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더운 날입니다. 언제부턴가 사치품이었던 에어컨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한국 사회는 에너지 소비에서 수직 상승을 하면서 유가 변동에 그만큼 휘둘리는 경제구조가 되고 있습니다만, 어느 선진국이나 사정은 마찬가지지요.
작년을 계기로, 중국은 일본을 누르고 미국에 이어 에너지 소비국 세계 2위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연성장율 9%라는 고속 성장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 소모와 공급이 필요합니다. 중국이 에너지 자급을 포기한 지는 이미 11년이나 되었다고 해요. 1950년대의 대륙 봉쇄 이후 자력갱생 정책을 펴왔지만, 이제 식량도 에너지도 고속 성장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는 부분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최근 동지나해 해상에 천연가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 가스가 중국과 일본이 각자 주장하는 해양 지하에 넓게 분포해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가스 파는 곳은 중국 해역에 있어도 그 곳에서 가스를 많이 추출하면 연결되어 있는 일본 해역에 있는 가스도 줄어들겠지요? 그래서 현재 이 문제를 둘러싸고 중일 신경전이 불꽃 뛰기고 있습니다.
비단 가스문제뿐 아니라, 러시아의 막대한 석유자원을 분배할 송유관 문제도 그렇지요. 애초에 러시아 유전의 아시아쪽 송유관은 중국대륙을 통해 북한-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 육로노선과, 시베리아를 통해 중국과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바다로 일본까지 오는 해로노선 두 가지가 검토되었는데, 설치가격이 해로쪽이 2배나 더 비싸지만 일본측의 강력한 로비-즉 건설비 우리가 다 감당한다!는-로 해로로 결정이 났습니다. 동북아 허브를 꿈꾸는 한국의 꿈이 좌절되는 순간입니다만, 곧 닥쳐올 에너지 위기에 대비한 중-일간 경쟁에서 일본이 선수를 쳤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본도 반년분의 석유 비축분을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하지만, 우리 나라도 역시 마찬가지로 8개의 비축지점을 국내에 두고 나름대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식량도 그렇네요. 산업발전 과정에서 농업을 수입에 의존하던 일본, 한국 등 개발형 선진국들이 점차로 식량의 안보적 중요성, 미래의 가상의 식량 위기 등을 고려하며 무작정 수입노선을 크게 수정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자급국가임을 포기하면 국제 곡가가 급등해서 식량수입국인 자국의 경제성장에도 커다란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는 것 역시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정책은? 역시 국내 공장부지를 농토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본정부는 벌써 예전부터 브라질 등 남미와 미국 캐나다 북미에 막대한 농토를 구입하고, 일본인 농부로하여금 경작하게 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이민 농업이지요. 기계화된 대규모 농장입니다. 한국도 역시 시도를 했는데, 우리 한국인 이민자들은 금새 힘든 영농을 포기하고 도시로 이주를 해버려 정부의 지원도 허무하게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21세기 미래는 어떤 위기가 잠복하고 있을까요? 몇 주전에 투마로우라는 영화를 봤는데, 환경 파괴로 인한 재앙이 닥쳐올까요? 먼 생각은 차치하고, 에어컨 덜 켜고 선풍기 애용하기, 밥 남기지 말기 뭐 이런 사소한 것부터 해보려 합니다. 덥습니다...
첫댓글 저도 투마로우 보면서 이대로 가다간 저런 날이 현실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는데, 멀지 않은 미래에 기술이나 돈이 우선이 되기보다는 먹고 사는 것에 비중이 더 가지 않을까 하는데요..^^;; 저희나라도 그냥 팔짱끼고 지켜만 볼수는 없는 일일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