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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823 (월)
- 오색(五色)의 신비(神秘), 메밀과 쇠비름 이야기 ②
- 쇠비름과 채송화 - 식물이야기 (39)
오늘은 절기상으로는 “처서(處暑)”인데 이제는 더위를 어디로 보내버리고 가을을 맞는다는
의미입니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지고 바닷물은 물론 시냇물에도 들어가기가
어렵고 또 풀들도 더 이상 자라지 않아 농촌에서는 김매기 하던 호미를 씻어두고
어정거리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제까지도 그렇게 무덥던 날씨가 오늘부터는 비가
오면서 기온이 내려갈 것이라고 하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또한 내일은 음력 7월 보름인 “백중(百中)”으로 온갖 과일을 차려놓고 잔치하며 노는
날입니다. 잠시 쉬고 놀면서 다가올 좋은 날들을 맞을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 백중 : 민간에서는 “백종(百種)”이라고도 불러서 100가지과일을 차린다는 말도 되고
불교에서는 이 날을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 하여 큰 명절인데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고 또 음력 4/15일에 시작(결제-結制)하였던 하안거(夏安居)가 끝나는
(해제-解制) 날이기도 합니다. (# 冬安居 : 음력 10/15~1/15)
* 옛날 우리 농촌에서 말하던 다음 말들의 뜻을 아시는지요?
“깐깐 오월, 미끈 유월, 어정 칠월, 건들 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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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번의 “메밀”이야기에 이어서 또 다른 다섯 가지 색깔을 가진
“쇠비름”에 대한 이야기와, 같은 “쇠비름과”에 속하는 “채송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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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쇠비름 (영어 : Purslane)
제가 어릴 때에는 집집마다 꽃밭에 “채송화(菜松花=영어 : Rose-moss)”를
많이 심어서 한여름이면 어디를 가든 이 식물이 땅바닥을 기면서 빨강, 노랑, 하양,
분홍, 보라 등 갖가지 색깔의 예쁘고 앙증맞은 꽃들을 피워서 눈을 즐겁게
해주었었는데 요즘은 그리 흔하게 보이지는 않고 점점 외국에서 들여온 꽃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채송화”는 오늘 말씀드리려는 “쇠비름”과 함께 같은 “쇠비름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인데 잎이 서로 아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 “쇠비름과”에는 또 “쇠무릎(우슬-牛膝)”이라는 식물이 있는데 이들의 열매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서 길가는 사람이나 동물들의 털에 잘 달라붙는데 섬이나 바닷가의 절벽에
자리 잡고서는 새들, 특히 어린 새들이 나는 연습을 할 때 날개를 붙잡아서 새들이
생명을 잃는 사례가 자주 발견되는 놈인데 신경통이나 관절염 등에 좋은 약효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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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비름”은 비록 잡초 취급을 받지만, 한약재로 요긴히 쓰이기 때문에 불리고
있는 이름이 매우 많습니다.
즉, 마현(馬莧), 마치초(馬齒草), 마치현(馬齒莧), 마치채(馬齒菜),
마치용아(馬齒龍牙), 오행초(五行草), 오방초(五方草), 장명채(長命菜),
구두사자초(九頭獅子草), 말비름, 돼지풀, 도둑풀 등의 많은 이름이 잇습니다.
* 현(莧) : 식물의 한 종류인 “비름” 이라는 뜻입니다.
- 마치현(馬齒莧)은 비록 “비름-현(莧)”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지만, 싹과 잎의 모양은
모두 “비름(참비름, 개비름, 눈비름 등)”과는 많이 다릅니다.
“쇠비름”은 우리나라 전국각지의 들판, 집 근처의 빈터나 텃밭 또는 길가,
그리고 채소밭 등지에 자생해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육질(多肉質)의 식물입니다.
