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길치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치痴 라고 뒤에 붙어 표현되는 우리의 용어는 한자의 모양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다는 것知에 병病이 생긴 것이니 앞에 붙어있는 영역에 문제나 장애가 생긴 걸 말합니다. ~치로 끝나는 단어들의 구체적인 예들을 보면,
-몸치는 몸동작 모방이나 만들어내는 모양새가 매우 둔하고 어색한 것
-음치는 음을 익히고 높낮이대로 따라하는 것이 잘 되지않는 것
-박치는 박자맞추기가 어려운 것
-백치는 지능이 낮고 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눈치코치는 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것을 뜻하므로 보통 '눈치가 없다'라고 표현
-길치는 길눈이 어둡고 방향감각이 취약한 것
사실 ~치의 표현은 감각문제를 이해하고나니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특정감각적 문제를 정확하게 나타내게 해준 것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몸치 》시각과 고유수용 감각처리의 어려움
●음치 》청각처리 감각의 어려움 1
●박치 》청각처리 감각의 어려움 2
●백치 》전정감각 처리의 한계
●눈치코치없음 》전정과 시각처리 감각의 어려움
●길치 》시각처리 감각의 어려움 + 시공간 뇌영역의 미성숙
모든 감각처리 뇌신경이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어느정도 감각적 우세신경망은 있기 마련이고 특정 영역의 감각처리 기능이 취약하면 반대편 감각이 우세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특정감각이 너무 우세해서 다른 감각처리가 약해지는 법은 없으나 특정 감각처리가 취약하면 다른 감각처리 기능이 발달되기 마련입니다.
선천적인 시각장애인들이 청각과 촉각기능을 아주 발달시키는 것과 같이 극단적 감각우열 현상들도 있지만 보통은 미세하게 우세감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천적인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심지어 고유수용감각이 손상된 뇌병변장애를 가진 경우에 정상적인 지적 사회적 성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바로 전정감각이 정상인 경우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자폐스펙트럼(ASD)이나 ADHD, 지적장애의 경우 불행하게도 전정감각 손상이 장애수준까지 가있기 때문에 문제가 커집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감각의 시발점은 전정감각이기에 전정감각 손상은 고유수용감각부터 시각, 청각, 촉각 등의 모든 영역의 감각처리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ASD와 ADHD에 있어 결정적 불행은 전정감각 손상으로 인한 감각처리장애라는 어쩔 수 없는 동반증세 때문입니다.
위의 학습피라이드 단계에서 보면, 이미 태아상태에서 중앙뇌신경체계가 만들어지는 첫번째 뇌생성 작업 후에 첫번째가 전정감각망 Vestibular 생성입니다. 태반이 만들어지는 임신 4개월째 태아는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를 잡아야하기에 중력을 다스리는 전정감각이 없어서는 유지가 어려워집니다.
4개월부터 전정감각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 이미 태아기 8주전부터 전정감각 형태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태반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자궁 내에서의 자율적 움직임을 위해, 태반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 유지를 위한 중력조절 기능이 태아생존에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ASD는 태아기부터의 전정감각 뇌신경망의 손상이 있기 때문에 태아기 시절 움직임이 적고 출생시 난산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엄마의 옥시토신호르몬이 아기의 분만을 유도해도 아기의 자율적 협조가 미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ASD의 근본원인은 다른 내용에서 취급하기로 하고 길치는 특히 전두엽의 미성숙에서 비롯되기에 다시 길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길치는 전형적인 시공간 감각의 부족이고, 시공간 감각의 부족은 시각처리 중 3D기능이 약할 때 발생하게 됩니다. 3D기능의 어려움은 단연코 안구가동의 어려움을 말합니다.
시공간감각 Spartial Sense는 3D환경 속에서 모양, 크기, 위치, 방향, 동작 등을 감지하는 기능으로 이 기능은 반드시 두 개 안구의 동시 그리고 180각도까지 원활하게 시각확보를 위한 가동이 필수입니다.
