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거창에서는 국악공연이 있었습니다.
공연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푸른산내들 회원 한분이 연락이 왔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하루만 공연장인 거창문화센터에서 촛불을 드는건 어떻겠냐고..
군청앞 로타리에서의 촛불은 두달동안 변함없이 늘 시간, 장소만 기억하고 있어 사람들이 일정치 않게 와서 촛불을 들기도 하는지라 로타리에서 촛불을 갑자기 변경할 수가 없었답니다.
부탁은 제가 받았지만 로타리 촛불이랑 겹쳐지는 시간이라, 대신 다른 시민단체에 연락을 하여 지원요청을 하였고 농민회 실무자인 이은정씨가 흔쾌히 달려 왔습니다.
공연장인 문화센터에 들러 서명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군청앞 로타리로 오려는데 서명을 준비했던 회원이 갑자기 자리에서 없어졌습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전화가 왔습니다.
이날 사회와 소리를 맡은 분에게 행사중간이나 끝말미에 세월호 관련 서명 멘트를 해달라고 부탁하러 갔답니다.
잠시 후 부탁을 하러 갔던 회원이 여자 두분과 다급하게 서명장소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이라 주차장을 달려 계단을 뛰어올라와 서명을 할때까지 그사람이 누군지 몰랐습니다.
서명을 하는 옆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그때서야 난 문화센터 벽면에 걸린 커다란 걸개에 사진과 이름을 보고야 알아챘답니다.
달려온 여자분은 앞뒤 볼 여유도 없이 서명지에 서명을 하고 곁에 사람들에게 서명을 부탁하며 다시 계단을 뛰어 내려가 주차장을 달려 문화센터 뒷편에 공연자 출입문을 통해 대기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한숨돌리고 들은 얘기로는 이날 공연과 함께 사회를 맡은 국안인이자 여배우인 오정해씨에게 조심스럽게 서명에 대해 안내멘트를 부탁하였답니다. 공연 준비를 하던 오정해씨는 얘기를 듣자 마자 "나먼저 서명을 해야겠다"며 공연 임박한 시간이라 부탁을 한 회원이 극구 만류하는데도 단거리 달리기 하듯 냅다 달려 대기실과 가깝지 않은 서명장소로 달려왔다네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놀랍고 감사한 마음을 안고 처음 서명을 기획한 푸른산내들 회원인 성인택회원과 은정씨에게 서명을 맡겨두고...로타리 촛불시간이 지각할 게 뻔하지만 기분좋게 초박스와 피켓과 서명테이블까지 싣고 있는 차를 몰고 가볍게 로타리로 향했습니다.
지각했지만 로타리서 기다리는 대표님 눈치도 안보고 의기양양해서 자랑까지 했습니다.
"제가 지금 누구에게 서명을 받고 온지 아세요?" 라며...
로타리 촛불을 마치고 대표님과 다시 공연장으로 갔습니다.
공연입장 시 서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의 서명을 받기위해 공연이 끝날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며 간간히 나오는 분들의 서명을 받고 공연 마칠 시간 즈음하여 서명테이블을 안으로 들였다가 그곳 관계자(공무원)에게 쫒겨났습니다.
다시 날벌레들 가득한 입구로 그 큰테이블을 세개씩이나 옮기는 것도 불평없이 즐겁게 했답니다.
공연장 바깥에 있느라 공연을 듣지는 못했지만 세월호희생자를 추모하는 "천개의 바람"연주와 노래가 있었으며 그노래가 끝나고 사회를 맡은 오정해씨는 세월호참사에 대해 언급하고 입구에 서명을 받고 있다고 서명을 꼭해달라고 관람객들에게 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밤 아홉시 삼십분 즈음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이 다들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서명을 해주셨습니다.
할머니 한분이 "안에서 세월호 얘기하는데 눈물이 나서 혼났다" 하시며 "돋보기가 없어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면서도 서명을 해주셨습니다.
공연시작전 서명준비..
급하게 달려와 서명을 해주고 있는 오정해씨
오정해씨를 따라 함께 달려온 분도 동참하여 서명을 해 주셨습니다.
군청앞 로타리에 오분정도 지각하여 촛불을 다시 들고..
지나가는 여중생들이 잠시 촛불을 들어 주었답니다.
로타리 촛불을 마치고 공연장으로 다시..
오늘 서명을 기획한 성인택회원이 자비로 서명독려 배너까지 만들어 오셨다. 참 감사한...
사람들이 막 쏟아져 나올때 서명을 받느라 사진을 하나도 찍지 못하고...
마지막 남은 분들 나올때 사진을 잊었구나 싶어 찍었답니다.
입장할때 받은 서명을 빼면 관객들이 나올때
백여명정도 서명을 십분여만에 받은듯 해요.
날벌레가 수백, 수천마리 머리위에 서명책상위에 날아다녀도 참 감사했습니다.
오늘 급작스런 서명행사를 기획한 성인택회원께 감사드립니다.
그 바쁜 경황속에서도 백미터 달리기 하듯 달려와 서명해준 오정해씨 대단히 감사하고 감동스러웠답니다.
전국에서 간절한 기도와 바램으로 서명을 해주신 모든 분들의 마음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특별법제정에 힘이 되길 바랍니다.
억울하게 숨진 어린 학생들과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 줄길은 한치의 숨김없이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들의 사죄를 받는 것입니다.
또한 그 진실규명이 오랫동안 상처를 안고 살아갈 남은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해 주길 바라며, 유가족들의 상처도 조금이나마 보듬어 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들이 곧 "나" 일 수 있으며 "내가족","내아이"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