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여행일:2010.05.21~22
2.여행동선:충북제천 '청풍명월'~봉화~울진불영사계곡~죽변항~영덕~포항
연휴에 충북 제천과 봉화를 거쳐 7번국도를 따라 포항 호미곶을 다녀왔습니다.
연휴 첫날은 화창한 초여름 날씨에 아까시나무 꽃향기 그윽한 '청풍명월'을,
다음날에는 비내리는 7번국도를 따라
울진 죽변항에서 한반도 지형의 토끼 꼬리 지점인 한반도에서
제일먼저 해가 떠오른다는 포항 호미곶까지 내려가보았습니다.
가는 도중 중간 중간 수려한 해변이 나타나면 잠시 차에서 내려
짙푸른 동해의 맑은 물에 때묻은 마음을 정화시키고
탁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갯바람에 잡다하고 헝클어진 생각들을 정리했습니다.
'여행은 이유가 없어야 제맛'이라는 말처럼
목적이 있는 여행은 여행의 진정한 목적을 망각할 수 있기에
될 수 있으면 생각을 비우려고 했는데
쉽지않았습니다.
신록이 짙어가는 이맘때가 '청풍명월'이라는 말과 가장 잘 어울려 보이는 청풍호반으로
충주호에서 오는 유람선에는 관광객들로 가득합니다.
충주 사람들이 '충주호'라 부르는 호수를 이곳 제천 사람들은 '청풍호'라고 부릅니다.
눈길 가는 곳마다 절경이 펼쳐지는 이 아름다운 호수는 제천시 청풍면 사람들에게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1978년부터 건설이 시작된 충주다목적댐은 청풍면을 중심으로 한 5개면 61개 마을을 물속으로 감춰 버렸"는데
이곳에 있던 각종 문화재들은 한곳에 모아져 청풍문화재단지가 됐고 주민들은 이곳의 호수 이름을 '청풍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마을을 지나다 보니 물속에 잠겨버린 옛 마을의 사진들을 마을 입구에 전시해 놓았는데
물속에 잠겨버린 사진속의 마을 옛 정취가 이곳 사람들에게는 옛 향수를 달래주는듯 했습니다.
기존 다리옆에 새롭게 건설중인 '청풍대교'의 위용
수려한 청풍호수를 따라 가는길에는 상큼한 아까시나무 꽃향기가 코를 자극해왔습니다.
'아카시아'(멕시코 사막에 피는 꽃 이름)라고 잘못 알려진 '아까시 나무' 꽃에는 벌들이 분주합니다.
수국
제천에서 울진 죽변항으로 가는길에 잠깐 들른 봉화의 한적한 계곡
삶의 원칙
삶을 즐거이 살고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
그러니 몸을 일으키는 법을 배워라!
그러니 아래를 내려다보는 법을 배워라!
충동 중에 가장 고귀한 충동
그것에 지붕을 덮어 더 고귀하게 하라.
1킬로그램의 사랑마다
극소량의 자기 경멸을 더해라!
평평한 들판에 머물지 말라,
너무 높이 올라가지 말라!
세계는 중간 정도의 높이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
-프리드리히 니체.
금강 소나무의 자태(울진 불영사 계곡)
'불영계곡'이라고도 불리는 이 협곡은 지나는 내내 자꾸 눈길을 빼앗았습니다.
골이 깊어서 그런지 계곡물소리도 청량하게 들려왔고 태고적 신비감마져 느껴졌습니다.
울진은 바다와 계곡과 온천(덕구온천)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담하'는 '작은창'의 옛말 '가비'는 '가운데'라는 뜻이랍니다.
황금연휴여서 죽변항 일대의 민박집은 빈방이 없었습니다.
바다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숙소를 찾으러 나오다 우연히 들렀는데 빈방이 없었지만
뜻밖에도 주인 아주머니께서 작업실로 쓰시는 공방이라도 묶어가라고 후의를 베풀어주셔서
매우 특별한 공간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참으로 친절하신 두분께 감사 말씀 전합니다.공기업(한전)에 근무하시는 남편분을 따라
이곳에 터잡으셨다는데 취미 생활로 공방을 하시면서 욕심없이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아름다우신
분들이셨어요.
죽변항으로 여행 가시는 분들은 꼭 한번 들러보세요.사람의 향기와 솔향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담하가비 펜션'
경북 울진군 울진읍 연지2리 428-2
전화:054-783-6675
www.smallwindow.co.kr
펜션의 주인집입니다.
하룻밤을 묵게 해주신 주인 아주머니의 작업실인 '소전공방'
죽변항
고래불 해수욕장에 잠깐 머물렀는데 때마침 낚시로 잡으신 '황어'를 처음본 저에게 주시더군요.^^
손맛만 느껴보고 잡은 물고기를 아낌없이 내주시는 낚시꾼의 인심을 배워
저 역시 매운탕 끓일 자신도 없고 해서 주변 야영하시는 분에게 드렸습니다.
분수에 맞지 않는 것들은 아낌없이 내려 놓으라는 선인들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해보니
과연 홀가분 해졌습니다.^^
봉화 들판에서 채취해온 민들레 잎으로 쌈을 싸먹었는데 쌉싸름한 맛이었습니다.
뽕나무에 오디가 열렸습니다.
영덕 해맞이 공원
해송
해당화 군락지
비맞은 해당화 향기가 진하게 전해져왔습니다.
해당화 꽃은 향수의 원료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포항 호미곶으로 가는길에 본 어촌
호미곶
먼길을 내달려 호미곶에 도착해보니 손 조형물이 덩그러니 바다속에서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상생의 손'으로 명명된 이 조형물은 육지의 또다른 손과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호미곶은 일출을 보기 위한 여행이 아니면 찾아 가는 거리에 비해 볼거리는 약간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끝.
첫댓글 장기리 여행다녀 오셨네요... 피곤해도 즐거운 여행이었겠습니다.
청풍호와 그대그리고나의 강구항이 눈에 선합니다.
참으로 부럽습니다..그렇게 떠났다 올 수있는 윤이사님..인생을 참 멋지게 사시는 분이네요.... 5월초 출장길에 호미곶 다녀왔는데...또 가고싶어지네요....^^
좋은 여행 하셨네요,
혼자 마음 놓고 떠날수 있는 여행...
혼자가 아니고 함께한 분이 계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