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고 또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다.
신묘년이라거나 토끼해라고 하는 것보다
2011년이라고 하는 것이 훨씬 편하게 받아들여지지만
설도 음력으로 쇠고 추석도 음력으로 쇠는 등
우리는 양력과 음력을 병행하여 쓰고 있고
더욱이 중국이 무섭게 성장하여
강국의 위세를 되찾은 작금에 이르러서는 서양의 외신도
중국의 정서를 무시할 수없는지
금년이 토끼해라고 강조하는 기사를 많이 내보내는 것이 눈에 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이 든 지금은
한해가 지날수록 성장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육신 모두 정체와 쇠락을 가져오니
지운선생은 어릴 때와는 달리 나이 먹는 것이 반갑지 않다.
정년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지금,
할 일없는 이 시간이 무료(無聊)하고 지루할 때면
내가 지루해 하는 바로 오늘이
<어제 죽은 사람이 살아있을 때 다시 맞이하기를
그렇게도 간절히 바라던 바로 그날>이라는 말을
지운선생은 마음깊이 새기며 옷깃을 여민다.
왜 하필 나라는 사람에게 이승을 살라고 하는
평생의 시간이 주어졌을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와 섭리를 가졌을까.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참으로 평생을 풀어도 풀어도 풀 수 없는, 아니 해답이 있을 수 없는
인간의 영원한 난제(難題)라 하지 않을 수없다.
느리게 산다는 것과 주어진 시간을 치열하게 산다는 것은 다르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자연에 순종하여 자연에 몸을 맡긴다.
자연의 속도로 살기로 한다.
그러나 촌음(寸陰)을 아껴 육신과 정신을
건강하고 맑게 보존하기에 정성을 들인다.
1년 후 아니 당장 내일 후회할 일을 오늘 만들지 말자고 다짐한다.
나이를 핑계하여 지레 포기하는 패배주의에서 벗어나자.
이제는 90 노인을 보기 어려운 시대가 아니다.
하여 90 노인의 장탄식을 상기한다.
이르되
“환갑 무렵에 내가 30년 이상 살줄 알았다면
어찌 이렇게 시간을 허투루 낭비했으랴.
늦었다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무엇인들 이루지 못했으랴”
시간 아까운 줄 모르고 시간을 물 쓰듯이 낭비했던
허랑방탕(虛浪放蕩)의 젊은 시절에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대인 줄로 착각했다.
미래에 대한 낙관보다는 불안한 회의(懷疑) 속에 방황하며
때로는 사소한 실패에 좌절하고
조그만 성취에 환호하는 일희일비(一喜一悲)의 경망함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날을 돌아보면 당시의 성취했다는 큰 기쁨과
좌절했던 깊은 슬픔은 얼마나 하찮은 것,
그저 스쳐가는 한줄기 바람 같은 것이었던가.
물론 젊은 시절의 그 같은 시행착오(試行錯誤)를 겪고 난 후라야
오늘의 성찰이 있을 수 있겠으나
돌이켜 보면 지극히 적은 것에 집착하여
감정과잉에 허우적거리던 지난날들이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내일이 오기 전인
<오늘이 내 생애에 가장 젊은 날>이라고,
내일은 언제나 희망의 날이라고 생각하며
나에게 주어진 현재의 이 시간을 소중하게 아끼고 두려워한다.
새로운 도전은 아름답다.
도전을 위한 준비는 더욱 아름답다.
오늘부터 도전하고 도전하기 위하여 준비하자.
도전을 준비하는 바로 오늘이
<기쁜 우리 젊은 날>이다.
목표가 거창해서는 안 된다.
목표가 거창할수록 이루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요,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믿음을 갖자.
이렇게
새해의 다짐은 해마다 거의 연례행사처럼 있었고
그 결심이 지켜진 적이 썩 많지는 않았지만
다짐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라며
신묘(辛卯) 원단(元旦)에
지운선생은 자신에게 보내는
<기쁜 우리 젊은 날>의 덕담이라고 자위한다.
첫댓글 오늘이 내생애에 가장 젊은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겠읍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그러게 말이오----그날그날을 후회없이 살도록 노력합세다!
어제 세상을 떠난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
오늘이란 말이 예사롭질 않고 섬짓도 하오.
나이는 들었어도 우리대로 할일은 있다하는
마음으로 기죽지 말고 삽시다.老童들이여!!
지운선생의 신묘년 덕담 잘 읽었습니다.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이라고 생각하면서 후회없이 살았으면 합니다.
씨원쓰레 꼭꼭찝어 긁어중거 감사합네다. 비슷한 생각이야 누군들 없엇겠쏘만 막연히 꿍쳐뒀등거 툴툴털어주니 "끄떡끄떡"할, 무릅치구 까무러칠 일이구랴. 마지막쯤에 "오늘"을 읽구나서야 갠신히 후--하구 안도의숨 내쉰건 아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