준이 되게 만들어 사용합니다.
다) 뿌리가 아예 없는 곳은 부분 취목을 감행합니다. 일부에 상처를 내고 발근제와 산태와
적옥토 가루를 섞어 상처 부위를 덮어주고 그 주변에 적옥토6:마사와 동생사 4의
소립 배합토를 채워줍니다.
용토를 제대로 쓴다는 것은 필요에 맞게 쓴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하나의 분목에서도
이처럼 각 부분의 상태와 목적에 맞게 상이한 용토를 쓰는 것이야말로 용토를 제대로 이해
한 것입니다.
7) 팔방근을 배양하기 위한 용토의 활용
분위에 노출되어 대지를 움켜쥐고 있는 듯한 팔방의 근장은 노거수의 위용과 고태미를 극대화
시키는 필수적인 분재의 미학적 요소입니다. 우리 분재계는 현재까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팔방의 근장을 인위적으로 배양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팔방 근장의 가치가 폭넓게 인식되고 이를 인위적으로 배양하는 방식과
기술도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합판처리 기술에 대한 이해와 함께 용토가
매우 중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팔방근장의 배양은 분목의 규격과 상관없이 낮고 폭이 넓은 분에서 이루어집니다. 뿌리가
아래로 내려갈 여지를 차단하고 옆으로의 발달만을 유도하는 것이지요. 분이 낮다는 것은
분속의 흙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며, 이는 결국 물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뿌리가 거의 표토에 살짝 덮여 있기 때문에 물 마름은 가장 큰 실패의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바닥토에서부터 적옥토 단용으로 용토를 쓰는 것입니다. 바닥토에서부터
표토에 이를수록 입자가 가는 적옥토를 단계별로 쓰는 것이지요. 그러나 분 높이가 대품도
5센티를 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상중하토의 구분도 모호합니다.
그러나 적옥토 단용의 경우는 어느 정도 팔방근장의 기본형태가 갖추어진 경우에 유리합니다.
어린 나무의 팔방 근장 만들기는 이미 기술했듯이 뿌리의 발달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는
모래가 포함시켜 뿌리를 굵히는 작업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싶더라도 큰 분을 이용하는 것이 물 관리에 좋습니다. 물론
얇은 분이어야 하구요. 바닥토는 분목의 규격에 맞춰 대립 또는 중립의 혼합토를 얇게 깔고
적옥토와 동생사, 천사를 6:4 정도의 비율로 입자별로 배합하여 중토와 상토로 활용합니다.
화장토로는 소립의 적옥토를 사용하여 보수성을 강화시켜 줍니다.
4. 맺음말
문자 그대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용토를 정리하였습니다. 워낙 경험이 짧은지라 많은 내용을
자료를 분석하고 그로부터 다른 요소들과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유추하고 행여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무리한 추론은 없는지 되살피고…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를 통해 용토의 중요성과 용토에 작용하는 제반 요소들과 실전에서
이들을 어떻게 응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표 정도는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소림원의 박준병 원장은 ‘용토는 분 안에서 나무가 의지할 수 있는 모든 것’ 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분재에서 용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고도 했습니다.
‘표면에 흙이 마른 듯 하면 중간에도 밑에도 모두 그와 비슷하게 되도록 용토를 선택해
사용했다면 “흙을 제대로 썼다” 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용토를 썼다면? 나무가
건강한 것은 물론, 가지 말라죽음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고 분갈이를 해보면 –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고도 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들이 용토의 중요성에 대해 재인식하고 다음 번 분갈이에서 ‘아!’ 하는
감탄사를 터뜨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맺습니다.
참고자료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게도토, 죽탄, 산태를 소개합니다.
게도토는 생명토와 마찬가지로 석부, 분경을 만들 경우 사용합니다.
죽탄은 분토의 산성화를 중화시키고 분속의 부패 및 잡균을 제거해 주는 기능을 갖는답니다.
산태는 취목시 활용하면 수태와 달리 발근한 뿌리에서 떼어낼 필요없이 바로 분올림이
가능합니다. 수태는 썩지 않기 때문에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근한 뿌리에 손상을 입힐 수
있지만 산태는 통기성과 보습성이 좋아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고로토는 화분 바닥토 전용으로 판매되는 값싸고 가벼운 용토입니다.
게도토 죽탄
산태 고로토
|
첫댓글 알면 알수록 어려워지는게 분재입니다..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는 참고로 적옥토:마사토:동생사:송이석 3:3:2:2 로 섞어서 쓰지만 그때 그때 나무 상태에 따라서 또는 당장 용토가 떨어지면 5:5로 쓰기도 합니다. 아마추어의 한계인가요?ㅎ
전요즘 동생사를 줄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사도 분에서는 곧 퇴출할 계획입니다.
송백류를 하지 않으니,,,,,,,,,,
제가 위의 글을 찿았었는데 못찿고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 감사합니다.
예전에 외우다시피 했는데 요즘 다 까먹었더라고요.
다시 읽고 읽어서 외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 하심에 감사합니다ㅎㅎ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타자가 늦은 제가 저 글을 베낀다면 하루도 더 걸릴 것입니다.
자주 보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것이 정상이지요.
공부하는 재미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적옥토 품질이 않좋은 경우는 으깨어져서 배수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적옥토가 합쳐지만 배수에 신경을 많이 쓰시기바랍니다.
맞습니다.
항상 알갱이가 많이 부셔졌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채로 쳐서 사용을 해야겠습니다.
물론 감상분에 완성목일 경우도 반드시 채로 쳐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어쨌던 분수가 건강해야 모든 것에서 오케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