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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뜨2] 레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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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이 메르켈 총리에게 전화걸었다. 그는 여성 국방장관으로 전임 우르즐라 폰테라이언에 이어 두 번 째 여성 국방장관이 된 것이다. 전임 장관이 이번에 EU집행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된 것이다. 전화 도중 메르켈이 물었다. 한국 한화 디펜스의 레드백 이라는 장갑차가 독일 라인 메탈의 링스와 경쟁 모델이라고 하는데 레드백이 무슨 뜻인가? 크람프-카렌바우어가 설명했다. 레드백은 호주 사막에 서식하는 독거미 이름인데 몸체는 검은데 등이 빨갛다고 레드백이라고 불리는데 물리면 거의 치사율 100%로 맹독성을 가진 놈이란 것이다. 이 이름을 따서 한화 디펜스의 보병용 장갑차 이름을 레드백 이라고 한다고. 사실 메르켈은 그간 독일 군사력 증강에 큰 관심이 없고 국방 예산을 계속 삭감해 오고 있어 전임 국방장관들과는 자주 충돌하곤 했다. 이번에 전화한 목적은 호주 육군의 보병용 전투장갑차 사업에 입찰 참여중인 라인메탈의 아르만 사장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 나서다.
호주 육군의 보병용 전투장갑차 사업은 2023년 까지 총 400여대 42억달러 상당의 사업으로 라인메탈로서는 놓칠 수 없는 큰 사업인 것이다. 게다가 이 일에 성공하면 미 육군의 보병용 전투장갑차 교체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데 미 육군의 사업 규모는 적어도 500억 달러는 되는 큰 규모인 것이다. 지금 라인 메탈과 경쟁 중인 회사는 한국의 한화 디펜스인데 한화의 모델인 레드백은 라인 메탈의 링스와 성능면에서 막상 막하인 입장이고 가격도 링스보다 저렴한 만큼 링스로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것이다. 그래서 메르켈 총리에게 부탁하여 스콧 머리슨 호주 총리에게 라인메탈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도록 로비를 하려는 것이다. 메르켈로서는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이다. 자국 기업에게 유리하도록 외국 원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선진국 국가 원수들의 보편적 행태인 것은 사실이지만 호주의 스콧 머리슨 총리와는 개인적으로 각별한 사이도 아니고 친중적인 메르켈로서는 호주가 트럼프의 뜻대로 일본, 인도, 미국과 더불어 퀴드에 가입하여 대중국 포위망을 형성한 것도 마음에 걸리는 대목인 것이다. 게다가 독일은 호주와의 무역 거래에서 연간 6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보고 있는 처지라 호주 수상에게 자국 기업 제품을 사달라고 부탁할 명분도 미약한 게 사실이다. 이래 저래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그래도 밑져야 본전인 셈 치고 머리슨 총리에게 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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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팀장은 이마에 땀방울이 돋는 것도 모르고 설명에 열중한다. 그는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재작년 한화 디펜스 시험 평가 팀장으로 발탁되었다. 그는 호주 육군 시험평가 위원들 앞에서 노트북을 펼쳐 놓고 벽에 비치는 화면을 보며 유창한 영어로 설명을 이어 간다.
“레드백 장갑차는 한국군이 도입한 K21 보병전투장갑차를 발전시킨 것으로 승무원은 3명이고 8명의 보병이 탑승합니다. 레드백은 경쟁 장갑차보다 방호력과 기동성에서 모두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360도 주변을 모두 살피는 카메라를 장착해 승무원과 탑승 보병이 장갑차 외부 전장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방호력은 호주군 요구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평가입니다. 차체는 총탄과 포탄 파편을 충분히 막아내는 장갑을 달았고, 이스라엘 IMI에서 개발한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능동방호시스템도 적용해 로켓 공격을 원천적으로 무력화시킵니다. 장갑차를 향한 로켓 공격을 탐지한 뒤 대응 로켓을 쏴 요격하는 방식입니다. 지뢰와 급조 폭발물(IED)이 폭발해도 탑승 장병 안전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보통 지뢰방호차량(MRAP)은 차체 바닥을 ‘V’자형으로 만들어 폭발 압력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만듭니다. 하지만 궤도형은 차륜형 장갑차와 달리 차체 높이가 낮아 이런 구조적인 특성을 활용할 수 없습니다. ” 김승열 팀장은 잠시 뜸을 들인 후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한화는 최적화된 장갑 구조로 충격을 흡수하고 방호력 조건에 충족하는 탑승 좌석을 장착해 이를 보완했습니다. 탑승 공간에 설치된 소화장치 덕분에 내부 화재가 발생해도 빠르게 불을 끌 수 있습니다.
