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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주최 ‘2014 병점 떡전거리 축제’가 떡전거리의 유래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 부족은 물론이고 술과 먹거리 판매 등으로 당초 취지를 크게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7일 오전 11시께 화성시 동부출장소에서 열린 떡전거리 축제 현장.
전통 떡 만들기 체험 부스 앞에 놓여진 안반(떡을 칠 때 쓰는 두껍고 넓은 나무 받침) 주위로 10여명의 주부와 아이들이 몰려 들었다.
안반 위에 올려진 쌀 반죽과 떡을 찧는 떡메를 본 아이들은 “빨리 보고싶다”고 엄마를 졸라댔다.
하지만 행사 관계자는 “지금은 중앙 무대에서 외줄타기 공연이 진행 중이니 공연이 끝난 후 체험 시간에 오라”며 “가까이 오지 말고 주위에서 떨어져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여든 방문객을 막아서며 밀쳐내기도 했다.
이에 한 주부는 “그래도 아이가 지금 보고싶다는데 어떡하냐”고 물었지만, 관계자는 “공연 시간에는 공연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냐”고 맞받아쳤다.
이 주부는 “떡 축제인 만큼 공연보다 떡 체험이 먼저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이들까지 데리고 나왔는데 외줄타기나 사물놀이 공연이 다 끝나야 한다니 어이없다”고 씁쓸해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10여개의 부스가 마련됐지만 이 중 ‘나만의 떡살 만들기’, ‘쌀강정 만들기&알록달록 모양떡 만들기’ 등 체험 부스는 4개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나머지 절반 가량은 술과 먹거리를 판매하는 ‘떡전거리 주막’ 부스로 운영되거나 고기와 과일 등을 파는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꾸려졌다.
시민 A씨(32)는 “몇 개 들어있지도 않은 떡이 2천~3천원으로 떡집보다 비싸다”며 “가수들도 오고 공연 보는 것도 좋지만 떡 축제라고 해서 싸고 맛있는 여러 종류의 떡을 파는 줄 알았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는 이몽룡이 과거급제 후 암행어사가 돼 춘향이를 만나러 가는 길에 요기를 했던 곳이 병점동 떡전거리였다는 사실에 근거해 마련됐다.
병점은 예로부터 떡 가게가 많았던 곳으로, 고려시대부터 관리나 행인들이 쉬었다 가며 떡전거리가 형성된 곳이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이 같은 유래와 의미가 담긴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밖에도 행사장이 화성시청 동부출장소 주차장에 마련돼 차를 가져온 방문객들이 주차할 곳이 없어 불법 주차를 하면서 일대 주택가와 도로가 심각한 주차난을 겪기도 했다.
행사를 주관한 화성시문화재단 관계자는 “떡전거리의 유래가 담긴 체험 프로그램이 미비해 아쉽지만 ‘신춘향전’ 등의 공연을 마련했다”며 “인근 초등학교를 주차 공간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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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기획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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