키는 20cm~30cm 내외로 줄기는 적갈색을 띠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면서
지면을 비스듬히 옆으로 기면서 자라는데, 뿌리는 흰색이지만 손으로 훑으면
원줄기와 같이 붉은색이 되어 어린아이들이 갖고 놀기에 재미있어하고
또 소꿉장난 등에 자주 이용됩니다.
잎은 끝이 뭉뚝한 난형으로 마주나거나 어긋나지만 윗부분의 잎은 돌려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6월부터 가을에 걸쳐 노란색의 꽃이 가지 끝에 달려 핍니다.
꽃받침 잎 2장, 꽃잎 5장, 수술 7~12개, 암술 1개이고 암술대는 5개로 갈라집니다.
그리고 열매가 익으면 열매의 중앙부가 옆으로 갈라지면서 씨가 방출됩니다.
이 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서양에서는 상추와 더불어 샐러드에 쓰며,
우리나라서는 연한 부분을 여름에 끓는 물에 데쳐 말렸다가 겨울철에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합니다.
이 식물은 잎의 모양이 말의 앞 이빨과 비슷하게 생겼고 약재의 성질이 매끄러운
것이 “비름(현-莧)”과 유사하기 때문에 한약재 이름으로 “마치현(馬齒莧)”이라는
명칭이 생겼다고 하는데 임질이나 종창(腫脹) 등에 사용됩니다.
그리고 쇠비름을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하여 “장명채(長命菜)”라고도 하며
또한 돼지먹이로도 이용되고, 도파민(Dopamine)이라는 해독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벌레와 뱀의 해독제로 사용하며, 이뇨제로도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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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쇠비름“도 뿌리는 흰색(白), 줄기는 붉은색(赤),
잎은 푸른색(綠), 꽃은 노란색(黃), 열매의 씨앗은 검은색(黑)의 다섯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어서 “오행초(五行草)”, 또는 “오방초(五方草)“라고도 부르는 좋은 뜻의
식물입니다.
- 그러니까 “메밀”은 뿌리가 노랗고 꽃은 흰데, “쇠비름”은 뿌리가 희고 꽃은
노란 것이 서로 바뀌었고 나머지의 줄기와 잎과 열매는 서로 같은 색입니다.
어쨌든 참 재미있는 식물의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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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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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송화(菜松花=영어 : Rose-moss)
(꽃말 : 가련-可憐, 순진-純眞) ***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쇠비름과”에 속하는 식물에는 또 여러분이 잘 아시는
“채송화”가 있습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옛날 집집마다의 화단에 꼭 있었던 꽃들이 무엇인지
생각나시는지요?
그들은 “채송화”, “맨드라미”, ”과꽃“, ”백일홍“, ”분꽃“, ”나팔꽃“, “접시꽃”,
“달리아(Dahlia)”, ”봉선화-봉숭아(둘 다 표준말)“, ”깨꽃(샐비어-Salvia)“, 그리고
“해바라기” 등등 이었는데 요즘은 이들이 그리 잘 보이지 않아서 섭섭합니다.
“따꽃”, “땅꽃”, “대명화(大明花)”, “초두견(草杜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채송화”는 쇠비름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서 남미가 원산인데 18세기 경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줄기는 육질이 많고 원주형으로 붉은색을 띠고 옆으로 누우며 가지를 쳐서 뻗는데
보통 20~30cm 정도로 자랍니다.
햇볕이 잘 들며, 토양이 기름지지 않고 푸석푸석한 곳에서 잘 자라는데, 잎은 살이
많고 선상이며 털이 없고 잎겨드랑이에는 흰털이 무더기로 나와 있습니다.
꽃은 줄기의 끝에서 한 송이 또는 두 송이 이상 달리기도 합니다.
여름에 붉은색, 흰색, 분홍색, 노란색, 자주색 등 여러 가지 색상으로 피는데 대개
낮에는 꽃이 피고 오후에는 시드는데 맑은 날에 햇볕을 받을 때만 핍니다.