보통 기갑 장비는 철로 만든 캐터필러(무한궤도)를 장착하지만 레드백은 고무 재질의 캐터필러를 달았습니다. 고무 탄성 덕분에 소음과 무게는 낮추고 승차감을 높였습니다. 도로주행 시험차량에 탑승해 보면 내부 소음은 60~70㏈ 정도로 전화벨 소리 수준에 머물렀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옆 사람과 대화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보통의 궤도 차량과 달리 진동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바퀴로 달리는 차륜형 장갑차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즉, 고무 궤도와 유기압 현수장치(ISU-Integrated Suspension Unit) 덕분에 차체 중량도 줄였고 승차감도 올린 것입니다.”
그는 계속 설명을 이어 간다. 호주 군 관계자는 모두 두 귀를 쫑긋하고 그의 설명을 듣는다.
“고무 궤도는 철로 만든 궤도 무게 5톤과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궤도 무게가 줄어들어 차체 속도는 더 빨라졌습니다. 줄어든 무게 덕분에 장갑도 더 달수 있어 방호능력도 올라갔습니다. 무게가 줄면서 기동성과 방호력이 동시에 올라가는 효과를 만들었습니다.
고무 궤도 역시 일반 철 소재 궤도와 같이 전투 중 발생한 피해로 끊어지더라도 필요한 부분을 수리해 이어 붙일 수 있습니다. 또한 고무 재질 덕분에 지뢰 폭발 등 충격을 받더라도 장갑차 주변 아군에 미치는 위험도 줄어듭니다. 이라크에서 미군 장갑차가 폭발할 때 튀어나간 궤도 파편에 인명 피해가 심했다던 예가 있습니다.”
“무게 40t이 넘는 장갑차가 최고 시속 65㎞로 달릴 수 있는 이유는 K9 자주포 덕분입니다. 47t 무게의 자주포를 최고 시속 65㎞로 끌어내는 1000마력 동력장치를 옮겨 왔습니다. K9 자주포 파워팩(엔진+변속기) 성능은 이미 현장에서 입증된 것입니다. K9 자주포 전력화 사업은 1999년부터 시작돼 20년 동안 신뢰성을 확보했습니다. 반면 저희들 경쟁자인 독일 장갑차에 장착한 동력장치는 최근에 개발돼 아직 신뢰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레드백의 공격력은 이스라엘과 호주가 맡았습니다. 이스라엘에서 개발한 ‘T2000’ 포탑은 호주도 합작해 만들었습니다. 30㎜ 구경으로 분당 최대 100~200발의 기관포를 쏟아붓습니다. 여기에 대전차미사일도 달아 전차 공격도 가능합니다.
이상 설명 드린 모든 것은 여러분께서 실제 운용시험에서 쉽게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경청 해주셔 감사합니다. 혹시 질문 있으십니까?“ 김승열팀장은 만족한 듯 주위를 둘러 본다.
호주 육군 시험평가 위원 중 한 사람이 물었다. ”방호벽은 무슨 재질을 썼습니까?“ 하고. 김승열 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네. 방호벽 재질에 대하여 구체적인 것은 회사 기밀임으로 다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방호벽 재질은 기본적으로 열화 우라늄과 강화 세라믹의 복합체로서 멀티 레이어 허니컴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방호력을 기존 보다 30% 이상 향상 시키고 무게는 더 가볍게 된 것입니다.“
한화디펜스의 설명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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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한화디펜스에 우호적이던 호주 군부의 태도가 요지음 조금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즉 경쟁사에 유리하게 변화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된 것이다. 딱히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루어 보건대 그간 외교적인 접근이 별 효과를 얻지 못하자 라인 메탈은 방향을 바꾸어 호주 군부에 직접 로비를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물론 겉으로 들어나지 않게 뒷구멍으로 조용히 접근하는 것일 것이다. 거기에는 금품 제공은 물론 특히 승진에 민감한 군부의 특성을 살려 군부의 승진이나 진급에 열쇠를 쥔 국회위원들을 동원하는 수법을 쓰는 것일 수 있다. 즉 군부의 장성급 승진에는 국회 국방위원들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군부로서는 국회의원들의 청을 마냥 물리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편 호주 군부나 국회에 이렇다 할 연줄을 갖고 있지 못한 한화 디펜스로서는 호주 군부의 동향이 점차 라인 메탈쪽으로 기우는데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원칙주의자인 손재형 사장은 이에 개의치 않고 오직 레드백의 성능과 가격으로 승부하고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결과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아무튼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2021년 1년 내내 호주 육군은 한화 디펜스의 레드백과 라인 메탈의 링스 두 장갑차를 가지고 여러 가지 시험 평가를 실시한다. 대략적인 제원을 살펴 보면 승무원은 둘다 3명이고 탑승원도 8명으로 같다.. 