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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을 많이 파는 것보다도 홍보가 더 큰 목적입니다"
즐비하게 늘어선 축제장의 30여개 인삼판매부스중 연일 사람들이 북적 거리는 곳이 있다.
좁은 부스안 한켠에는 인삼튀김과 삼겹살이 맛있게 구워지고 둘러앉은 사람들 사이로 막걸리 잔이 흥겹게 돌아간다.
지나가면서 보면 주인장이 잘 아는 사람들을 초대해 술판(?)을 벌이는 것 같이 보이지만 대부분 일면식이 없는 관광객들이다.
"관광객들이 좋아해요.특히,인삼을 썰어 함께 구워낸 삼겹살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이끄는 무기(?)입니다"
인삼을 파는 것보다 손님접대(?)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질문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취재에 응해주는 사람은 바로 강원인삼백작소를 운영하는 조진기씨(45)이다.
조씨는 직접 풍기 인삼을 경작하기도 하지만 인삼의 가공과 유통까지 전과정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은 물론 행정지원없이 자비를 들여 저온저장고까지 갖춘 우리지역의 몇 안되는 신농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인삼경작도 강원도 영월,홍천,풍기금계리 등지에서 4만칸 가량을 직접 재배하고 있어 우리지역인삼 재배농가중 두 번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많은 인삼을 생산하고 있다.
"풍기삼이 색깔이 검다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그건 정말 잘못된 인식입니다.금산삼은 토질이 황토여서 색이 붉지만 풍기삼은 토질이 검어서 당연히 검은 것이고 오히려 토양에 영양분이 많아 풍기삼이 금산삼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비가 많아 병해충이 많고 인건비도 올라 인삼재배가 점점 힘겨워진다는 조씨는 풍기인삼에 대한 관광객들의 이같은 인식은 홍보부족에서 비롯됐다며 축제를 통해 풍기삼은 원래 검은 빛을 띈다는 것을 널리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이번 인삼축제에는 30여호나 되는 부스중 실제 경작자는 얼마되지
않고 판매자가 많아 소비자와 경작자간의 직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경작자들도 직접 재배한 인삼을 판매할 수 있도록
축제추진위에서 배려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삼감자탕 맛보세요"
소문난 해장국 김경순씨
"우리지역 행사중 가장 큰 행사인 인삼축제에 참여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어요"
기독병원앞에서 '소문난 해장국'이란 상호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순씨(44)는 올해 인삼축제 먹거리장터에 처음 참가했지만 인삼축제와는 인연이 깊다.
1여년전 책을 보고 만들어 낸 인삼감자탕이 조금씩 입소문이 번져 동사무소의 추천으로 지난해 인삼요리경연대회에 참가해 입상했고 그 덕에 경쟁이 치열했던 올해 먹거리장터 입점에도 약간의 특혜(?)를 본 셈이다.
감자와 콩나물, 깻잎,파,들깨가루를 넣고 한참을 끓인 다음 인삼을 넣어 다시 약한 불에 끊이는 인삼 감자탕은 그 양도 푸짐할 뿐 아니라 인삼향이 베인 특별한 국물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김씨는 "주로 감자탕이 술안주로 인기가 좋고 해독작용도 한다는데 착안해 인삼감자탕을 만들었다"며 "축제를 위한 일시적인 음식이 아니라 지금까지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파는 식당메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농업인회 영주시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김씨는 "우리지역이 전국제일의 인삼고장인 만큼 식당마다 인삼먹거리도 다양하게 개발돼 판매하는 분위기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히기도
했다.
지역의 가장 큰 축제 "우리도 한몫"
영주경찰서 선진질서위원회 회원들
"그냥 드립니다. 차 한잔하시고 가세요"
풍기인삼축제가 개막된 지난 1일 현장에는 제복을 맞춰입은 선진질서위원회 남녀 회원들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미소를 머금고 친절하게 음료를 제공하는 무료 차봉사를 가졌다.
"풍기인삼축제는 이제 세계적으로 발 돋음 해야 합니다. 어느덧 지방축제를 벗어나는 분위기가 확연하지 않습니까? 이런 축제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질서가 우선입니다. 특히 기초질서를 무시하는 경향이 많은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경서씨(56)의 말이다.
영주경찰서 산하 선진질서회는 회원이 모두 70여명으로 이미 지역 내
여러 곳에서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범단체이다.