꽃 한 송이의 수명은 짧으나 다른 꽃이 계속 피므로 오랫동안 꽃을 보고 즐길 수가
있습니다.
채송화의 전초(全草)를 “반지련(半支蓮)”이라고 하여 약으로 사용하는데,
효능은 인후염이나 편도선염에 그 즙을 내어 입안에 물고 있다가 버리면 염증이
소실된다고 합니다.
[ 채송화 전설 ]
옛날 어느 나라에 보석을 무척 좋아하는 여왕이 있었습니다. 여왕은 어찌나 보석을
좋아하는지 항상 백성들에게 보석을 바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러자 백성들의 원망은
날로 높아졌습니다. 어느 날 코끼리 두 마리에 보석을 가득 실은 노인이 찾아와서 여왕에게
보석 한 개와 백성 한 사람씩을 바꾸자고 했습니다. 여왕은 너무 좋아서 곧 바꾸었으나,
백성을 다 주고도 보석이 하나 남았습니다. 그러자 마지막 보석을 노인에게 받아
들었을 때, 갑자기 보석이 폭발하여 여왕은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폭발한 보석은 땅에
흩어져서 채송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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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쇠비름”과 이름이 비슷한 “비름”과 “비름과”에 속하는 “맨드라미”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해가 잠깐 쨍하고 나오더니 예보대로 비가오는군요. 처서라 비라도 뿌려 가을로 가려나 봅니다. 쇠비름은 흔히 보던 풀이긴 한데 이제야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겠군요. 얼핏 보면 비름 줄기나 채송화나 웬지 닮아 보이는데, 제 눈이 그래선가요? 언제나 한결같이 우리에게 사물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셔서 새록새록 지식이 확장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말씀대로 쇠비름과 채송화 줄기는 매우 비슷합니다. 그래서 같은 과(科)에 속해 있지요. 제가 좋아하는 우리나라 토종 식물에 대하여 아는대로 올려서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은 보시라고 올리는 겁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과 생명은 참으로 신비합니다.
그래서 같은 쇠비름과군요. ㅋㅋ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보는 풀들인데, 이렇게 토종 식물에 대하여 하나씩 세세히 배워서 분별력이 생겨나가니, 금방 잊어버리긴 하지만 머리속엔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언제 산이나 들에 지날때 쇠비름 사진도 한번 찍어봐야겠습니다. 근데 키가 너무 작아서 보통 위에서 아래로 찍으면 좋은 사진이 못되어서 엎드려서 찍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깔판을 함께 들고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8월15일 서울광장 기독교 행사에서 와이프가 깔개 얻어 왔던데.. 이거 딱 입니다. ㅎㅎ
저는 풀이나 나무를 그냥 지나가면서 자라는 모습을 들여다보는 수준인데 밖에 나가보면 말씀대로 땅에 엎드리거나 무릎을 꿇고(?) 들여다보며 사진을 찍고 계신 분들을 가끔 보는데 "야 !!! 정말 굉장한 분이구나!!!"하면서 놀라곤 합니다. 그런데 지기님께서도 그렇게 하시겠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길을 가다가 또는 들에 나가서 풀을 볼 때면 풀이름을 아는 것은 몇 안되고 대부분이 이름을 모르는 풀들이라 안타까울 때가 많아서 아쉽곤 합니다. 좋은 사진 기대하겠습니다.
사실 사람 많은데서 엎드리거나 주저앉아 찍기는 뭐 좀 넘사 시럽긴 하지만, 어떻합니까. 좋은 각도를 얻기 위해서 할 수 없는 일이죠.. 먼저 꽃들이 있는 산과 들로 나가야죠. 좋은 하루 되세요.
워낙 사진을 잘 찍으시니까 기대가 큽니다. 그런데 풀들은 처음에 나올때에는 비슷비슷한 놈들이 많아서 구분하기가 쉽지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꽃이 피었을 때 찍게 되는데 그 이후 열매가 맺는 모습도 남기시면 참 좋겠습니다.