무게는 링스가 45톤인 반면 레드백은 40톤으로 경량이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링스가 철갑 방호와 철제 캐터필라를 채용한 반면 레드백은 가벼운 복합재료 방호벽과 고무 캐터필라를 채용한 까닭이다. 무장은 링스가 35mm 주포와 5.56 mm 기관총을 탑재했는데 레드백은 30mm 주포와 7,62mm 기관포를 탑재한 점, 그리고 대전차 유도무기는 링스가 한 개인데 레드백은 두 개를 탑재했다. 엔진은 링스가 리브헬 디젤 1,140마력인데 레드백은 두산 디젤 1,000 마력이다. 최대 주행 속도는 둘 다 70Km/h, 주행거리는 각각 500km와 450km로 링스가 좀 길다. 등판 능력은 둘다 경사도 60%, 측면 등판 30%로 같고 수직단 0.85m와 0.8m로 비슷하다 또랑 건너기 2.2m와 2.5m로 레드백이 조금 더 우수하나 레드백은 공기 부양 빽 가동으로 수륙양용이 가능하고 수상 속도 6km/h를 낼 수 있다. 레드백은 방탄 전투 관리, 피아식별, 차량 정보 시스템을 구비하여 전반적으로 우수한 차량 성능을 구비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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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일년이 지났다. 그리고 다음해 즉 2022년 3월 호주 국방장관실에서 LAND 400 3단계 사업을 최종 평가하는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국방장관 메리스 페인, 국방 참모총장 앵커스 캠벨 육군 대장, 육군 참모총장 릭비 육군 중장 등 호주 군 수뇌부와 한국측에서는 강인호 방위사업 청장과 손재형 한회 디펜스 사장 등이 참석 하였다. 먼저 메리스 페인 국방장관이 밝은 목소리로 말을 시작한다.
그는 우선 호주가 처한 국방상의 문제를 간략히 언급했다. 호주의 가상 적국은 크게 세 나라인데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인도네시아라고 하였다. 이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위협은 바로 중국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삼십년간 비약적인 경제 발전으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방력을 늘려 이제는 서태평양에서 미국과 필적할 만한 군사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막대한 인구를 무기로 호주를 여러 면에서 침투하는데 중국의 유학생만 해도 무려 십육만 삼천명에 달하여 호주의 많은 대학이 중국 유학생이 없으면 문을 닫을 판이라는 것이다. 중국에서 온 유학생은 말이 유학생이지 이들 중 상당 수는 중국 공산당의 앞잡이로서 호주의 여러 분야에 침투하여 스파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한 돈으로 호주 정치인들과 지식인, 언론인들을 매수하거나 미인계로 유혹하여 친중 앞잡이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이 서태평양은 물론 사모아 등 남태평양의 섬나라에도 침투하여 친중 정권을 세우려고 하고 있어 호주로서는 중국의 위협이 도를 지나치고 있고 언제 어떠한 계기로 호주를 실제로 침략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호주의 지형은 해변가를 빼면 내지는 상당 부분이 사막이거나 분지 또는 고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적이 해안을 따라 침투 하던가 아니면 공중으로 낙하산을 타고 침투하여 후방을 공략할 수도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국방 계획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장갑차에 대한 성능 평가는 사막, 고산지대, 분지 등 다양한 환경하에서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말했다. 지난 일 년간 호주 육군이 한국과 독일의 두 장갑차를 대상으로 차량 성능, 방호, 화력, 운용자평가, 정비·수송에 대하여 엄정한 시험 평가를 진행했다고 말하고 두 장갑차가 모두 우수한 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태였으나 최종적으로 한국 한화의 레드백이 가격 조건과 그 후의 현지 생산 계획에서 시스템적 우세를 보여 한화를 최종 우선 협상자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화는 그간의 모든 우려를 씻고 대한민국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따내는 쾌거를 올리게 된 것이다. 손재형 한화 시스템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번 쾌거에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미 육군 전투장갑차 교체 사업에서도 꼭 승리하자고 다짐하였다.
첫댓글 . . . 근래 올리신 꽁뜨 두편을 읽으며, 혹시 썬샤인님께서 이제 문학/글쓰기를 시작하시는지 하는 생각 ?
내일이면 음력 설날인데, 썬샤인님과 여러 동문님들 새해에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한해 맞으시기 바랍니다.
무심헌님 오랫만 입니다. 카페에서는 자주 뵙지만요...
꽁뜨는 그냥 심심하니까 몇자 끄적거려본 것 뿐이에요.
마땅한 소일거리가 없으니까요...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