특히 매주수요일이 되면 각 관할지대에 모여 구역 내 교통질서를 위해 아침 일찍 등하교 길 아이들의 교통위험을 막아주는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횡단보도를 지키고 서 있기만 해도 흐뭇해요.간혹 어른들이 기초질서를 무시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걸 보면 속상해요. 7년 동안 회원들과 함께 봉사하다보니 이젠 어느덧 몸에 베였어요. 이번 인삼축제도 질서 속에 진행되는 멋진 축제가 되길 기대 합니다"
서부지대 여성회원인 강인순씨(43)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봉사하는 선진질서 회원들이야말로 아름다운 마음에서 나오는 참봉사가 아닌가" 라며 반문한다.
아직 차봉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인데도 5천봉의 차가 거의 다 떨어져 또다시 가지러 가야한다며 즐겁게 봉사하는 이들 선진질서회원들의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영풍은장도의 맥을 이어요"
영주은장도 공방 고준정씨
"은장도의 아름다움이 칼집에 집약되어 있어 소박하면서도 정교하고 아담하면서도 멋스러운 것이 특징이지요"
이는 영풍장도(무형문화재 15호)의 맥을 이어 가고 있는 영주은장도 공방의 고준정씨(여.47)의 말이다.
그녀는 이번 풍기인삼 축제장에서 고려 때부터 여인들이 자신을 지키는 호신용으로 사용하고 조선시대에는 일반화되어 평복에도 차고 다니던 은장도의 다양한 모양과 현대 감각의 조화를 추구한 영풍장도의 전통을 널리 알리는데 힘썼다.
"은장도는 이젠 장식용으로도 많이 쓰여집니다. 부녀자들이 장도를 옷고름에 차면 패도라 하고 주머니 속에 지니면 낭도라 하지요"
봉화유기(무형문화재 22호) 유기장 고해용 씨의 딸인 그녀는 일찌기 부친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수공업 분위기에 젖어 있는 터라 본격적으로 은장도를 배우게 된 것은 김일갑 선생을 만난 뒤 부터이다.
"은장도의 원재료는 은입니다. 그리고 도신은 강철이나 은을 가지고 만듭니다. 은장도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어요"
휴천2동 현대 자동차 영업소 옆에 자리하고 있는 '영주은장도 공방'이 바로 그녀가 운영하는 일터이자 작업실이다.
그녀는 "우리지역 특산품중 하나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영풍은장도"라며 "이번축제 기간동안 판매보다는 홍보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인삼막걸리,"최고"
인삼막걸리 시판나선 김경진씨
"인삼을 갈아넣어 만든 인삼막걸리는 인삼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건강주입니다"
인삼막걸리를 시음해 보고 맛이 좋으면 사갈 수도 있는 인삼막걸리 무료시음코너는 이번 축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빈 코너중 한 곳이다.
다른 코너와는 달리 축제기간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축제장내 공연장과 먹거리장터등 어디를 가든 인삼막걸리가 화제를 모았다.
특히 공연에 나선 연예인들은 "인삼막걸리를 마셔 기분이 좋다""너무 많이 마셔 노래가 잘 안된다""인삼향이 살아있는 술은 인삼막걸리가 최고다"라며 공개석상에서 인삼막걸리를 극찬하기도 했다.
인삼막걸리는 시음해본 대구에 사는 한 아주머니는 친정아버지를 위해 소량을 구입해 갔다가 이틀뒤 친정아버지를 위해 다시 축제장을 찾아 구입했으며 한 할아버지는 쌈지돈 3천원을 꺼내 막걸리를 구입하기도 하는등 관광객들의 인기를 모았다.
언론사의 취재열기도 대단했다.
신문사,방송사,인터넷 방송국등에서 관심을 보였으며 특히 한국일보에서는 인삼막걸리를 맛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린 한 여인을 사진기사로 소개하기도 했다.
무료시식코너를 맡은 김경진씨(풍기인삼김치대표)는 "행사기간중 총 1만여통의 막걸리가 소모됐으며 8만여명이 시음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축제기간내내 인기를 누린 인삼막걸리는 짧은 기간동안 풍기인삼을 간접 홍보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우리지역 특산주로 자리매김하는 토대를 다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김씨는 "인삼막걸리가 예상외로 인기를 누린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는 최고의 지역특산주로 만들어 보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