두 안구가 동시에 입체환경 속 장면을 바로바로 잡아내야 하는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어야 시공간감각이 발달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각정보 처리에는 전정감각이 어떤 감각보다 크게 작동되기에 전정감각 손상은 곧 3D시각의 발달을 막게 됩니다. 아래 그림설명에서 보 듯, 눈으로 들어온 정보는 전정감각 기관과 바로 통합되어 뇌로 전달됩니다.
입체시각 기능을 잃어버린 ASD아이들이 제 체감으로는 70%정도 되는데 이에 대한 개념인지가 어렵기 때문에 이 중대한 문제를 대부분 방치하거나 오히려 반대의 조치를 오랫동안 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아이들을 상담해보니 입체시각 덫에 빠져 시공간감각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ADHD의 경우, 반대로 입체시각 3D기능만 크게 발달시키고 2D기능이 약함으로써 산만하고, 정신없이 몸을 움직이고, 빠른 것을 추구하게 됩니다. 지적장애 형태로 보이는 ADD아이들은 ADHD아이들의 반대편에 놓입니다. 3D기능이 약하니 몸을 움직이지 않으려하고 무기력해지며 시공간감각이 약하니 지적성장에 어려움이 커집니다.
일반인들에게 길치란 이러한 입체시각 가동의 어려움이 ASD경우처럼 장애수준까지 간 것까지는 아니지만 어려움을 겪는 현상은 동일합니다. 시공간감각의 뇌 속 처리회로를 보면 두정엽, 측두엽과 전두엽의 통합적 가동은 필수입니다. 바로 이 회로 어디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는지 밝히는 작업이 아주 중요합니다.
ASD를 비롯 대부분의 시공간감각 기능의 어려움의 시작은 안구가동의 어려움입니다. 일반인들은 안구가동의 원활하지 않음 현상 속에 전정감각 손상까지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길치'수준으로 끝나게 되지만 ASD나 ADHD/ADD는 전정감각 손상까지 있으므로 '길치'수준 정도가 아니라 심각한 수준의 '몸치' '눈치코치없음' '백치-학습장애' 등으로 결과가 나타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안구가동 문제가 아이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얼마나 심각한 문제행동들을 유발하는지 이제는 깨달아야 합니다. 다양한 시각처리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인지기능이 어느정도 되어야 수행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프로그램 수행능력이 안되면 시야가 터진 야외로 부지런히 데리고 나가서 눈을 쓰게 해야 합니다.
3D기능이 약한 아이들일수록 좁은 화면의 휴대폰보기에 어마어마한 중독성을 보이니 같은 컨텐츠라도 넓은 화면으로 옮겨주는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그리고 매일 블럭쌓기 등 입체시각을 자극하는 활동 꼭 해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36개월 저희 아이가 사진이나 그림을 3d 로 보질 못하더라구요ㅠㅠ 밖에 데리고 나가고 싶은데 집에서만 놀고 싶어해서 어르고 달래서 나가긴 하는데 더 많이 나가야겠네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는 생후 1년 이상 빛이 없는 방에서 하루 두번만 젖 먹으면서 살았다 해요. 고된 시집살이로 엄마가 자유가 없이 진종일 논밭 일을 하느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백치 눈치 외 모든 치가 해당되네요.
눈치도 좋은 편은 아니고요.
방향감각은 거꾸로라 지금도 건물에서 나오면 반대쪽으로 몇걸음 가다가
이상해서 사방을 둘러보며 거리의 풍경들이 180도 빙그르 돌아 딱 서면 그제야 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가 있어요.
한평생 바쁘게 살다가 순식간에 세월이 갔네요.
호감형은 택도 없고 비호감형의 모델이지만 딱히 큰 왕따 없이 살아 온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림이는 뒤집기, 네발 기기 등이 생략된체 17개월쯤 걸음마 뗐고, 24개월에 엄마 소리가 나왔응께, 뱃 속에서 완성되는 기본뇌 (전정감각)의 발달도 생애 어느때쯤 조금이라도 발달하지 않을까? 뇌가 절반도 연구되지 않았다는데 그런 희망고문에서 놓여나기 힘드네요.
대표님 덕분에 뇌의 이름도 대강 알게 되고, 도움이 큽니다.
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