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62-알코올중독이 아니라고 말하는 한국의 알코올중독자들에게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이 보아도 알코올 중독자인데 “나는 술을 즐길 뿐 절대로 중독자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치료시기를 놓치고 결국 자신과 가정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일주일에 2-3번 소주 반병이나 한 병, 맥주 몇 병 마시는 데 알코올 중독이라고? 그러나 아래의 진단 기준에 의하면 술의 양이나 횟수가 알코올 중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혹 당신은 알코올중독자가 아닐까?
미국정신의학회 진단 및 통계편람 (DSM-IV)에서는 알코올중독을 알코올의존 (Alcohol Dependence)과 알코올남용 (Alcohol Abuse)으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이 진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알코올 의존의 진단 기준: 지난 12개월 내에 아래의 7개 항목 중 3가지 증상을 경험한다.
1. 술에 대한 내성이 나타난다. (점점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된다.)
2. 금단증상이 있거나 금단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계속 술을 찾게 된다. (금단증상이란 대체로 손이 떨리고, 불면증이 있고, 불안과 긴장을 느끼며 심하면 환청이나 환각을 경험한다.)
3. 술을 먹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시거나 장기간 마신다.
4. ‘술을 줄이거나 끊어야겠다.’ 굳게 결심하고 노력하지만 계속 실패한다.
5. 술을 구하거나 먹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허비한다.
6. 술 때문에 중요한 사회적, 직업적 및 여가활동을 포기하거나 줄인다.
7. 술 때문에 몸과 마음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계속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면 싸움에 휘말리거나, 병이 있음에도 계속 술을 마신다.)
알코올 남용의 진단기준: 위에 언급한 알코올 의존의 기준에는 만족하지 않지만, 계속되는 음주로 지난 12개월 내에 아래의 4개 항목 중 1가지 이상을 경험한다.
1. 계속되는 음주로 인해 직장과 학교 및 가정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가정주부의 경우 자녀를 돌보지 않거나 가사를 등한시한다.)
2. 신체적으로 위험한 상황에서도 계속 음주를 한다 (음주운전).
3. 음주와 관련하여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폭행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된다)
4. 술로 인해 사회적 혹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데도 음주를 계속한다.
음주로 인한 폐해는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문제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데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음주와 연관된 자살이다. 알코올중독자들은 일반 성인보다 약 10배정도 높은 자살시도율이 나타나고 있다.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건강, 경제난, 이혼 등의 이유로 자살시도자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음주와 연관된 충동적인 자살시도가 많다. 한 병원 응급실에 자살시도로 내원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 43.8%가 취중에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로 술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편안해지며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계속 마시게 되면 전두엽의 기능이 작동하지 못하여 탈억제(disinhibition)현상을 보이게 되어 충동, 공격성, 본능적 욕구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뇌에서 정상적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농도와 반응성이 떨어지게 되어 술을 마시는 동안 잠깐 행복감을 느끼고. 우울감과 불행감이 더 커지게 된다. 알코올중독 환자의 30%가 우울증을 경험하며, 우울한 사람들이 자가 치료의 방편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들이 많다.
세 번째로 장기간의 음주는 미세한 뇌손상을 일으키는데 ,계속 진행되면 뇌 위축과 같은 구조적인 손상이 오게 되어 분노조절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조그만 일에도 참지 못하여 욱하는 성격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술이 이러한 분노, 충동조절의 문제를 악화시켜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자살을 일으키게 된다.
어떤 병이든 초기에 환자 본인이 자신의 병을 인정하고 전문가를 찾아가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낫는다. 그러나 내버려 두면 어떤 병이든 어렵다. 내가 아니면 우리 가족 중의 누군가가 알코올 의존이나 남용을 하고 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권한다. 한국에 처음 발을 디딘 선교사님들이 음주와 흡연과 도박을 금한 것에 큰 박수를 보내며, 여전히 술을 즐기고 흡연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제발 당신의 즐김이 당신에게 심각한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리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도적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모욕하는 자나 속여 빼앗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 /nor thieves nor the greedy nor drunkards nor slanderers nor swindlers will inherit the kingdom of God.(고전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